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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장어 포인트를 고를 때
발 앞 모래 바닥만 계속 노리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러면 마릿수는 나와도
가늘고 작은 붕장어만 반복해서 올라옵니다.
이 글은 바닥 지형에 따라
붕장어가 어떻게 나뉘는지 기준을 세웁니다.
붕장어를 전문으로 잡는 통발 조업을 들여다보면
돌밭과 모래밭, 테트라포드 주변에서
들어오는 붕장어가 확실히 다릅니다.
이 글은 통발 조업에서 드러난 붕장어의 서식 지형과
원투낚시 포인트 고르기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붕장어 통발은 쉽게 말해
그물로 된 원통 안에 미끼를 넣고 바다에 가라앉혀
붕장어가 스스로 들어오게 만드는 어구입니다.
옆에서 보면 들어가는 쪽은 넓고
안쪽 끝은 좁게 오므라져 있습니다.
붕장어는 미끼 냄새를 따라 넓은 입구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안에서 나가려고 하면 출구가 좁아
다시 빠져나오지 못합니다.
미끼로는 냉동 꽁치를 통 안에 넣어 둡니다.
통발은 어업용 도구라서
낚시인이 그대로 따라 할 방법은 아닙니다.
다만 어디에 넣었을 때 붕장어가 많이 들고,
어떤 씨알이 드는지는 낚시 포인트를 고를 때
그대로 참고가 됩니다.
통발은 줄 하나에 여러 개를 달아
배를 앞으로 움직이며 하나씩 내립니다.
줄이 팽팽해지면 다음 통발을 넣는 식이라
통발 사이 간격이 15m쯤 벌어집니다.
간격을 이렇게 넓히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붕장어는 좁은 곳에 몰려 있는 고기가 아니라서
통발을 너무 붙여 넣으면 같은 붕장어를 나눠 먹게 됩니다.
넓게 펼쳐 둬야 전체 마릿수가 늘어납니다.
원투낚시로 붕장어를 노릴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로드를 여러 대 펼친다면
같은 방향에 모아 던지지 말고 거리를 벌려 보세요.
입질이 없는 자리는 과감히 옮기는 게 낫습니다.
테트라포드 바로 앞에 통발 20개쯤을 넣고
하룻밤을 두었다가 다음 날 올립니다.
첫 통발부터 붕장어가 들어 있고,
한 통발에 세 마리가 한꺼번에 든 것도 나옵니다.
붕장어는 낮 동안 구멍이나 모래 속에
숨어 지내는 습성이 있습니다.
테트라포드 사이의 빈 공간과 그 앞 바닥은
붕장어가 낮 동안 숨어 있기 좋은 자리입니다.
다음 날 올리러 갔을 때 밀물이 들어와
수면이 높아져 있으면 수심도 그만큼 깊어집니다.
같은 자리라도 물때에 따라
바닥까지의 거리가 달라진다는 점을 챙겨 두세요.
굵은 붕장어가 올라오는 통발은
대부분 큰 돌이 많이 깔린 갯바위 주변에 넣은 것입니다.
굵은 붕장어는 돌 사이에 숨어 오래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굵고 큰 붕장어는 모두 살려서 따로 둡니다.
반대로 모래 바닥에 넣은 통발에서는
굵은 붕장어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대부분 가늘고 작은 붕장어입니다.
돌밭에서는 굵은 붕장어가 나옵니다.
모래밭에서는 가는 붕장어가 나옵니다.
어떤 날은 올리는 통발마다 붕장어가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안 되는 날은 빈 통발만
하염없이 끌어 올리게 됩니다.
같은 자리라도 날마다 편차가 큰 고기라는 뜻입니다.
예전에는 추운 시기에 잘 잡히지 않던 붕장어가
최근에는 겨울에도 잡히고 있습니다.
수온 변화 영향으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가을이 깊어 수온이 떨어지는 시기라도
붕장어를 일찍 포기할 이유는 줄었습니다.
작은 붕장어는 그 자리에서 놓아줍니다.
자원을 지키는 뜻도 있고, 굳이 챙겨 갈 크기도 아니라서입니다.
통발 하나가 비어 있어 살펴보면
그물에 구멍이 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붕장어는 이런 구멍을 귀신같이 찾아내고,
구멍이 있으면 거의 빠짐없이 빠져나갑니다.
빠져나간 자리에는 하얀 점액이 남아 있습니다.
이 흔적만 봐도 붕장어가 들었다가 나간 걸 알 수 있습니다.
찢어진 곳은 굵은 실로 묶어 막는데,
정식 수선보다 매듭으로 막아 두는 쪽이 빠릅니다.
낚시인도 이 점은 그대로 참고할 만합니다.
붕장어를 살려 두는 살림망이나 통에
작은 틈이라도 있으면 그리로 빠져나갑니다.
출조 전에 한 번씩 점검해 보세요.
붕장어를 노리는 바닥에는 쏠종개도 함께 삽니다.
쏠종개는 지느러미에 독가시가 세 개쯤 있어서
찔리면 통증이 아주 심합니다.
통발이나 바늘에 딸려 오면 맨손으로 잡지 마세요.
작은 문어가 들어오는 일도 있습니다.
문어가 많은 곳에서는 제법 들지만,
어떤 자리는 문어 자체가 적어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너무 작은 문어는 바로 놓아줍니다.
불가사리가 달려 올라오는 것도 흔합니다.
방파제 발 앞이 모래 바닥이라면
마릿수는 나와도 씨알은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습니다.
씨알이 목표인 날은 테트라포드 주변이나
큰 돌이 깔린 갯바위 쪽으로 자리를 옮겨 보세요.
남해 방파제처럼 테트라포드와 돌밭이
함께 있는 곳이라면 두 지형을 나눠 던지면 됩니다.
한쪽은 모래 바닥, 한쪽은 돌 주변으로 던져 두면
그날 어느 쪽에 굵은 붕장어가 붙었는지 금방 드러납니다.
통발 조업에서 드러난 지형과 씨알의 관계는
낚시 포인트를 고를 때도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지형을 먼저 보고 자리를 고르면
빈 채비로 밤을 보내는 일이 줄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