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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종 › 무늬오징어

16도만 믿었던 수온, 산란철 무늬오징어는 물이 흔들리면 붙지 않는다

16도만 믿었던 수온, 산란철 무늬오징어는 물이 흔들리면 붙지 않는다

산란철 무늬오징어 시즌을
달력 날짜나 수온 숫자 하나로 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면 숫자는 맞는데 오징어가 없는 자리에서
며칠씩 헛걸음을 하게 됩니다.
시즌이 열렸는지는 자리마다 따로 따져 봐야 합니다.

같은 권역 안에서도
시작이 한두 달씩 벌어지고,
잘 나오던 자리가 시즌 한가운데서 갑자기 끊기기도 합니다.
수온이 기준을 넘긴 날에도 조황이 비는 이유는
대개 물덩어리의 움직임에 있습니다.

이 글은 산란철 무늬오징어 시즌을
수온 흐름과 자리 판단으로 읽는 법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1. 산란을 앞두면
오징어가 연안으로 붙습니다


무늬오징어에게 이 시기는 산란철입니다.
넓게 흩어져 살던 바다 생물이
산란을 앞두면 연안 가까이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쏨뱅이나 볼락도 비슷하게 움직이고,
짝을 찾기 쉬운 갯가로 몰려듭니다.

무늬오징어는 1년을 사는 어종이라
산란철이 몸집이 가장 커지는 때입니다.
그래서 가을처럼 마릿수가 쏟아지지는 않지만,
한 마리가 나오면 씨알이 좋습니다.
2kg, 3kg급을 노리는 시즌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옵니다.

꾸준히 다니면 한 마리는
꽤 높은 확률로 손에 쥘 수 있습니다.
마릿수보다 씨알을 노리는 시즌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가 보세요.


2. 같은 권역 안에서도
시작이 한두 달 벌어집니다


산란철 시즌은 전국이 한꺼번에 열리지 않습니다.
남해·제주권처럼 한 권역 안에서도
북쪽, 가운데, 남쪽 자리가 따로 좋아지고,
어떤 자리는 다른 곳보다
한두 달 늦게 살아나기도 합니다.

이 차이를 만드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오징어 몸 안에서 알이 얼마나 여물었는지,
베이트피쉬가 연안에 얼마나 붙었는지가 먼저 걸립니다.
사리에서 조금으로 넘어가는
한 번의 물때 주기 안에서도 조황이 이리저리 바뀝니다.

따뜻한 물덩어리가 연안에 붙었느냐도 큽니다.
난류가 갯가까지 밀려온 자리는 먼저 열리고,
그렇지 않은 자리는 한참 늦게 열립니다.


3. 수온 16도가
시즌의 문턱이 되는 이유


바다 생물의 산란 행동은
수온에 크게 끌려갑니다.
낚시인마다 기준으로 삼는 수온이 조금씩 다르지만,
가장 많이 말하는 숫자는 16도입니다.

14~16도 사이에서도 나올 때는 나옵니다.
다만 노리고 들어가서 연달아 잡으려면
15도 전후부터 조금씩 나아집니다.
16도, 17도에 들어서면
여러 마리가 연달아 붙는 날이 생기고 씨알도 올라옵니다.

기준이 되는 바탕 수온은 지역마다 다릅니다.
그래도 16도는 한 번쯤 짚고 넘어갈 문턱입니다.


4. 수온 숫자보다
흔들림부터 봅니다


해양 관측 자료에서 표층 수온이 16도를 넘었는데
막상 가 보면 조황이 신통치 않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흔한 원인이 수온 불안정입니다.
16도 언저리에서 고르게 버텨 주지 못하는 겁니다.

시즌이 깊어지면 수온은 대체로 오릅니다.
그런데 중간에 1도쯤 뚝 떨어지기도 하고,
2도쯤 훌쩍 오르기도 합니다.
한 주 사이에 1~2도만 움직여도 꽤 큰 변화이고,
3~4도씩 오르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수온이 흔들리면 오징어 활성도 같이 떨어집니다.
반대로 물이 안정된 자리는
16도가 안 돼도 꾸준히 나오는 일이 있습니다.
지금 수온만 보지 말고
최근 며칠 사이에 크게 오르내렸는지도 같이 확인해 보세요.


5. 조경이 다가오면
물색과 수온이 한 번에 바뀝니다


바닥을 천천히 끌며 기다리는데
조경이 쑥 다가오더니
눈앞 물색이 갑자기 맑아지는 때가 있습니다.
이상하다 싶어 에기를 감아 들여 만져 보면
손이 시릴 만큼 차갑습니다.

바다는 한 가지로 고루 섞인 물이 아닙니다.
찬 물덩어리와 따뜻한 물덩어리가
경계를 두고 서로 밀고 당기며 붙어 있습니다.
수온을 흔드는 원인으로 햇볕, 바람, 비도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이 큰 건 이런 물의 교체입니다.

찬물이 들어오면 오징어가 움츠러듭니다.
따뜻한 물이 머물면 같은 자리가 다시 살아납니다.


6. 잘 나오던 자리가
시즌 한가운데서 끊길 때


시즌 초반 한두 달 동안 잘 나오던 자리가
본격 시즌에 들어서자 처참할 만큼 끊기는 일도 있습니다.
그 사이 다른 자리는 오히려 잘 나옵니다.
시즌이 열렸다고 해서
어느 자리든 나오는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무늬오징어는 한꺼번에 산란을 시작하지도 않고,
산란을 마친 뒤 한꺼번에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조금씩 흩어져 시작하고, 조금씩 흩어져 끝납니다.
그래서 시즌 후반까지 이어지는 자리도 꽤 많습니다.
다만 그때는 시즌 한창때보다 씨알이 한풀 꺾입니다.

처음 시작한 분이라면 자리 정보가 아직 없습니다.
해마다 이 자리는 언제쯤 좋아지는지,
낚시인이 많이 몰리는지를 적어 두는 게 큰 재산이 됩니다.



물덩어리가 붙는 갯가를
따라 자리를 옮깁니다

남해나 제주권 갯바위에서
산란철 무늬오징어를 노린다면
따뜻한 물이 연안까지 밀려오는 자리를 먼저 고르세요.
조경이 갯가 가까이 붙었다 떨어지는 자리라면
물이 바뀔 때마다 에기를 한 번씩 만져 보며
수온 변화를 손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찬물이 들어와 조황이 끊긴 날에는
같은 자리에서 버티기보다
같은 권역의 다른 방향 갯가로 크게 움직여 보세요.
권역 안에서도 시즌이 열리는 시점이 다르니,
한 곳이 닫혀도 다른 곳은 열려 있을 수 있습니다.

에깅은 결국 자리 싸움입니다.
수온 흐름을 보고 오징어가 붙은 자리를 쫓아다니면
씨알 좋은 한 마리에 훨씬 가까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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