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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런 로드는 끝이 부드러워야 입질이 보인다고
믿는 데서 첫 실수가 시작됩니다.
그런 로드로는 샤크리를 크게, 여러 번 해야
에기가 겨우 움직입니다.
낚시인만 먼저 지치고 에기는 둔하게 흔들리며,
정작 오징어가 안아 줄 자세는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경질 로드 쪽에서 그 기준을 다시 짚어 보겠습니다.
배 위에서는 파도와 흔들림까지 겹치니
무늬오징어 선상 팁런에서는 로드의 단단함이
샤크리 횟수와 입질 읽는 법을 함께 바꿉니다.
이 글은 경질 로드의 샤크리와 멈춤 입질에 집중합니다.
팁런 로드는 대개 입질이 잘 보이게 만듭니다.
티타늄이나 글라스 팁을 달고
아주 가는 카본을 쓰기도 합니다.
작은 움직임까지 읽겠다는 설계입니다.
경질 팁런 로드는 쉽게 말해
입질을 읽기보다 에기를 안게 하는 데
맞춘 단단한 로드입니다.
순서가 반대라서 오징어가 에기를 안아 주는 일이 먼저고,
입질이 보이는 일은 그다음입니다.
그렇다고 입질이 안 보이는 로드는 아닙니다.
팁 끝만 낭창하게 살려 두고
벨리부터는 단단하게 세우는 식입니다.
한겨울 저수온기에는 입질이 팁에서
1mm쯤 움직이는 데 그칠 때가 많습니다.
이 로드는 그 정도도 눈에 들어옵니다.
착저하면 바로 샤크리에 들어갑니다.
샤크리는 로드를 짧게 끊어 올려
에기를 튕기는 동작을 말합니다.
경질 로드라면 2번, 많아도 3번에서 끊습니다.
1번만 하면 파도와 배 흔들림에 묻혀서
에기가 거의 움직이지 않고 지나갑니다.
수심에 맞춰 늘린다면 10m에 2번, 20m에 4번쯤입니다.
그런데 50m 수심까지 해 봐도
착저 후 2번이면 오징어는 에기를 안고 올라왔습니다.
관심을 보인 오징어는 3번, 5번을 더 흔들지 않아도 따라옵니다.
크게 흔드는 샤크리는 낭창한 로드라서 커지는 동작일 수 있고,
그만큼 손목만 힘들어집니다.
몸이 지치지 않는 선에서 짧게 끊는 쪽이 낫습니다.
샤크리를 하는 순간 낭창한 로드는
팁과 벨리가 먼저 휘어서 출렁입니다.
릴 감김과 손동작이 로드에 먹히니
에기는 움직이기는 해도 날카롭지는 않습니다.
경질 로드는 짧고 빠르게 끊어도
그 힘이 에기까지 거의 그대로 갑니다.
그래서 에기가 샤프하게 튀어 오릅니다.
낭창한 로드를 쓰는 낚시인이 샤크리를 크게 가져가는 것도
부족한 움직임을 몸으로 채우려는 동작입니다.
강한 샤크리가 필요한 게 아닙니다.
로드가 단단하면 짧게 끊어도 에기는 날카롭게 튑니다.
샤크리를 끝낸 뒤 핸들을 반 바퀴에서 한 바퀴 돌립니다.
이때 단단한 로드는 팁만 조금 받아 줄 뿐
에기를 곧바로 수평으로 세워 줍니다.
에기가 수평을 지키는 시간이 길수록
오징어가 안기 쉬워집니다.
멈춘 순간에 바로 덮치는 오징어도 적지 않습니다.
낭창한 로드는 멈출 때 팁이 출렁거려서
그 출렁임 속에 입질이 묻힙니다.
경질 로드는 곧게 서는 순간
입질이 툭 하고 들어오는 느낌이 그대로 옵니다.
팁런을 하는 지역이 많지만
멈춤 입질을 놓치는 낚시인도 꽤 있을 겁니다.
그 놓친 입질을 줄이려고 만든 로드입니다.
이 로드는 이음새가 접착된 1피스 상태이고
길이는 6.1피트(약 1.8m), 무게는 140g입니다.
권장 합사는 PE 0.6~0.85호입니다.
4가닥 합사는 라인이 울어서 거슬리니
8가닥을 쓰는 쪽이 낫습니다.
가이드는 티타늄 SiC로 되어 있습니다.
톱가이드와 2번, 3번 가이드 크기가 확연히 다른데,
팁 쪽 부드러움과 벨리 쪽 단단함을
맞추려는 구성입니다.
권장 최대 무게는 70g이고 100g까지는 써 봤습니다.
그 이상은 가급적 피하세요.
릴시트는 아래에서 조이는 업락 타입입니다.
이 구조는 로드를 곧게 잡고
검지로 샤크리 폭을 조절하기 좋습니다.
다만 단단한 로드는 손목과 손끝에 부담이 크게 실립니다.
경질 팁런 로드는 첫 팁런 로드로 권하기 어렵습니다.
선상 승선을 3번 이상 해 보고
누적으로 수십 마리는 잡아 본 낚시인이 쓸 만합니다.
배가 자리를 자주 옮겨 주는 배일수록 잘 맞습니다.
이 로드는 버릇이 강해서 손에 익히는 데
시간이 꽤 걸립니다.
대신 익숙해지면 다른 팁런 로드도
훨씬 쉽게 다루게 됩니다.
써 본 낚시인 중에는 다른 로드를 쓰다가도
이 로드로 돌아가게 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버릇을 길들이기 전까지는
로드가 에기를 안게 하는 동작을
손으로 직접 느껴 보는 데 시간을 쓰세요.
남해나 제주권, 동해 남부 선상에서
가을 무늬오징어를 노린다면
수심이 달라지는 자리를 맞닥뜨리게 됩니다.
얕은 곳에서는 2번, 20m쯤 깊어지면 4번까지만 늘리고
그보다 더 깊어도 2번에서 3번 사이로 끊어 보세요.
배가 자주 움직여 자리를 옮기는 날은
착저 후 샤크리를 짧게 끊고
에기가 곧게 서는 순간에 팁을 보는 편이 맞습니다.
파도가 있는 날이라면 1번으로 줄이지 말고
2번을 채워서 에기를 움직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