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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을 갈려고 베이트릴 스풀을 풀어 보면,
아래쪽 절반은 물에 한 번도 안 닿은
새 줄 그대로일 때가 있습니다.
3호 이하 라인을 순정 스풀에 가득 채우면
이 안 쓰는 줄이 스풀만 무겁게 만듭니다.
권사량을 어디까지 덜어 내도 되는지,
그 판단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덜어 내면 캐스팅이 어떻게 가벼워지는지,
라인값은 얼마나 줄어드는지도 함께 짚었습니다.
스풀을 바꾸는 쪽과 밑줄을 까는 쪽,
두 가지 방법도 차례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 글은 3호 이하 베이트릴의
권사량 줄이기와 그 방법에 집중합니다.
질리언 SV(Zillion SV)처럼
순정 권사량이 3호 100m인 릴에
라인을 꽉 채워 몇 년을 써 봐도,
끝까지 풀려 나간 적은 거의 없습니다.
3호는 숫자가 딱 떨어지다 보니
스펙표 그대로 100m를 감는 분이 많을 뿐입니다.
까닭은 루어 무게에 있습니다.
3호 이하로 던지는 루어는 대부분 가볍고,
로드도 M 파워 전후를 주로 씁니다.
루어 자체가 가벼우면
힘껏 던져도 60m 안팎에서 멈춥니다.
로드를 길게 쓰면
휘두르는 폭이 커져서 거리가 조금 늘긴 합니다.
다만 끝까지 멀리 보내려면
결국 루어가 무거워져야 하고,
그런 무거운 채비는 3호로 잘 쓰지 않습니다.
3호 라인이 닿는 거리에는
처음부터 한계가 정해져 있는 셈입니다.
쓰지도 않을 50m를
스풀에 싣고 다닐 까닭이 없습니다.
라인이 16파운드(4호)를 넘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헤비캐롤라이나 리그처럼
무거운 싱커를 다는 채비는
4호에서 20파운드(5호)까지 씁니다.
이런 채비는 한번 던지면 시원하게 뻗어 나갑니다.
멀리 던지는 분은 100m 가까이도 보냅니다.
이때 스풀에 50m만 감겨 있으면
캐스팅 도중에 라인이 바닥납니다.
굵은 라인은 끝을 조금씩 잘라 내며 쓰니까
여유 길이가 넉넉해야 오래 버팁니다.
3호 이하는 덜어 내도 되는 줄입니다.
4호 이상은 넉넉히 감아 둬야 하는 줄입니다.
3호 이하 베이트릴은
안 쓰는 라인을 덜어 낼수록
스풀이 가볍게 돌기 시작합니다.
라인을 뺀 만큼 스풀 총중량이 줄고,
가벼운 스풀은 캐스팅 순간 훨씬 빨리 따라 돕니다.
낚시인들이 스풀의 초기 회전이라고 부르는 건
루어가 로드를 떠나는 순간
스풀이 얼마나 가볍게 돌기 시작하느냐를 말합니다.
실제로 바꿔 보면
같은 루어를 같은 로드로 던져도
무거운 스풀에서 느껴지던 굼뜬 느낌이 확 줄어듭니다.
그러면 루어를 원하는 자리에
떨어뜨리기가 한결 쉬워집니다.
차이가 가장 크게 나는 건
연안 바짝 붙은 자리를 노릴 때입니다.
스풀이 무거우면 루어가 높이 떴다가
포물선을 그리며 크게 떨어지기 쉽습니다.
반대로 스풀이 가벼우면
수면 가까이 낮고 곧게 쭉 뻗어 보낼 수 있습니다.
3호를 100m 감은 릴을
M 파워 로드에 달고
1/4온스(약 7g) 루어를 던져 보면,
루어에 따라 영 안 나가는 녀석이 있습니다.
로드는 휘는데 스풀이 무겁게 버티다 보니
루어가 힘을 다 못 싣고 떨어집니다.
같은 로드에
순정의 절반쯤 되는 권사량 스풀을 끼우면
이 7g 루어가 한결 가볍게 나갑니다.
스풀이 가벼워서
작은 루어 무게로도 쉽게 끌려 돌기 때문입니다.
로드를 바꾸지 않고도
던질 수 있는 루어 무게의 아래쪽이
한 단계 내려오는 셈입니다.
가벼운 루어를 쓰려고 로드를 한 대 더 들이기 전에
스풀 쪽에서 먼저 풀 수 있는 문제라는 뜻입니다.
권사량을 절반으로 줄이면
라인 한 통으로 감을 수 있는 횟수가
두 배로 늘어납니다.
400m짜리 대용량 라인이라면
100m씩 감을 때 네 번,
50m씩 감으면 여덟 번입니다.
한 번 감는 데 드는 라인값이
그대로 절반으로 내려갑니다.
요즘은 플로로카본 라인 값이 오르고
같은 값에 감긴 길이가 줄어든 제품도 있어서
이 차이가 더 크게 다가옵니다.
문제는 한 번 감는 값이 비쌀 때입니다.
아직 쓸 만하다 싶어
헌 줄을 더 끌고 다니게 되고,
그러다 큰 배스가 걸리면
낡은 줄이 버티지 못하고 터지기도 합니다.
교체를 두 배로 자주 할 수 있으면
그런 일도 그만큼 줄어듭니다.
스풀 살 돈으로
라인을 더 사면 된다고 보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400m 한 통 기준으로 여덟 번을 감고 나면
라인 한 통 값만큼 차이가 벌어집니다.
릴은 보통 2~3년씩 쓰니까
교체가 잦은 분은 스풀 값을 충분히 되찾습니다.
권사량을 가장 깔끔하게 줄이는 방법은
얕은 스풀로 바꾸는 것입니다.
얕은 스풀(shallow spool)은 쉽게 말해
스풀 홈을 얕게 만들어
권사량을 줄인 교체용 스풀입니다.
릴 회사 순정품도 있고 사제품도 있지만,
릴에 따라서는 아예 안 나오기도 합니다.
다이와(Daiwa)에는 지름 34mm·폭 24mm 스풀을 쓰는 릴이 많습니다.
질리언 SV나 스티즈(Steez) SV 계열이 여기에 들고,
KTF나 SLP에서 사제 얕은 스풀이 나와 있습니다.
질리언 SV 순정은 3호 100m지만
KTF 피네스 스풀로 바꾸면 50m가 됩니다.
타튤라 SV(Tatula SV)도 순정은 3호 100m인데,
SLP 스풀을 넣으면 65m로 35m를 덜어 냅니다.
시마노(Shimano) 쪽에서는
메타늄(Metanium)이 고를 폭이 넓은 릴로 꼽힙니다.
KTF NEO는 3호 80m,
KTF 피네스는 3호 50m,
어베일(Avail) 스풀은 3호 60m입니다.
평소 던지는 거리가 길면 80m 쪽,
가까운 자리를 주로 노리면 50m 쪽으로 가면 됩니다.
맞는 얕은 스풀을 끝내 못 찾았다면
PE 라인으로 밑줄을 까는 방법이 있습니다.
PE 밑줄은 안 쓰는 아래쪽 권사량을
가벼운 합사로 채워 두는 방법을 말합니다.
무거운 플로로카본이 차지하던 자리를
PE로 바꿔 둔 만큼 스풀 총중량이 가벼워집니다.
길이 계산은 어렵지 않습니다.
권사량 100m 스풀에서 50m면 넉넉하다 싶으면
PE를 50m 먼저 감습니다.
60m는 있어야겠다 싶으면 PE는 40m입니다.
그 위에 실제로 쓰는 메인 라인만
플로로카본으로 감아 올리면 끝입니다.
베이트릴 한 대로 가벼운 채비와
무거운 채비를 오가는 분이라면
스풀을 두 개 두고 쓰는 게 편합니다.
3호 이하로 가벼운 루어를 던질 때는
50~65m짜리 얕은 스풀을 끼웁니다.
4호 이상으로 헤비캐롤라이나 리그를 쓸 때는
순정 스풀에 100m를 채워 둡니다.
국내 저수지나 댐에서
연안 바짝 붙은 자리를 노리는 날에는
얕은 스풀 쪽이 손에 잘 맞습니다.
반대로 넓은 곳을 멀리 훑어야 하는 날에는
순정 스풀로 갈아 끼우면 됩니다.
스풀을 바꿀 때마다
라인 굵기와 남은 길이를
한 번씩 확인해 두세요.
그래야 릴 한 대로
두 가지 채비를 무리 없이 오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