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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가을 갯바위에서는 미끼가 노리는 수심에 닿기도 전에
잡어에게 털리는 일이 잦습니다.
그러면 밑밥과 미끼를 같은 자리로 맞추려고
점점 더 애를 쓰게 됩니다.
하지만 이 맞추기가 잡어 철에는 오히려 발목을 잡습니다.
잡어가 많은 때와 없는 때를 나눠서
밑밥을 어떻게 치는지 기준을 잡아 두면 한결 편해집니다.
잡어를 피해 노리는 고기까지 미끼가 닿게 하는 순서와
지역과 조류에 따라 달라지는 판단을 하나씩 풀어 가겠습니다.
이 글은 잡어가 많은 철의 찌낚시 밑밥과 미끼 운영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잡어를 피하는 방법을 두고 전문 낚시인마다
말하는 내용이 다릅니다.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헷갈리는 게 당연합니다.
전문 낚시인은 저마다
주로 다니는 바다가 있습니다.
지역에 따라 고기가 입질하는 방식이 전혀 다르니
그 사람이 어느 바다에서 어떤 시기에 낚았는지를 머릿속에 두고
조언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조언은 이렇게 하면 된다는 식으로
딱 잘라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읽는 사람이 많아지는 쪽으로 쓰다 보니 그렇게 됩니다.
그대로 믿기보다 자기 바다에 맞는지 먼저 따져 보세요.
평소 조류가 느린 내만권에서 감성돔을 노린다고 해 봅시다.
이런 바다의 고기는 조류가 느릴 때 먹이를 받아 먹습니다.
조류가 갑자기 빨라지면 낚시인의 솜씨와 상관없이
고기가 입을 닫습니다.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입질이 뚝 끊깁니다.
반대로 늘 빠른 조류가 지나는 자리의 고기는
빠른 물살 속에서 먹이를 받아 먹습니다.
자리마다 먹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먼저 기억하세요.
벵에돔의 고기 수도 바다마다 큰 차이가 납니다.
고기 수가 적은 내만 주변에서는 30cm만 넘어도 크게 기뻐합니다.
반면 고기 수가 많은 지역에서는 30cm급은 잡어와 같은 취급을 받습니다.
같은 벵에돔 낚시라도 밑밥 전략이 바뀌는 이유입니다.
동조는 밑밥 덩어리와 미끼가 같은 속도로 함께 가라앉는 상태를 말합니다.
밑밥 덩어리 한가운데로 미끼가 같이 내려가는 모습이 가장 쉬운 예입니다.
밑밥 덩어리에서 빠진 새우 알갱이가
50cm쯤 떨어진 곳으로 가라앉는 것도 동조입니다.
미끼가 밑밥에서 50cm쯤 떨어져 가라앉아도
똑같이 동조로 봅니다.
동조라는 말이 있다 보니 초보자는 반드시 밑밥 줄기 한가운데에
미끼를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밑밥을 쳤을 때 위쪽에서 잡어가 먹으며 부스러기가 떨어지면
그 부스러기를 먹으러 노리는 고기가 올라옵니다.
그 곁으로 미끼를 흘려도 동조입니다.
찌낚시 동조는 밑밥 줄기 한가운데에 미끼를 넣는다는 뜻이 아니라, 밑밥 곁에서 같이 가라앉는다는 뜻입니다.
잡어가 많은 여름과 가을에는 동조시키지 않고 낚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동조를 시키면 오히려 낚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앞쪽에 밑밥을 계속 쳐서 잡어를 한곳에 묶어 둡니다.
미끼는 멀리 던져 전유동으로 천천히 가라앉힙니다.
미끼가 2히로(약 3m)쯤 가라앉았을 때
그 먼 자리에도 밑밥을 한 번 칩니다.
앞쪽 밑밥을 잡어가 먹어 치우면서 줄어들면
잡어가 먼 쪽 미끼로 이동하려고 합니다.
그때 다시 앞쪽에 밑밥을 치면 잡어는 앞에 묶입니다.
이렇게 낚아 보면 동조가 하나도 안 되어 있는데도
입질이 나옵니다.
앞쪽 밑밥 부근에 있던 벵에돔은 잡어가 귀찮다 싶은 참에
먹이가 떨어지는 걸 보고 그리로 오기 때문입니다.
겨울에 잡어가 거의 없다면 노리는 고기와 완전 동조로 낚아도 됩니다.
봄이 지나 여름으로 가면서 잡어가 늘면
이 방식은 금세 털리게 됩니다.
이때는 앞쪽에 밑밥을 2~3발 치고 잡어를 모아 둔 뒤
먼 쪽에 채비를 넣습니다.
앞쪽 잡어가 멀리 안 따라가면 이것으로 충분합니다.
잡어 활성이 더 올라가서 먼 쪽 밑밥에도 달려드는 날이 있습니다.
이럴 때는 앞쪽에 잡어를 모으고 채비를 넣은 뒤
채비가 노리는 수심까지 가라앉았을 때 그 자리에 밑밥을 칩니다.
잡어는 밑밥을 향해 가도 미끼 쪽으로는 가지 않습니다.
이 방식도 생각보다 쉽습니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잡어가 아주 많으면
앞에 모아 둔 잡어가 밑밥을 치지 않아도 반응합니다.
미끼가 착수하는 소리만으로도 달려갑니다.
멀리 던질수록 잡어가 따라오는 정도가 줄어드는 날이 있습니다.
20m나 30m 먼 곳까지는 따라오는데
35m를 넘으면 안 따라오는 식입니다.
이런 날은 그 거리를 찾아서 던지는 날입니다.
노리는 고기의 활성이 높으면 잡어를 밀어내고 먹기도 합니다.
고기가 숨어 있어서 배가 고프지 않은 날에는 다릅니다.
100m 앞까지 잡어가 검은 카펫처럼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런 날은 낚이지 않는다고 보는 편이 마음 편합니다.
발밑에 밑밥으로 잡어를 모은 뒤 조류 쪽으로 조금씩 옮겨 가며
노리는 고기의 자리에 채비를 넣고 밑밥을 치는 방식도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그 사람이 그 바다에서 낚은 방식이라 맞는 말입니다.
다만 자리가 달라지면 통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벵에돔 고기 수가 많은 지역에서는 어려운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채비를 계속 흘리며 밑밥을 치고 잡어에게 털려도 하루를 반복하면
벵에돔의 활성이 오르는 순간 위로 떠올라 잡어를 헤치고 먹습니다.
결국 직접 낚시하면서 잡어를 피하는 패턴을 하나씩 익히는 수밖에 없습니다.
낚시에서는 센스도 필요하지만 출조 횟수가 큰 힘이 됩니다.
한 곳만 다니지 말고 여러 바다에서 여러 잡어를 겪다 보면
깨지는 만큼 실력이 오릅니다.
잡어 많은 철의 밑밥은 지형과 조류, 고기 수가 정합니다.
내만처럼 벵에돔이 적고 조류가 느린 바다에서는
앞에 모으고 멀리 따로 흘리는 방식이 먼저 나옵니다.
벵에돔이 많은 바다에서는 하루 종일 흘리며 활성이 오르기를 기다려도 됩니다.
처음 가는 갯바위에서 한 가지 방식만 고집하면
어느 날은 꼭 막힙니다.
서랍을 하나씩 늘려 가는 마음으로 여러 바다를 다녀 보세요.
감성돔은 25cm 이하는 놓아주셔야 하고
5월 한 달은 금어기이니 확인하고 가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