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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이 훤히 보이는 얕은 갯바위에서
눈에 먼저 띈 무늬오징어 한 마리만 끝까지
쫓는 것이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그 오징어가 에기를
간파하고 나면 같은 자리에서는
입질 가능성이 거의 사라지고 맙니다.
가을에는 오징어가 아직 작아서
발밑 가까이까지 들어오고,
첫 몇 번의 캐스팅이 그날 조과를 가릅니다.
언제 눈으로 보는 공략을 접고
어디서 다음 수로 넘어갈지,
가을 에깅의 기준을 순서대로 짚어 봅니다.
이 글은 가을 갯바위 무늬오징어
에깅의 공략 순서와 자리 판단에 집중합니다.
갯바위에 올라서면 누구나 먼바다 쪽으로
힘껏 던지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가을 무늬오징어는 갯바위
가장자리에도 꽤 붙어 있습니다.
먼 곳에서 먼저 오징어를 걸어 버리면
가장자리에 있던 오징어까지
같이 경계하게 됩니다.
첫 캐스팅을 발 앞에서
시작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발밑 가까운 곳을 먼저 훑고
조금씩 먼 곳으로 넓혀 가는 쪽이
갯바위 가을 에깅의 흐름입니다.
이때 쓰는 에기는 2.5호쯤
되는 작은 호수가 어울립니다.
첫 투는 수면 가까이 떠 있는 오징어가
보이는지부터 살피고 던집니다.
바닥이 보이는 얕은 자리에서는
에기가 가라앉는 모습과 오징어가
따라붙는 모습이 그대로 보입니다.
얕은 자리에서 오징어를 걸어 보면
먹물이 생각보다 많이 나옵니다.
먹물이 한 번 퍼지면 그 주변 오징어는
금방 경계심이 올라갑니다.
발밑의 첫 투가 그만큼 중요합니다.
먹물을 뿜은 오징어가 많아질수록
뒤에 던지는 에기는 더 외면당합니다.
한 마리를 올린 자리는 30분쯤 쉬게 두고
그동안 다른 자리를 훑습니다.
시간을 두고 다시 던지면 경계심이
풀린 오징어가 에기를 따라옵니다.
쉬는 동안 에기 대신 지그를
던져 바닥을 노려도 좋습니다.
바닥이 보이는 얕은 자리에서는
오징어가 에기를 따라 나오는
모습이 그대로 눈에 들어옵니다.
다만 따라오는 오징어가
한 마리뿐인 때가 많습니다.
여러 마리가 붙으면
서로 경쟁하듯 에기를 덮치지만,
한 마리는 멀리서 구경만 합니다.
먹이를 먹겠다는 스위치가
아직 켜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에기를 보여 줄수록 오징어는
눈에 익히기만 합니다.
이 오징어를 계속 쫓으면
결국 에기를 간파당합니다.
**한 번 간파당한 오징어는 같은 자리에서
다시 입질하지 않습니다.**
따라오던 오징어가 거리를 좁히지 않으면
눈으로 보는 공략은 여기서
접는 것이 맞습니다.
블라인드는 쉽게 말해 오징어가
보이지 않는 먼 곳이나 깊은 곳으로
눈을 감고 던져 노리는 방식을 말합니다.
눈으로 보는 공략을 접었다면
먼 곳으로 에기를 던져 넣습니다.
오징어는 에기가 물에 떨어지는
소리에도 반응합니다.
착수하자마자 다트 액션으로
에기를 끌어당겨 거리를 좁히고,
이어서 가라앉히며 먹게 합니다.
깊은 곳에서는 두 마리, 세 마리째가
따라붙을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사이트로 보면 오징어는 멀리서
구경만 합니다. 블라인드로 던지면
착수음을 듣고 달려옵니다.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 해 뜨기 전후와
해 질 무렵에는 빛이 약합니다.
이때는 케이무라 계열 바디가 잘 먹힙니다.
글로우는 눈에 잘 띄지만
가을 오징어에게는 너무 강하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차분하게 눈에 띄는 쪽이 낫습니다.
등에만 테이프를 붙이고 배가 비치는
반투명 바디는 가장 무난합니다.
사람 손을 탄 자리라면
테이프를 붙이지 않은 투명 바디가
경계심을 덜 일으킵니다.
등 쪽 천 색은 화려한 것과 차분한
것을 둘 다 챙겨 두세요.
눈으로 에기를 확인해야 할 때는 화려한
쪽이 편하고, 눌린 자리에서는
차분한 쪽이 먹히기도 합니다.
에기가 보이는 상태에서는
움직임이 살짝 흐트러지는 순간에
오징어가 확 따라붙기도 합니다.
오징어를 보는 사이트라기보다
에기를 보는 사이트에 가깝습니다.
잘 먹히는 색이 나왔다면
굳이 돌리지 말고 그대로 쓰세요.
같은 색에서 같은 크기의
오징어가 이어 나옵니다.
에기에 반응이 시들해지면
지그를 던지고, 지그에도
반응이 없으면 다시 에기로 돌아옵니다.
이렇게 번갈아 던지는
사이 눌린 자리도 쉬게 됩니다.
감기만 해도 되는 블레이드
달린 메탈지그는 30g쯤을 씁니다.
합사는 1호, 리더는 30파운드(약
13.5kg)로 맞춥니다.
저킹이 서툰 낚시인에게도 감기만 하면
되는 방식이라 부담이 적습니다.
무게중심이 뒤쪽에 있어 멀리 날아가고,
블레이드가 몸통에 붙은 채 날아가니
공기 저항도 적습니다.
바닥까지 가라앉힌 뒤 감아 올리고
다시 가라앉히기를 반복합니다.
쏨뱅이류나 참돔이 있는 바닥에서는
천천히 떨어지는 타입이 낫습니다.
갯바위 가장자리를 올렸다 내리는
리프트&폴로 쏨뱅이류를 노려 보세요.
바닥을 따라 천천히 감는 중에 낚아채듯
당기는 입질이 오기도 합니다.
가을 무늬오징어는 아직 작아서
발밑 얕은 곳까지 들어옵니다.
달이 갈수록 몸집이 커지면
경계심도 같이 커집니다.
커진 오징어는 발밑에 오지 않고
먼 바다의 깊은 바닥에 머뭅니다.
이 시기에 눈으로
오징어의 움직임을 익혀 두세요.
블라인드로 넘어가는 연습까지
해 두면 쓸모가 큽니다.
겨울을 지나 1kg이 넘는 봄 대물을
노릴 때 그대로 이어집니다.
잡은 오징어가 작다면 놓아주세요.
물 가까운 곳에서 살짝 뒤집듯 놓아주면
먹물을 덜 뿜고 돌아갑니다.
발밑이 얕고 바닥이 보이는 갯바위라면
사이트로 시작해서 블라인드로
넘어가는 순서가 자연스럽습니다.
수심이 깊어 바닥이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는 처음부터
먼 곳으로 던져도 좋습니다.
눈으로 확인하는 단계는 건너뛰어도 됩니다.
어느 쪽이든 자리마다 첫 캐스팅
한 번은 발 앞에 떨어뜨려 보세요.
가을 시즌은 9월부터 11월까지입니다.
남해와 동해 남부 갯바위에서
이 순서를 그대로 써 볼 수 있습니다.
따라오다 멈추는 오징어가 보이면
고집하지 말고 먼 곳으로 넘어가세요.
그것이 이 낚시의 요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