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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온이 오르는 더운 시기 갯바위 벵에돔 낚시에서
가장 자주 틀리는 건 발밑 잡어만 상대하는 겁니다.
그러다 조목이 생긴 자리를 놓칩니다.
작은 고기는 쉴 새 없이 올라오는데
긴꼬리벵에돔 같은 큰 놈은 한 마리도 못 보고
하루가 끝납니다.
이런 때는 잡어를 헤치고 큰 고기가 있는 자리로
어떻게 좁혀 가느냐가 조과를 가릅니다.
이 글에서 그 순서를 지형부터 차례로 짚어 드립니다.
잡어가 많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 글은 갯바위 지형 읽기와 밑밥 반응,
발밑 채비와 앞쪽 얕은 층 공략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조류가 먼 바다에서 들어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르는 날이 있습니다.
이런 날은 물이 한 방향으로 곱게 흘러가는 게 눈에 보입니다.
여기에 너울까지 겹치면
포말대가 평소보다 앞으로 밀려 나옵니다.
포말대에서 나온 물과 본류가 부딪치면서
낚싯대 두 개 길이쯤 앞에
조목이 가로로 쭉 뻗어 나갑니다.
기본은 이 조목 근처를 노리는 겁니다.
다만 처음부터 거기만 보고 던지면
밑밥이 어디에 깔렸는지 알 수 없습니다.
먼저 조류 방향과 포말대가 나온 거리부터 눈으로 재 두세요.
잡어가 많은 날일수록 밑밥이 바닥나는 속도가 빠릅니다.
그래서 밑밥은 알갱이가 느껴지게 만드는 쪽이 낫습니다.
크릴은 반쯤 해동한 상태로 쓰고
손으로 으깨기보다는 알이 살아 있게 섞어 주세요.
집어제 두 종류를 바탕으로 깔고
무게를 더해 줄 가루를 반쯤만 넣습니다.
바닷물을 넣어 물기를 맞추고
부족하면 가루를 조금 더 넣어 농도를 조절하세요.
처음부터 완벽하게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던져 보고 풀리는 속도를 보며 손보세요.
밑밥을 치면 발밑에 작은 고기가 먼저 새까맣게 몰립니다.
콩전갱이 같은 새끼 고기가 대부분이고
앞바다 쪽으로는 잘 나가지 않습니다.
그 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덩치 큰 잡어가 먼저 얼굴을 내밀 때가 많습니다.
밑밥에 가장 먼저 나오는 건 큰 잡어인 경우가 흔합니다.
긴꼬리벵에돔은 그 사이로 번쩍하고 배를 뒤집는 빛으로 알아봅니다.
이 시기에는 수가 적어서
일부러 노리지 않으면 거의 올라오지 않습니다.
잡어 사이를 오가며 먹이를 줍기 때문에
눈으로 빛을 확인한 순간부터 집중해야 합니다.
첫 한 마리가 30cm쯤으로 올라오면 안심해도 좋습니다.
큰 고기가 이 자리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소형 벵에돔이 많은 때라 해도
큰 놈이 나올 자리는 따로 있습니다.
너울이 있으면 찌가 흔들려서 한자리에 세우기가 어렵습니다.
이럴 때는 0호 찌를 이쑤시개로 아래에서 찔러
아예 고정시켜 버립니다.
오래전부터 쓰던 완전 고정 방식입니다.
목줄 봉돌은 G4와 G5를 균등하게 나눠 답니다.
채비를 최대한 멈춘 상태로 두고
포말대 가장자리에 바짝 붙이려는 설계입니다.
잡어가 극성인 와중에도
가장자리가 조금이라도 확률이 높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큰 놈이 발밑까지 나와 주면 좋겠지만
그렇게까지 나오지 않는 날이 많습니다.
밑밥을 치고 시간이 한참 지나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앞바다로 가장 먼저 나가는 고기가 의외로 큼직합니다.
그래서 발밑용으로 만든 채비를 그대로 쓰되
포말대 끝 부근을 같이 흘려 줍니다.
밑밥을 따라 올라오는 고기를 노리는 겁니다.
낚싯대 세 개에서 네 개쯤 앞,
수면 가까운 얕은 층에서 고기가 들끓는 것이 보입니다.
그 고기보다 한두 단계 큰 놈을 찾으세요.
얕은 층에서 어디까지 큰 고기가 나오는지
크기를 보면서 한계를 가늠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몇 번 던져 보고 입질이 이어지는 층을 찾으면
그 층을 지켜 가며 사이즈를 한 단계씩 올립니다.
이렇게 훑으면 30cm 후반에 가까운 크기가 올라오기도 합니다.
앞바다 얕은 층에는 크기가 다른 고기가 있습니다.
큰 놈이 걸리면 끈질기게 버팁니다.
이럴 때 서둘러 감아 올리면 바늘이 빠지기 쉽습니다.
릴은 감지 말고 그대로 버티세요.
어차피 고기는 힘이 빠지면 발밑으로 끌려옵니다.
막상 걸려 보면 사이즈가 바로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바늘에서 빠진 고기가 평소와 크기가 달랐다는 걸
손맛만으로도 알아챌 수 있습니다.
30cm 후반을 넘기려면 입질에서 걸림까지 침착해야 합니다.
올리는 게 급하지 않으면 로드로 버티는 시간을 늘리세요.
한 번 맞아떨어진 패턴은 그대로 반복해 보세요.
같은 자리, 같은 층에서 비슷한 크기가 이어지는 일이 흔합니다.
남해나 제주권 외해 갯바위처럼
조류가 센 자리에서도 순서는 같습니다.
조목이나 포말대의 위치를 눈으로 먼저 재고,
밑밥에 나오는 고기를 읽은 다음,
발밑에서 앞쪽 얕은 층으로 단계를 밟아 갑니다.
포말대 모양이나 조류 방향이 바뀌면
조목이 생기는 거리도 달라집니다.
그날그날 낚싯대 길이로 다시 가늠해 보세요.
잡어가 많아 정신없는 바다일수록
노리는 고기 하나로 좁혀 가는 과정이 즐거움이 됩니다.
수온이 오르는 시기에는 잡어를 상대하는 시간을 줄이고
앞쪽 얕은 층까지 채비를 보내는 게 먼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