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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밥용 크릴을 전부 똑같은 크기로
곱게 다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면 크릴이 풀리는 속도가 한 가지로 정해져
벵에돔 눈앞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집니다.
수온이 14~16도대로 내려와 활성이 낮은 때는
이 차이가 조과로 바로 드러납니다.
먹이 반응이 둔한 때일수록 밑밥이 오래 보여야 합니다.
밑밥을 어떻게 섞고 어디에 칠지,
그 기준을 현장 순서대로 짚어 보겠습니다.
이 글은 갯바위 벵에돔 찌낚시의 밑밥 배합과
첫 수심 잡는 순서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갯바위에 서서 발밑을 내려다보면
흰 거품이 바깥으로 밀려 나가는 모습이 먼저 보입니다.
포말대는 쉽게 말해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흰 거품이 깔린 자리를 말합니다.
거품이 어디까지 나가는지만 봐서는 부족합니다.
끝에서 오른쪽으로 꺾이는지, 왼쪽으로 꺾이는지까지
함께 봐 두세요.
그 방향이 밑밥과 미끼가 같이 흘러갈 길이 됩니다.
첫 밑밥은 발밑 가까이에 넉넉히 칩니다.
고기를 부르는 일보다 상황을 읽는 일이 먼저입니다.
발밑에 미끼 도둑이 보이지 않는 때도 있고,
밑밥만 거품을 타고 바깥으로 빠져나가기도 합니다.
남해처럼 조류가 센 갯바위에서는
이 흐름 하나가 밑밥 칠 자리를 정합니다.
밑밥은 고기를 한 자리로 불러 모으고
그 자리에 붙잡아 두는 미끼를 말합니다.
그래서 얼마나 오래 풀리느냐가 중요합니다.
크릴은 3kg 블록 2장, 합쳐서 6kg 분량으로 준비합니다.
여기서 요령은 전부 곱게 자르지 않는 것입니다.
잘게 부서진 크릴, 반쯤 남긴 크릴, 알 그대로인 크릴을
한 통에 같이 둡니다.
크기가 제각각이면 풀리는 속도도 제각각이어서
벵에돔에게 보이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손으로 풀어 보면 크릴이 한 알씩
깨끗이 떨어진 상태가 됩니다.
굵은 입자가 섞인 밑밥은 가라앉는 동안에도 계속 보이니
먹이 반응이 둔한 저수온기에 힘을 냅니다.
크릴에 가장 먼저 섞는 것은 집어력이 높은 밑밥입니다.
굵은 입자와 보리 같은 큰 알갱이가 들어 있어서
크릴과 함께 가라앉으며 벵에돔 눈을 끕니다.
한 봉을 풀어 크릴에 골고루 묻히세요.
그다음에 뭉침이 좋은 밑밥 3kg을 넣습니다.
이쪽은 굵은 입자가 없어서
멀리 던져도 흩어지지 않고 노린 자리에 떨어집니다.
둘이 서로 약한 쪽을 메워 주기 때문에
한 가지만 쓸 때보다 효과가 높습니다.
집어력만 믿고 던지면 밑밥이 날아가다 흩어집니다.
뭉침만 믿고 던지면 자리에는 떨어지는데 모으는 힘이 약합니다.
섞기를 마친 밑밥은 아직 푸석합니다.
이 상태로는 던지다가 흩어지니
바닷물을 넣어 뭉쳐 줘야 합니다.
처음부터 많이 붓는 것이 가장 흔한 실패입니다.
한 번에 부으면 윗부분이 금방 질척해지고,
전체가 그렇게 되면 노린 자리에 던지기도 어렵습니다.
바닷물은 조금 넣고 섞고, 다시 조금 넣는 식으로 갑니다.
크릴이 많이 녹아 국물이 나오는 날은 물을 적게,
국물이 거의 안 나오는 날은 조금 더 넣습니다.
쥐었다 폈을 때 손에 착 붙으면 좋은 되기입니다.
몇 번 해 보면 물 양은 손이 먼저 알아챕니다.
첫 채비는 바닥을 노리는 채비가 아니라
벵에돔이 어느 수심에 있는지 찾는 탐색 채비입니다.
로드는 1.25호 5m, 원줄은 1.75호,
찌는 G4 부력으로 시작합니다.
목줄은 원줄과 굵기 차이가 작은 1.7호를 직결하고,
바늘은 6호를 답니다.
찌 아래에는 조류를 받아 주는 노란 고무를 답니다.
막상 던져 보면 이 고무가 찌에서 서서히 멀어지다가
수심만큼 내려가 보이지 않게 됩니다.
그 뒤에 찌가 수면에서 가라앉기 직전까지만 버티면
채비가 제대로 풀린 것입니다.
찌가 보이지 않을 때는 원줄이 곧게 달리는지,
로드 끝이 파도와 다르게 움직이는지 보세요.
그때 천천히 챔질하면 바늘에 잘 걸립니다.
기본은 꼬리 부분을 뜯어낸 크릴입니다.
뜯어낸 단면에 바늘을 넣고
등과 살 사이 가까이로 꿰어 주세요.
던질 때 미끼가 잘 떨어지지 않습니다.
머리까지 달린 채로 던지면 머리가 저항이 되어
빙글 돌거나 멀리 나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머리 껍질을 집어 떼고
수염 같은 부분만 남기면 한결 낫습니다.
미끼 도둑이 많아 크릴이 오래 못 버틸 때는
눈과 눈 사이에 바늘을 꿰고 다리 쪽이 바깥으로 가게 합니다.
바늘 끝은 꼬리 쪽으로 살짝 내어 놓습니다.
수심을 얕게 잡으면 미끼 도둑 노릇을 하는
작은 벵에돔이 먼저 달려듭니다.
큰 벵에돔을 노린다면 밑밥 치는 자리를 조금 옮기고
수심을 깊게 줍니다.
찌매듭 옆의 작은 멈춤 구슬도 빼 보세요.
찌를 G4에서 G3로 낮추면 채비가 천천히 가라앉아
벵에돔이 미끼를 물어도 저항감이 적습니다.
이렇게 바꾸자 30cm를 넘는 벵에돔이 이어졌고
35cm급도 올라왔습니다.
후반에 활성이 더 떨어지면
집어력 밑밥에 멀리 던지기 좋은 밑밥을 섞습니다.
바닷물을 조금 더 넣어 끈기 있게 치대 주세요.
미끼용 크릴에는 먹이 반응을 높이는 가루를 묻혀
잠시 두었다 쓰면 알맞게 배어듭니다.
포말대가 약하거나 없는 자리도 있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거품 대신 노란 고무와 찌가
어디로 흘러가는지가 조류 지도가 됩니다.
처음 몇 투는 밑밥을 평소보다 넉넉히 치고
고무가 사라지는 위치와 찌가 버티는 모습을 눈에 익히세요.
그 흐름이 잡히면 밑밥은 같은 길에 태우고
미끼도 그 길 위에 올리면 됩니다.
수온이 낮아 반응이 느린 날일수록
배합을 새로 만들기보다 크릴 크기와 되기를 먼저 손보는 편이 빠릅니다.
남해 갯바위처럼 조류가 센 곳에서는
이 순서가 특히 효과를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