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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사를 한 번 감으면 호수를 바꾸지 않고 계속 쓰는 분이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왜 이 호수를 쓰는지가 흐려집니다.
그리고 릴이 가진 장점까지 현장에서 깎여 나갑니다.
모처럼 장만한 릴이 제값을 못 하는 일도 생깁니다.
굵게 쓰는 이점과 가늘게 쓰는 이점을 알고 고르는 기준을 이 글에서 잡아 보겠습니다.
초보 단계에서도 이 구분만 해 두면 합사 고르는 고민이 크게 줄어듭니다.
지금 쓰는 합사가 가장 좋은 상태로 이어지는 쪽이 목표입니다.
이 글은 농어 합사 호수를 장소 조건과 릴 성격으로 나누어 고르는 방법에 집중합니다.
합사 굵기를 정하는 첫 번째 축은 장소입니다.
물살이 매우 센 자리에서 구조물 가까이 붙은 농어를 한 번에 끌어내야 한다면 호수를 올립니다.
반대로 바람의 영향을 줄이고 농어에게 경계심을 덜 주려는 오픈 에어리어에서는 합사를 가늘게 갑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아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이 기준 하나만으로 호수를 정하면 같은 장소에서도 릴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그래서 장소를 정해 놓고 그 위에 릴의 성격을 한 번 더 겹쳐 보는 순서가 필요합니다.
뱅퀴시(Vanquish)는 가볍고 천천히 감으면서 작은 변화까지 손끝으로 읽는 감도형 릴입니다.
이런 릴에 굵은 합사를 감으면 릴이 가진 장점부터 깎입니다.
실제로 해 보면 1.2호를 감았을 때와 0.8호를 감았을 때의 차이가 손끝에서 바로 느껴집니다.
릴이 가볍고 로터 움직임이 매끄럽고 핸들 감김이 좋다는 것은 모두 감도를 위한 설계입니다.
합사가 이걸 막으면 비싼 릴을 사서 반쪽만 쓰는 셈입니다.
릴의 컨셉을 먼저 읽고, 그 장점이 가장 잘 살아나는 호수를 감아 보세요.
1.2호를 감으면 감도가 떨어집니다.
0.8호로 내리면 같은 릴이 다른 릴처럼 느껴집니다.
모든 릴에 가는 합사를 감는 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스텔라(Stella)처럼 몸통 강성이 좋고 기어 강도가 높은 릴에는
안정감 있게 버티는 낚시가 어울립니다.
이런 릴에 너무 가는 합사를 감으면 강성이 가진 쓸모가 줄어듭니다.
낮 낚시에서 25g 이상의 철판 바이브를 멀리 던져야 한다면 이야기가 더 분명해집니다.
힘껏 던져 가라앉히고 다시 힘 있게 감아 올려야 하는데
합사가 너무 가늘면 불안한 마음에 던지기가 조심스러워집니다.
이럴 때는 한 단계 올려서 마음 놓고 던질 수 있게 맞추면 됩니다.
강성형 릴에는 1.5호 안팎까지 올려 쓰기도 합니다.
2.5호처럼 굵은 합사는 거친 포말 연안 같은 특별한 자리에서나 쓰입니다.
합사를 가늘게 하는 이점 중 가장 큰 것은 감도입니다.
루어를 감을 때 손에 전해지는 느낌이 달라집니다.
물살이 센 곳에서 느린 곳으로 빠져나올 때의 변화도 더 선명하게 읽힙니다.
감도는 입질을 받는 순간에만 쓰이는 것이 아닙니다.
가늘게 쓰면 걸린 뒤에도 농어의 힘이 손에 그대로 올라와서 파이팅이 재미있어집니다.
메바링 로드로 일부러 농어를 노리는 낚시인이 있을 정도입니다.
70cm급이 걸리면 로드가 부러질까 걱정되지만, 그 긴장 자체가 매력입니다.
다만 한 마리를 놓치면 크게 후회하는 타입이라면 로드까지 약하게 갈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합사를 가늘게 해서 감도를 챙기는 쪽을 택하게 됩니다.
기본은 0.6호부터 1.0호 사이에서 고르고,
야간 오픈 에어리어에서 감도를 최대한 건져야 할 때는 0.6호까지 내립니다.
바람이 센 날에는 합사가 바람에 날려 루어가 엉뚱한 쪽으로 끌려갑니다.
특히 야간에 지나가야 할 코스가 있는데 합사가 휘어지면 그 길로 루어를 보낼 수 없습니다.
강풍이 부는 날 합사를 가늘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철판 바이브나 지그처럼 쑥 떨어뜨리고 감아 올리는 낚시는 바람 영향을 덜 받습니다.
문제는 합사가 길게 풀려 바람에 날리는 시간입니다.
에깅에서 쓰는 요령이 도움이 됩니다.
착수한 직후 날려 가기 전에 합사를 서둘러 물속에 담가 주세요.
그래도 던지는 순간부터 담글 때까지는 바람을 맞습니다.
이 짧은 시간의 영향을 줄이려고 합사를 가늘게 쓰는 겁니다.
가는 합사를 쓸수록 이득이 커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이득이 커지려면 FG노트에 자신이 있어야 합니다.
FG노트는 합사와 쇼크 리더를 이어 주는 결속법으로, 가는 합사일수록 매듭 솜씨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매듭에 자신이 있으면 호수를 한 단계씩 내려도 불안이 적습니다.
매듭이 불안하면 가는 합사의 이점을 누리기 전에 끊어질 걱정부터 앞섭니다.
호수를 내리기 전에 매듭 연습부터 하는 편이 오히려 빠릅니다.
굵은 합사의 이점은 단순합니다.
강도가 올라가니 마음이 놓이고, 구조물 앞에서 버틸 힘도 생깁니다.
이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압니다.
문제는 이 안심감만 믿고 한 가지 호수를 몇 달씩 바꾸지 않고 쓰는 습관입니다.
감도가 필요한 날에도, 바람이 센 날에도 같은 호수를 감고 나가면
왜 이 합사를 쓰는지가 점점 흐려집니다.
반대로 가는 합사는 감도와 바람 대응, 파이팅의 재미를 줍니다.
대신 매듭과 라인 관리에 신경을 더 써야 합니다.
굵은 쪽은 안정감을 얻고 가는 쪽은 감도를 얻는다고 정리하면 됩니다.
이 차이를 알고 장소마다 한 번씩 바꿔 보는 것만으로 낚시의 폭이 넓어집니다.
자리가 달라지면 같은 릴에도 다른 합사를 감게 됩니다.
탁 트인 항내나 하구 오픈 에어리어에서 감도를 건져야 하는 날에는
0.6호에서 0.8호 사이로 가늘게 가져가 보세요.
물살이 센 급류에서 구조물 가까이 붙은 농어를 끌어내야 한다면 호수를 올려 주세요.
릴 하나로 두 자리를 다 소화하려면 스풀을 바꿔 끼우는 방법이 편합니다.
감도형 릴을 쓰는 날과 강성 릴을 쓰는 날을 나눠도 됩니다.
어느 쪽이든 장소 조건을 먼저 정하고 릴 성격을 겹쳐 보는 순서는 그대로입니다.
농어는 30cm 이하는 놓아주셔야 하니 출조 전에 확인해 두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