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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어 상자를 열고 색부터 고르는
것이 가장 흔히 하는 판단입니다.
그런데 농어는 색을 확인하기 한참
전에 루어가 있다는 것부터 알아챕니다.
이 순서를 모른 채 루어만 바꾸면
같은 실수가 반복됩니다.
알리지 못한 루어는 아무리 맞는
색이어도 선택받지 못합니다.
못 낚는 시간이 길어지는 날일수록
이 순서가 거꾸로 되어 있을 때가 많습니다.
농어가 먹이를 먹는 순서를 기준으로
루어를 고르는 흐름을 정리했습니다.
이 글은 농어의 포식 순서와 측선,
시력과 색 구분을 중심으로 루어
선택 우선순위를 정리합니다.
아무리 루어 상자를 뒤져도 정답이
없는 날이 있습니다.
못 낚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어느
루어가 맞는지 고민이 깊어지고 상자
앞에서 시간만 흘러갑니다.
이럴 때 정말 필요한 것은 새
루어가 아니라 기본기입니다.
농어가 어떤 순서로 먹이를 먹는지,
몸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면 이
자리에서는 이 루어, 이 상황에서는
이 루어가 보입니다.
농어 낚시에서 낚일 확률을 가장
크게 깎는 것은 모르는 것입니다.
아는 것이 없으면 선택지 자체가 없습니다.
한 가지 루어만 반복하다가 물이
나빠지면 낚이지 않는 시간이
한없이 길어집니다.
포식 단계는 쉽게 말해 농어가 먹이를
발견하고 입에 넣기까지의 순서를 말합니다.
사람은 보고 나서 쫓고 먹는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 순서는 다릅니다.
먼저 알아채고, 쫓고, 마지막에 보고,
보고 나서 괜찮다 싶으면 먹습니다.
사람은 눈으로 본 것만 먹을 수 있습니다.
농어는 측선이라는 감각 기관이
발달해 있어서 눈보다 앞서 알아챕니다.
알아채는 단계가 가장 앞에 오고,
이 순서를 머릿속에 넣어 두면 뒤의
판단이 전부 쉬워집니다.
농어는 알아채고 쫓고 보고 먹습니다.
이 네 단계가 루어를 고르는 출발점입니다.
측선은 쉽게 말해 몸 옆면을 따라
있는 감각 기관으로, 다른 물고기나
물체가 움직이는 것을 느끼는 부분입니다.
사람의 피부가 바람을 느끼는
것과 비슷합니다.
농어는 이 측선이 특히 발달한
물고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시야가 막혀도 먹이가 움직이는
것은 알아챕니다.
바이브레이션의 진동이나 보빙의 흔들림,
롤링 같은 움직임을 눈에 안 보이는
상태에서도 감지합니다.
탁한 물에서 농어가 잘 낚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시각 정보가 약해지면 측선이
그만큼 더 일하고, 마지막의 보는
단계를 건너뛰고 알아챈 것만으로
루어까지 달려옵니다.
그러니 탁한 날에 물을 거의 움직이지
않는 화려한 색 루어만 믿어서는 곤란합니다.
스트럭처가 없는 오픈워터에서 파동이
약한 루어를 조용히 통과시키면
농어가 알아챌 가능성부터 떨어집니다.
실패의 원인은 색이 아니라 기척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같은 자리에서 진동이 있는 루어로
바꾸면 반응이 달라집니다.
농어의 시력은 방어류나 참치 같은 빠른
회유어보다 낮은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고 먹이를 못 먹는 물고기는 아닙니다.
농어는 먹이를 찾는 일도,
알아채는 반응도 빠릅니다.
입을 크게 벌려 빨아들이듯 먹기
때문에 먹는 일에는 능숙한 편입니다.
시력이 약한 쪽은 투명한 맑은
물에서 겨우 드러나는 정도입니다.
시력이 약하다고 해서 크기와 색을
정밀하게 맞춰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맑은 물에서 시력이 조금 떨어지는
정도의 차이일 뿐 먹이를 놓치는
물고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알아채고 달려오게 하는 것이
먼저라는 뜻에 가깝습니다.
사람은 빨강과 초록과 파랑 세 가지
빛으로 색을 봅니다.
물고기는 적색과 청색 쪽만 보인다고 합니다.
사람이 보는 초록이 빠져 있는 셈입니다.
색 종류를 아무리 다양하게 갖춰도
농어에게 모두 다르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효과가 어디까지인지는 의문입니다.
하지만 그날따라 이 색에만 반응하는
때가 있습니다.
이유는 자외선입니다.
자외선이 어떻게 닿느냐에 따라 같은
루어도 농어 눈에는 다르게 보입니다.
낮 게임에서는 햇빛의 자외선이,
밤 게임에서는 달빛이 그 몫을 합니다.
사람 눈에는 같은 루어인데 농어에게는
날마다 다른 루어가 되는 셈입니다.
색을 갖춰 두는 데에도 이유는 있지만,
그것은 맨 마지막 일입니다.
선택의 우선순위는 먹이 먹는
순서와 같습니다.
알아채게 하는 일이 먼저이고,
쫓게 하는 일이 그다음이며,
보여 주는 일은 맨 마지막입니다.
알아채게 하는 일은 루어의
움직임이 맡습니다.
보빙인지 롤링인지, 진동하는
바이브레이션인지, 직접 움직여 주는
동작인지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색은 마지막 확인 단계에서 비로소
의미가 생깁니다.
맑은 물에서는 마지막 보는 단계까지
거쳐야 먹으니 움직임과 색이 모두
시험대에 오릅니다.
탁한 물에서는 알아챈 것만으로
달려오니 파동이 거의 모든 일을 합니다.
두 물색의 차이는 여기서 갈립니다.
보는 단계는 가장 마지막이어서
반응시키기도 가장 어렵습니다.
그래서 낮 게임에서는 농어가 있을
만한 곳에서 액션을 넣어 리액션으로
먹이는 방법이 힘을 씁니다.
알아채고 쫓아오게 만들 틈 없이
순간적으로 입을 열게 하는 방식입니다.
오늘은 바람이 있으니 이런 움직임,
오늘은 물이 탁하니 이 정도 파동,
하고 순서대로 따져 보세요.
이렇게 이유를 알고 고른 날은 낚은
뒤에도 정보가 머리에 그대로 남습니다.
스트럭처 곁이든 탁 트인 오픈워터든,
하구든 방파제든 농어가 먹이를 먹는
순서는 같습니다.
먼저 알아채게 하고, 쫓게 하고,
마지막에 보여 주는 순서입니다.
오픈워터에서는 알아채게 하는 힘이
더 많이 필요하고, 스트럭처 곁에서는
한 자리에 머무르는 움직임이 힘을 씁니다.
탁한 날은 측선을 믿고 파동에
무게를 두세요.
낚은 날은 어떤 움직임에 물었는지
한 줄씩 머릿속에 남겨 두세요.
서랍이 하나씩 늘면 다음 출조의
선택이 달라집니다.
반대로 낚였다는 기쁨으로만 끝내면
같은 자리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게 됩니다.
농어는 30cm 이하는 놓아주셔야
하니 출조 전에 크기부터 기억해 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