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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돔 벽치기는 전용 로드가 있어야
시작할 수 있다고 여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다 로드 한 대 고르는 사이에
가을 시즌이 훌쩍 지나가 버리곤 합니다.
사실 집에 있는 볼락 루어 로드로도
벽치기는 충분히 됩니다.
다만 자리에 따라 되는 곳과 버거운 곳이 갈리고,
바람 부는 날에는 전용 로드와 차이가 벌어집니다.
그래서 로드 길이와 휨새,
배 사이 같은 좁은 자리의 한계를 기준으로
판단을 나눠 두었습니다.
이 글은 볼락 루어 로드로 하는 벽치기와
전용 로드와의 차이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벽치기에 쓸 로드로
시마노 소아레 SS(Shimano Soare SS) S800LT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해당 로드는 볼락 루어용으로 나온
부드러운 성향의 로드로 분류됩니다.
여기에 벽치기용 태고릴을 달고
홍합을 꿰어 벽을 따라 내리면 됩니다.
이 로드는 손에 쥐어 보면 낭창하다 싶을 만큼 부드럽습니다.
막상 감성돔이 걸리면
로드가 버트부터 크게 휘어 들어갑니다.
손으로 이만큼 억지로 구부리면
부러질 것 같아 겁이 날 정도입니다.
그런데 감성돔과 힘을 겨루는 중에는
아무리 휘어도 부러질 기미가 없습니다.
원래 벽치기 로드도
아주 부드러운 로드를 손봐서 쓰던 데서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부드러운 로드라면
벽치기는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부드럽다는 조건만 보면
아징 로드로도 벽치기는 됩니다.
문제는 길이입니다.
아징 로드는 벽치기에 쓰기엔 조금 짧습니다.
S800LT는 8피트(약 2.4m) 로드입니다.
1피트가 30cm쯤이니 2.4m 안팎이 나옵니다.
이 정도 길이만 되어도
벽 앞에 미끼를 내리는 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부드러운 아징 로드를 들고 나갔다가
길이가 모자라 벽 앞에서 불편을 겪는 일이 흔합니다.
로드가 짧으면
발 앞 벽에서 미끼를 띄워 내리는 폭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볼락 로드 중에서도
8피트 전후 길이를 먼저 골라 보세요.
남해나 서해 중남부의 발판 높은 방파제라면
이 길이가 무난합니다.
많이 걸어 보면 로드의 단단함에 따라
감성돔이 버티는 모습이 달라집니다.
부드러운 로드로 걸면
감성돔이 아래로 파고드는 힘이 약하게 나옵니다.
단단한 로드로 걸수록
감성돔은 바닥 쪽으로 세게 처박습니다.
벽치기는 발밑 벽 바로 앞에서
감성돔과 주고받는 낚시입니다.
감성돔이 아래로 덜 처박을수록
발 앞에서 힘겨루기를 끝내기가 수월해집니다.
버트부터 휘는 로드는
감성돔의 첫 돌진을 받아 주는 쪽입니다.
처음엔 로드가 너무 휘어 불안하지만
몇 번 걸어 보면 금방 익숙해집니다.
항구 안쪽을 걷다 보면
정박한 배와 배 사이 좁은 틈을 노릴 때가 있습니다.
이런 자리에서 감성돔이 걸리면
배 밑으로 파고들기 전에 빨리 띄워야 합니다.
볼락 로드로 걸었는데 감성돔이 배 밑으로 파고들면
로드만 크게 휘고 고개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
여기가 볼락 로드의 약점입니다.
부드러운 대신
강제로 띄우는 힘은 모자랍니다.
배 사이를 노린다면
농어 로드로 벽을 긁듯이 내리는 쪽이 낫습니다.
트인 방파제 벽이라면 볼락 로드로 충분합니다.
배 사이라면 농어 로드를 꺼내야 합니다.
벽치기 전용 로드인 긴지로(Ginjiro)와
볼락 로드를 나란히 놓고 보면 차이가 바로 보입니다.
첫 번째 가이드 위치부터 다르고,
전용 로드는 가이드가 두 개 더 붙어 있습니다.
라인 늘어짐은 쉽게 말해
원줄이 팽팽하지 않고 느슨하게 처진 상태를 말합니다.
가이드가 적은 루어 로드는
로드와 라인 사이가 넓게 벌어집니다.
전용 로드는 이 사이가 아주 좁고,
가이드가 많은 만큼 라인이 로드에 붙어 따라갑니다.
그래서 전용 로드는 라인이 잘 늘어지지 않습니다.
바람이 세게 불면 전용 로드도 조금은 늘어지지만,
다른 루어 로드와 견주면 차이가 큽니다.
입질을 라인으로 읽는 벽치기에서는
이 차이가 그대로 손에 옵니다.
볼락 로드로 벽치기에 재미를 붙이고 나면
결국 전용 로드가 욕심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라인이 로드에 붙어 가는 느낌은
한 번 써 보면 바로 알아챕니다.
S800LT는 상위 모델이라 값이 조금 나갑니다.
같은 계열에 BB라는 보급형 모델이 있습니다.
눈에 띄는 차이는 비틀림을 줄여 주는
하이퍼 X(Hyper X) 블랭크가 빠진 정도입니다.
세세한 부분은 다를 수 있지만
벽치기에 쓰기에는 보급형도 문제없습니다.
이 로드 하나로 할 수 있는 낚시도 넓습니다.
76cm급 농어도 올라오는 로드라서
락피쉬를 노릴 때나
갯지렁이 산란철 농어 낚시에도 두루 쓰입니다.
부드러운데 힘이 있어서
농어도 어렵지 않게 올라옵니다.
한 대로 여러 장르를 다니는 분이라면
벽치기용으로 따로 사기 전에
가진 로드부터 들고 나가 보세요.
벽이 곧게 트인 방파제라면
8피트급 볼락 로드에 태고릴만 달아도
감성돔 벽치기가 충분히 됩니다.
반대로 정박한 배 사이처럼 좁은 틈이라면
강제로 띄울 힘이 있는 농어 로드로 바꾸는 게 맞습니다.
바람이 계속 부는 날이 잦은 자리라면
그때가 전용 로드를 들일 때입니다.
가이드가 많아 라인이 덜 늘어지니
라인으로 입질을 읽기가 한결 쉬워집니다.
감성돔은 남해와 서해 중남부에서
가을부터 겨울까지 시즌이 이어집니다.
25cm 이하는 놓아주셔야 하고
5월 한 달은 금어기이니 확인하고 가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