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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기를 색과 무늬만 보고 고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면 바람 부는 날 가볍게 가라앉는 에기를 던져
바닥은 못 찍고 표층까지 떠밀려 오기 일쑤입니다.
에기를 고를 때 무엇부터 봐야 하는지
기준 두 가지를 먼저 잡아 두겠습니다.
다트가 넓은지 좁은지,
1m를 몇 초에 가라앉는지만 알면 됩니다.
가을 무늬오징어 시즌에는
얕은 여밭과 바람 부는 깊은 자리를 오가는 일이 잦아서
이 두 기준만 알아도 교체가 한결 쉬워집니다.
이 글은 에기의 다트 성향과
가라앉는 속도를 고르는 기준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에기 상자 하나만 열어 봐도
제조사도, 생김새도, 움직임도 제각각입니다.
폴링 각도나 다트가 끊기는 맛까지 따지면
끝이 없고 오히려 헷갈리기만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두 가지만 보시면 됩니다.
하나는 다트의 성향,
다른 하나는 에기가 가라앉는 속도입니다.
다트는 로드를 쳐 올렸을 때 에기가 좌우로
튀어 오르며 지그재그로 움직이는 동작을 말합니다.
이 두 가지만 머릿속에 넣어 두면
지금 상황에 어떤 에기가 맞을지
현장에서 스스로 떠올릴 수 있습니다.
다트 성향은 에기의 성격을 가장 크게 가르는 부분입니다.
야마시타 에기왕 라이브(EGI-OH LIVE)를 예로 들면,
쳐 올렸을 때 옆으로 넓게,
날카롭게 지그재그로 튀어 나가도록 만든 에기입니다.
움직임이 크고 화려하다 보니
멀리 있는 무늬오징어 눈에도 잘 띕니다.
무늬오징어가 먹이를 활발히 쫓아다니며
마구 덤비는 날이라면 이쪽이 유리합니다.
이럴 때는 눈에 먼저 띄는 에기가 이깁니다.
같은 회사의 에기왕 K(EGI-OH K)는
일부러 다트를 그만큼 넓지 않게 잡아 둔 에기입니다.
다트는 하되 각도가 적당히 좁고,
물을 깔끔하게 밀어내듯 움직입니다.
무늬오징어가 경계하거나 예민해져 있는데
먹이는 먹어야 하는 날이 있습니다.
이럴 때 너무 요란하게 튀는 에기는 오히려 부담이 되고,
움직임을 조금 누른 에기를 거리낌 없이 안아 줍니다.
다트 성향은 그 에기를 왜 만들었는지와 바로 이어지니
고를 때 첫 기준으로 보시면 됩니다.
줄 늘어짐으로 다트를 키우거나 줄이는 방법도 있지만
그건 에기 기본 움직임에 익숙해진 다음 일입니다.
활성이 좋으면 넓게 튀는 에기가 먹힙니다.
예민하면 좁게 미는 에기가 먹힙니다.
두 번째 기준은 에기가 가라앉는 속도입니다.
같은 시리즈라도 배 쪽 봉돌 크기가 달라서
1초에 얼마나 가라앉는지가 제품마다 정해져 있습니다.
기본이 되는 베이식 타입이 있고,
쉘로우 타입은 쉽게 말해 얕은 곳용으로
더 천천히 가라앉게 만든 에기입니다.
제품에 따라 더 느린 슈퍼 쉘로우도 있습니다.
3.5호 기준으로 베이식은 1m에 대략 3초,
쉘로우는 1m에 대략 6초가 걸립니다.
같은 자리에서 출발해도 가라앉는 속도가
두 배쯤 벌어진다고 보면 됩니다.
다만 제조사와 호수마다 더 잘게 나눠 둔 경우가 있어서
모든 에기에 똑같이 들어맞지는 않습니다.
어느 정도 무게가 있어 잘 가라앉는 에기는
에기가 라인을 끌고 내려갑니다.
그래서 낚시인 쪽에서도 줄을 팽팽하게 잡기 쉽고,
에기가 지금 어디까지 내려갔는지 손에 잘 옵니다.
멀리 잘 날아가고,
바람이 불어도 제대로 가라앉습니다.
바람이 세거나 조류가 있는 자리라면
힘 있는 베이식 타입 쪽이 훨씬 다루기 편합니다.
반대로 천천히 가라앉는 에기는
바닥을 찍기 어렵고 조류에 쉽게 밀립니다.
바람이 너무 세서 감각을 잃기 쉬운 날에는
베이식부터 꺼내 보세요.
바람 부는 날 아무 생각 없이 쉘로우를 던지면
바닥은 안 닿고 계속 흘러가다
표층까지 떠오르는 일이 생깁니다.
그렇다고 쉘로우가 쓸모없는 에기는 아닙니다.
무늬오징어도 에기가 먹을 만한지 한참 고민하며
툭툭 건드려 보다 겨우 안는 날이 있습니다.
이럴 때 베이식 속도로는 안기 전에 지나가 버리고,
쉘로우로 천천히 떨어뜨려 오래 보여 주는 쪽이 낫습니다.
가을에 자주 서게 되는 얕은 여밭에서도
천천히 가라앉는 쉘로우가 더 오래 눈앞에 머뭅니다.
손에 익기까지 시간은 걸리지만,
에기 상자에 한두 개는 꼭 넣어 다니세요.
바람이 정면에서 불고 수심이 있는 자리라면
베이식 타입으로 감각부터 지켜 두세요.
바닥을 확실히 찍고 다트를 쳐야
무늬오징어가 어느 층에 있는지도 가늠이 됩니다.
얕은 여밭으로 옮기면 그때는 쉘로우를 꺼냅니다.
급하게 가라앉힐 필요가 없으니
천천히 떨어뜨리며 오래 보여 주는 쪽이 낫습니다.
같은 자리에서도 반응이 없다면
넓은 다트에서 좁은 다트로,
베이식에서 쉘로우로 하나씩 바꿔 보세요.
이렇게 자리마다 골라 낸 에기로 올린 한 마리가
다음 출조에서 판단을 훨씬 빠르게 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