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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깅 릴을 고를 때
아연 기어라는 말만 보고
금방 망가질 릴로 단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월 1~2회 출조에 비해
한참 위 등급까지 예산을 올리게 됩니다.
이 글은 그 판단을 다시 세울 기준을 내놓습니다.
실제로 2년을 쓴 스피닝릴을 다시 돌려 보면
기어보다 몸통 구조와 보관 습관이
상태를 더 크게 갈라 놓습니다.
감기 느낌이 얼마나 변했는지,
보관 중에 릴이 왜 상하는지도 함께 짚었습니다.
이 글은 중급 에깅 릴의 바디 구조와
2년 사용 뒤 상태 판단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21 칼디아(Daiwa 21 Caldia)는
2021년 출시 후 지금까지 꾸준히 쓰이는
다이와(Daiwa)의 중급 스피닝릴입니다.
이 급의 릴에서 가장 먼저 볼 부분은
몸통을 어떻게 만들었느냐입니다.
모노코크 바디는 쉽게 말해
뚜껑을 나사로 덮지 않고
몸통을 한 덩어리로 만든 구조를 말합니다.
이음매가 없으니 힘을 받아도
몸통이 덜 휘고 덜 비틀립니다.
여기에 쓰인 소재가 자이온 V(Zaion V)입니다.
다이와 카본 수지 가운데
위에서 두 번째 등급에 해당합니다.
그 아래로도 수지 등급이 여럿 있는데,
샘플을 손으로 굽혀 비교해 보면
자이온 V는 확실히 단단하게 버팁니다.
2년을 쓰는 동안 바디 쪽에서
불안한 느낌이 든 적도 없었습니다.
카본 수지라 무게도 가볍습니다.
에기를 하루 종일 던지고 저킹하는 낚시라면
이 가벼움이 손목 부담으로 바로 이어집니다.
다이와 중급 릴은 아래부터
프림스, 칼디아, 루비아스 순으로 이어집니다.
세 모델을 나란히 놓으면
바디와 기어 두 곳에서 차이가 납니다.
프림스(Freams)도 자이온 V를 쓰지만
몸통이 모노코크가 아닙니다.
기어는 칼디아와 같은 아연 기어입니다.
반대로 루비아스(Luvias)는
한 단계 위 소재인 자이온으로 만든 모노코크에
초두랄루민 기어까지 들어갑니다.
결국 칼디아는 기어는 프림스와 같고
바디 구조는 루비아스 쪽에 가깝습니다.
몸통 구조 하나만으로도
아래 등급과 꽤 큰 간격이 벌어집니다.
프림스에서 넘어오면 바디가 단단해집니다.
루비아스로 올라가면 기어가 바뀝니다.
2년 쓴 릴을 꺼내 핸들을 천천히 돌려 보면
감기는 여전히 매끄럽고
소리도 크게 나지 않습니다.
다만 새로 샀을 때와 비교하면
조금 가볍고 사각거리는 느낌이 더해졌습니다.
이 부분은 세월이 지나며 생긴 변화로 보입니다.
여기서 감안할 점이 있습니다.
고급 릴을 자주 만지다 보면
손이 감기 느낌에 예민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런 기준을 빼고 처음 쥐어 보는 사람이라면
릴링감이 좋다고 말할 정도는 남아 있습니다.
사용 빈도도 함께 봐야 합니다.
일이 바빠 한 달에 1~2번,
휴가를 내면 몰아서 나가는 정도였습니다.
흠집도 거의 없이 깨끗하게 쓴 상태입니다.
퇴근 뒤 매일 나가는 분이 아니라면
이 결과를 그대로 참고해 보셔도 됩니다.
아연 기어 이야기가 나오면
불안해하는 낚시인이 꽤 많습니다.
릴을 여러 대 써 보지 않은 분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아연 기어란 아연 합금으로 깎은
릴 내부 구동 기어를 말합니다.
최근에 나온 방식이 아니라
릴 기어로 오래전부터 써 온 재질입니다.
수없이 돌아가는 회전에 버티는 강도가 있어서
지금도 이 급의 릴에 들어갑니다.
물론 닳고 상하는 정도만 보면
알루미늄 계열 금속이 더 낫습니다.
그런데 1~2년 썼다고 해서
감기가 덜컹거리거나
처음과 전혀 다른 릴이 되지는 않습니다.
아연 기어라는 이유만으로 2년 수명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쓰고, 씻고, 넣어 두는 일을
반복하는 동안에도 릴은 상합니다.
그냥 두기만 했는데
베어링이나 내부가 부식되는 일이
실제로 생깁니다.
이때 차이를 만드는 건
릴 전체의 방수 성능과 밀폐 수준입니다.
바닷물이 안으로 덜 들어가야
보관하는 동안 부식도 덜 진행됩니다.
칼디아는 집 안, 차 안 보관과
바다 낚시를 2년 동안 번갈아 거쳤습니다.
그러고도 지금처럼 쓸 수 있다는 건
방수 성능이 허술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릴 보관이 길어지는 비시즌에는
씻은 뒤 물기를 충분히 말려 두세요.
차 안에 넣어 둔 채 오래 방치하지 않는 것도
부식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다이와만 봐도 위로는
이그지스트(Exist)와 에어리티(Airity) 같은
상위 모델이 줄지어 있습니다.
돈을 더 쓰면 감기 느낌이 좋아지는 건 맞습니다.
문제는 필요한 만큼 충분한 릴이
어디서부터냐는 점입니다.
요즘은 칼디아 가격대에서
그 선을 넘는다고 보셔도 됩니다.
싸게 샀는데 금방 망가진다면 의미가 없겠지만,
2년 상태를 보면 그 걱정은 접어도 됩니다.
모델이 바뀌는 시기에는
기존 재고 가격이 내려가는 경우가 많아서
그때를 노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쉬운 점을 하나 꼽자면 기어입니다.
다음 모델에 두랄루민 기어가 들어가면
이 가격대에서 맞설 릴이 드물어질 겁니다.
중급 스피닝릴로서는
메인 릴로 써도, 예비 릴로 둬도 됩니다.
프림스에서 올라오면 고급기 감각을
처음 맛보는 입구가 되고,
루비아스까지 가면 그다음은 고민할 일이 적습니다.
매장에서 직접 핸들을 돌려 보고 정해 보세요.
무늬오징어 에깅은 남해와 제주,
동해 남부의 갯바위와 방파제가 주 무대입니다.
발밑까지 물보라가 치는 갯바위에서 쓴 날은
릴이 바닷물을 그만큼 더 뒤집어씁니다.
이런 날은 돌아오자마자 씻고
물기를 다 말린 뒤에 넣어 두세요.
발판이 높고 물이 덜 튀는 방파제라도
바닷바람에 묻은 염분은 그대로 남습니다.
자리와 상관없이 씻고 말리는 순서는 같게 가져가면
아연 기어 릴도 시즌을 몇 번 넘깁니다.
지금 같은 가을 에깅 시즌에
쓰던 릴이 수리에 들어갔다면
칼디아 급 한 대를 예비로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바디가 단단하고 가벼워서
메인 릴을 대신해도 손에 크게 어색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