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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스피닝릴을 고를 때
볼베어링 개수부터 세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그러다 보면 베어링 하나 적은 릴을 그냥 넘기고,
감기 느낌을 실제로 가르는 핸들 구조는
따져 보지도 못합니다.
아래에서는 그 판단 순서를 바로잡는 기준을 짚어 봅니다.
22 사하라와 21 나스키는 카탈로그 숫자가 거의 같아서
차이가 어디서 나는지 헷갈리기 쉽습니다.
실제로는 핸들 고정 방식, 방수 구조,
역회전 레버에서 성격이 갈립니다.
이 글은 두 릴의 구조 차이와
물보라 맞는 자리에 따른 선택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값이 낮은 급의 스피닝릴은
대부분 공회전식 핸들을 달고 나옵니다.
공회전식 핸들은 핸들 축이 바디를 꿰뚫고 지나가
반대쪽 캡에서 고정되는 방식을 말합니다.
문제는 축이 바디를 지나가려면
약간의 여유 틈이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 틈 때문에 핸들을 돌릴 때
덜컹거림이 어느 정도는 꼭 남습니다.
쓰기 어려울 만큼 나쁜 수준은 아니지만,
손에 남는 느낌은 분명 다릅니다.
나사식 핸들은 쉽게 말해
핸들을 안쪽 구동 기어의 나사에
바로 돌려 끼워 고정하는 방식입니다.
구동부에 직접 물리니까
소음과 덜컹거림이 줄고 회전이 고르게 이어집니다.
예전에는 이 구조가 있느냐 없느냐로
윗급과 아랫급이 갈렸는데,
21 나스키부터 저가 급에도 들어오기 시작했고
22 사하라가 그 흐름을 이어받았습니다.
같은 매장 진열대에
구형 사하라와 신형 사하라가 나란히 있으면
한 번 번갈아 감아 보세요.
나사식이라서 감기 느낌이 좋다는 말이
그대로 납득될 만큼 차이가 손에 옵니다.
의외인 점도 있습니다.
매장에서 돌려 보지 않고 상자째 집어 온 제품인데도
공회전 느낌이 기대보다 좋게 나옵니다.
매장에서 직접 골라 산 나스키보다
낫다 싶을 정도입니다.
감촉은 끈적하게 매끄러운 쪽보다
가볍고 산뜻하게 도는 쪽에 가깝습니다.
진열품을 만졌을 때보다도
실제로 산 릴 쪽이 더 부드럽게 돌아갑니다.
겉모습은 골드와 무광 건메탈을 섞은 색이고,
드랙 노브는 큼직한 모양으로 달려 있습니다.
시마노(Shimano) 라인업에서
22 사하라(Sahara)는 나스키 바로 아래,
21 나스키(Nasky)는 울테그라(Ultegra) 바로 아래 급입니다.
카탈로그만 보면 두 릴은 거의 같습니다.
기어비 5.0:1, 실용 드랙 3.5kg,
핸들 한 바퀴에 감기는 길이 73cm로 숫자가 겹칩니다.
눈에 띄는 차이는 볼베어링 수입니다.
나스키는 5개, 사하라는 4개이고
라인롤러 베어링은 둘 다 1개씩입니다.
분해도를 따라가 보면
빠진 한 개는 바디 안쪽이 아니라 핸들 노브에 있습니다.
내부 구동부 베어링 수는 같습니다.
나스키 노브는 한쪽이 볼베어링입니다.
사하라 노브는 양쪽 모두 수지 부싱입니다.
파도가 발밑까지 올라와
릴이 물보라를 자주 맞는 갯바위라면
방수 구조부터 따져야 합니다.
나스키에는 코어 프로텍트가 들어가 있습니다.
최신 방수 구조인 X 프로텍트보다
한 세대 앞선 방식이지만,
방수 처리를 거친 스피닝릴로 보면 됩니다.
사하라에는 이 코어 프로텍트가 없습니다.
방수가 아예 없는 건 아니어도
강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수준입니다.
물보라를 자주 맞는 자리에서 쓰면
방수 구조 유무가 그대로 마음 부담으로 바뀝니다.
나스키는 바닷물에도 잘 버티는 릴로 꼽힙니다.
반대로 물이 덜 튀는 잔잔한 자리라면
이 차이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요즘 스피닝릴에서 빠진 역회전 레버가
22 사하라에는 그대로 달려 있습니다.
역회전 레버는 핸들을 반대로 돌려
라인을 내줄 수 있게 하는 장치를 말합니다.
이 기능으로 라인을 다루는 낚시를 좋아하는 분들이
꾸준히 있고, 레버가 사라졌을 때
아쉽다는 목소리도 컸습니다.
다만 레버가 붙으면
그만큼 방수 면에서는 손해를 봅니다.
바디에 구멍과 부품이 하나 더 생기니까
물이 들어올 길도 늘어납니다.
사하라에 코어 프로텍트가 없는 것도
이 구조 차이와 이어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스키에는 역회전 레버가 없습니다.
이 급 스피닝릴은 라인롤러 주변 모양을 두고
라인이 걸려 끊긴다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아주 예전 모델 중에 같은 모양의 롤러에서
라인이 걸려 끊어지는 일이 실제로 있었고,
그 기억 때문에 지금도 꺼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같은 모양을 가진 나스키로
100번을 연달아 던져 보면
라인롤러 쪽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롤러 모양만 보고 미리 빼 버릴 이유는 크지 않습니다.
에깅용으로 쓴다면 2500번이 무난한 크기입니다.
라인을 감고 바다에서 써 볼 때도
롤러 주변에 라인이 걸리는지 한 번씩 살펴보세요.
남해나 제주 갯바위처럼
발밑까지 파도가 치고 물보라가 잦은 자리에서
무늬오징어 에깅을 다닌다면
방수 구조가 있는 나스키를 먼저 놓고 보세요.
값을 조금 더 쓸 수 있다면
울테그라까지 함께 따져 보는 편이 낫습니다.
반대로 물이 덜 튀는 방파제나 잔잔한 내만에서는
22 사하라만으로도 충분히 손이 갑니다.
역회전 레버로 라인을 내주며 다루는 낚시를 즐긴다면
자리와 상관없이 사하라 쪽이 편합니다.
세 릴 모두 잘 만든 릴이라
어느 쪽을 골라도 크게 실패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급 차이는 분명히 있으니
자주 서는 자리의 물보라 정도를 먼저 떠올려 보세요.
그 한 가지만 정해도 고르는 일이 훨씬 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