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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마노 로드라도
가이드 링이 토르자이트냐 SiC냐에 따라
쓰는 맛이 달라집니다.
그 차이를 만드는 건
흔히 아는 링 무게보다
링 안쪽 구멍 크기입니다.
특히 합사 매듭이 지나가는 작은 가이드에서는
이 차이가 캐스팅할 때마다 드러납니다.
그래서 이번 시마노 로드 가이드 사양 변경도
이 구멍 크기를 잣대로 따져 보면 판단이 쉬워집니다.
어떤 모델이 SiC로 바뀌는지,
배스 로드가 왜 더 민감한지도 순서대로 짚었습니다.
이 글은 토르자이트와 SiC 가이드의 차이와
배스 로드 구매 전 판단에 집중합니다.
시마노(Shimano)가 신제품을 발표하던 날,
로드 가이드 사양 변경 안내도
함께 올라왔습니다.
고가 루어 로드와 선상 로드 일부에 달던
후지공업(Fuji Kogyo)의 토르자이트(Torzite) 링을
SiC 링으로 바꾼다는 내용입니다.
문제는 부품 쪽에 있습니다.
원자재가 제때 들어오지 않으면서
토르자이트 링 생산량이 크게 줄었고,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넉넉하지 않습니다.
블랭크는 만들 수 있어도 가이드를 달지 못하면
로드는 완성품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시마노만의 일이 아니라
다른 로드 회사들도 같은 사정을 겪고 있습니다.
변경 후 제품은 새 상품 코드로 팔립니다.
판매점 쪽에는 SiC로 바뀐 몫만큼
로드 가격을 내린다는 안내가 갔다고 합니다.
가격은 그대로 두고 부품만 낮추는 식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변경 대상 목록을 열어 보면
송어 로드부터 배스 로드, 농어 로드까지
이름이 줄줄이 이어집니다.
유료 송어터용
카디프 에어리어 리미티드(Cardiff Area Limited),
농어 로드인 엑센스 제노스(Exsence Genos),
프리스타일 로드인 월드 샤우라(World Shaula)가
모두 들어가 있습니다.
배스 로드 쪽은 폭이 더 넓습니다.
포이즌 울티마(Poison Ultima) 시리즈는
최근 추가된 번수까지 SiC로 바뀌고,
포이즌 글로리어스(Poison Glorious)는
나온 지 얼마 안 된 시리즈인데도
대부분 번수가 목록에 올라 있습니다.
인기 번수인 2610L-S도 예외가 아닙니다.
배스 로드를 따로 짚는 데는 까닭이 있습니다.
가이드를 작게 단 로드일수록
링이 바뀌었을 때 영향이 크게 옵니다.
이 부분은 뒤에서 매듭 걸림과 함께 풀어 보겠습니다.
토르자이트 링은 쉽게 말해
후지공업 가이드 링 가운데 윗등급으로,
SiC보다 가볍고 감도가 좋은 링입니다.
등급이 높은 만큼 값도 SiC보다 비쌉니다.
감도가 좋으면
손끝에 오는 미세한 변화를
더 쉽게 알아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무게는 막상 따져 보면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링 한 개에 0.몇 g 정도라
가이드 열 개를 달아도
1g을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로드 전체로 보면 오차에 가까운 차이입니다.
링 무게만 보고 고르면 차이를 못 느낍니다.
링 크기까지 보고 고르면 차이가 보입니다.
토르자이트 링은
같은 번호 가이드에 달았을 때
링 안쪽 지름, 곧 내경이 SiC보다 큽니다.
같은 번호 가이드라면
토르자이트 쪽이 내경이 커서
한 단계 작은 프레임을 달 수 있습니다.
아주 단순하게 풀면 이렇습니다.
SiC 링 3번에서 나오는 내경을
토르자이트 링은 2번에서
비슷하게 낼 수 있다는 식입니다.
실제 수치는 이보다 복잡하지만
방향은 이렇게 잡아 두면 편합니다.
링이 한 단계 작아지면
링을 받치는 가이드 프레임도 같이 작아집니다.
그러면 링 무게 1g 남짓이 아니라
프레임까지 합쳐 로드가 가벼워집니다.
특히 로드 앞쪽 무게가 줄어드니
휘두를 때 느낌이 확 달라집니다.
요즘은 배스 낚시에서도
PE 합사를 쓰는 분이 많아졌습니다.
합사를 쓰면 리더와 묶는 매듭이 생기는데,
FG 노트든 다른 매듭이든 이 부분은 피할 수 없습니다.
합사를 써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가이드가 작으면 이 매듭이 링에 걸리면서
비거리가 줄고 심하면 캐스팅 중에 멈춰 버립니다.
마이크로 가이드는 작은 가이드를 촘촘히 달아
휘두르기 편하고, 다루기 쉽고,
캐스팅이 정확해지도록 만든 구성을 말합니다.
월드 샤우라처럼 배스 전용이 아닌 로드는
큰 가이드를 달지만,
배스 전용 로드는 점점 작아지는 흐름입니다.
가이드가 작으면 링 내경도 작아져서
라인이 빠져나갈 구멍이 좁아집니다.
여기에 링을 SiC로 바꾸면
같은 프레임이라도 구멍이 한 번 더 좁아집니다.
가이드가 작은 배스 전용 로드일수록
SiC 변경의 영향이 크게 옵니다.
게다가 포이즌 글로리어스나 울티마는
토르자이트 내경을 두고
라인이 잘 빠지도록 짰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링만 바꿨을 때 쓰는 맛이 달라질지는
직접 써 봐야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설계와 다른 부품이 들어간다는 점은
염두에 둘 만합니다.
토르자이트의 장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SiC보다 라인과의 마찰이 적어서
라인에 가는 부담이 줄고,
그만큼 비거리도 조금 늘어납니다.
그렇다고 SiC가 모자란 링은 아닙니다.
SiC 링은 토르자이트 아래 등급이지만
마찰열을 잘 식히고 더 단단한 링을 말합니다.
라인이 링에 쓸릴 때 생기는 열을 잘 흘려보내고,
단단한 만큼 링 자체도 튼튼합니다.
반대로 배스나 송어처럼
라인을 오래 끌고 달리지 않는 어종이라면
토르자이트 쪽이 더 잘 맞습니다.
두 링은 우열이 아니라
쓰임새가 다른 셈입니다.
국내 저수지나 댐에서
합사에 리더를 묶어 배스를 노린다면
가이드 크기부터 보는 게 먼저입니다.
마이크로 가이드를 단 배스 전용 로드는
SiC 버전에서 매듭 걸림이 더 신경 쓰입니다.
이런 로드라면 토르자이트 재고분을
먼저 찾아보는 쪽이 마음이 편합니다.
반대로 월드 샤우라처럼
큰 가이드를 단 프리스타일 로드는
링이 SiC로 바뀌어도 구멍에 여유가 남습니다.
배스부터 서해·남해 방파제 농어까지
한 대로 오가는 용도라면
SiC 버전이어도 매듭 걸림 부담이 덜합니다.
여기에 방어·부시리처럼
드랙을 길게 차고 나가는 어종까지 넘본다면
오히려 열에 강한 SiC 링이 든든한 편입니다.
로드 한 대를 어디까지 쓸지 먼저 정해 보세요.
그러면 토르자이트와 SiC 중
어느 쪽을 잡을지도 훨씬 자연스럽게 정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