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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가 합쳐지는 자리에서 바람까지 불면
밑밥이 채비보다 먼저 흘러가 버리는 일이 잦습니다.
그러면 벵에돔이 모여든 자리에 정작 채비가 닿을 때는
밑밥이 이미 지나간 뒤라 입질이 이어지지 않습니다.
이런 자리일수록 밑밥을 어디로 흘리느냐가 조과를 가릅니다.
채비를 어디에 넣고 밑밥을 언제 얼마나 늦게 칠지,
입질이 오면 어떻게 읽고 챔질할지,
층이 깊어졌을 때 봉돌은 어떻게 더할지까지 순서를 세워 두었습니다.
이 글은 조류가 합쳐지는 자리의 밑밥 흐름과 미끼 꽂기, 입질 읽기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로드는 1호 5.3m, 릴은 3000번입니다.
1호치고 꽤 강한 로드인데,
로드를 시원하게 휘어 가며 낚으려는 구성입니다.
원줄과 목줄은 둘 다 2호를 씁니다.
바람이 불고 바다를 보니 조류도 잘 가는 자리라서
목줄을 길게 잡고 원줄에 바로 이어 줍니다.
목줄 위에는 찌멈춤 매듭을 묶고 구슬을 끼운 뒤
0.5호 M 사이즈 찌를 스토퍼로 고정합니다.
봉돌은 달지 않고 바늘은 벵에돔 바늘 6호입니다.
새우 미끼(크릴)는 머리를 손으로 눌러 으깬 다음
그 속으로 바늘 끝을 넣습니다.
꼬리도 떼지 않고 통째로 씁니다.
이렇게 하면 바늘이 머리 속에 묻히기 쉽습니다.
머리 껍질이 잡아 주는 덕에
생각보다 바늘이 잘 빠지지 않습니다.
모양이 우산을 쓴 것처럼 되어서
조류를 받으면 하늘거리며 천천히 내려갑니다.
이 꽂기가 정답은 아니라서 여러 방식을 번갈아 시험해 보세요.
그날의 주 대상이 벵에돔이라
미끼를 삼켜도 괜찮다 싶어 하늘거리는 쪽을 골랐습니다.
조류가 합쳐지는 지점에 채비를 바로 던지고
그 위에 밑밥을 치면 둘이 같이 가라앉아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밑밥이 흘러가는 속도가 더 빨라서
채비를 앞질러 가는 일이 생깁니다.
그러면 가장 좋은 자리에서 밑밥과 채비가 서로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조류에서 한참 벗어난 물살이 느슨한 쪽으로 채비를 넣습니다.
채비는 그쪽에서 훨씬 쉽게 어우러집니다.
밑밥은 채비 뒤로 따라오게 칩니다.
채비가 한곳에 머물다 아래로 들어가려는 자리에
첫 번째 밑밥과 두 번째 밑밥이 차례로 들어옵니다.
찌가 쓱 들어가는 입질은 찌를 보고 챕니다.
채비가 아래로 들어간 뒤에 오는 입질은 라인으로 읽습니다.
합류점 바깥쪽 깊은 곳으로 내려가면
라인으로만 입질을 잡아야 합니다.
조류가 막 움직이는 때에 채비가 조용히 어우러져 들어가면,
조류에 계속 빨려 들어가는 채비가
로드 끝까지 원줄을 끌고 가는 입질이 옵니다.
바늘 빠짐이 잦았던 때는
원줄이 로드 끝까지 끌려간 뒤에도 10초쯤 참았습니다.
그다음 챔질하니 바늘이 제대로 박혔습니다.
30cm를 갓 넘는 중형도 힘을 쓰며 대항하는 컨디션이었습니다.
눈앞까지 형태가 보이던 큰 놈을 놓친 적도 있습니다.
바늘이 빠진 뒤에야 좀 더 부드럽게 다룰 걸 하고 깨닫게 됩니다.
굵은 벵에돔일수록 끌어당기는 힘을 한 박자 늦춰 주세요.
위에서 입질이 없어지면 노릴 층이 깊어졌다고 봅니다.
이때 봉돌을 하나 더 달아
느슨해진 조류 속을 계속 가라앉혀 갑니다.
봉돌을 더해 채비를 바꾸고 층을 잡아 보려던 참에
40cm쯤 되는 묵직한 입질이 들어왔습니다.
조류가 빠르게 흐르는 한가운데보다
느슨한 쪽에서 입질이 나오는 모습이 뚜렷했습니다.
밑밥을 쓰는 양과 방식에 따라 노리는 층이 달라지고,
입질이 나오는 자리도 함께 옮겨 갑니다.
그러니 같은 자리에서도 시간이 지나면 층과 자리를 다시 잡아야 합니다.
같은 구역이라도 한 달쯤 간격을 두고 가 보면
벵에돔의 체형이 확연히 달라져 있습니다.
몸이 둥글어질수록 굵은 벵에돔이 늘어나는 흐름입니다.
흐름 속에서 먹는 느낌은 적습니다.
느슨한 자리에서는 밑밥이 남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밑밥을 만들 때 오래 반죽하지 않았는데도
VSP는 가볍게 섞기만 하면 단단히 뭉칩니다.
쉽게 말해 바람 속에서도 흩어지지 않고 날아가는 집어제입니다.
정성을 들여 시간을 들이며 반죽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다만 현장에서는 좁은 밑밥통 안에서 쓱쓱 섞어
그대로 쓰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뭉침이 잘 되는 집어제는 큰 도움이 됩니다.
센 바람에도 밑밥이 한 덩어리로 날아가서
원하는 자리에 정확히 닿습니다.
조류가 합쳐지는 자리가 아니라도
물살이 빠른 곳에서는 같은 순서를 씁니다.
채비는 물살이 느슨한 쪽에서 먼저 넣고,
밑밥은 그 뒤에서 따라오게 칩니다.
흐름이 센 날이라면 목줄을 조금 더 길게 잡으세요.
채비가 조류를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가서
밑밥과 만나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바람이 강하고 몸이 편한 날씨가 아니어도
자리를 지키며 버티다 보면
굵은 벵에돔이 올라오는 때가 있습니다.
조류 속 입질이 끊겼을 때는 느슨한 쪽부터 다시 살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