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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고기도 많고 큰 농어까지 눈에 보이니
처음부터 정면 명암 경계만 천천히 훑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면 영리한 큰 농어는 따라오기만 하고
시간만 흘러갑니다.
눈에 보이는 고기를 어디에 어떻게 넣어야 입을 여는지
지형 조건부터 순서대로 짚어 보겠습니다.
하폭이 40~50m쯤 되는 교각 자리처럼
좁고 사람 손을 탄 곳일수록 캐스팅 한 번이 중요합니다.
이 글은 교각이 있는 하천의 호안 지형과
비 오는 날 서는 자리 판단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가을 밤 하천을 네 시간쯤 걸어 다니며 먹이고기를 찾다 보면
먹이고기도 많고 큰 농어까지 보이는 자리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조건만 보면 더없이 좋은 자리입니다.
그런데 이런 자리의 큰 농어는 머리가 좋습니다.
여러 번 접근해도 따라올 뿐 물지 않는 일이 흔한데,
사람 손을 타서인지 이유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확실한 것은 먹이고기와 고기가 보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흐름, 비, 탁도, 바람, 물때처럼
한 번 더 밀어 주는 조건이 겹쳐야 입이 열립니다.
하폭이 40~50m쯤 되는 교각 자리가 있습니다.
가볍게 캐스팅해도 반대편 기슭에 닿는 폭입니다.
사리 무렵 밀물이 들어오는 시간대를 떠올려 보겠습니다.
상류에서 비로 물이 불어난 하천은
밀물인데도 강물이 계속 아래로 밀고 내려옵니다.
바닷물이 거꾸로 올라올 것이라 짐작하면 서는 자리부터 어긋납니다.
이럴 때는 상류 쪽에 서야 합니다.
그래야 루어가 흐름을 타고 교각 사이로 흘러 들어갑니다.
발밑에서 물이 어느 쪽으로 흐르는지부터 확인하세요.
발밑을 내려다보면 양쪽 호안에 가늘게 난 틈새가 보입니다.
폭 1~2m쯤 되는 라인으로 이어진 이 틈새는
간조 때 물이 빠져 드러납니다.
농어는 늘 이 틈새에 붙어 있습니다.
교각 안쪽에서 보일이 나는 일은 거의 없고,
첨벙 소리가 나는 곳도 틈새 쪽입니다.
가장 나올 법한 교각 그림자의 명암 경계를 천천히 훑으면
반응이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눈에 띄는 교각 대신 틈새로 루어를 넣어야 하는 자리입니다.
플로팅 미노우로 시작해 싱킹 미노우로 바꾸고,
그래도 안 나오면 바이브레이션을 거쳐
교각 밖 넓은 수역으로 옮기는 순서를 짜 볼 수 있습니다.
두 번 던질 때마다 한 번꼴로 루어를 바꾸며 천천히 흘려도
고기는 보이는데 나오지 않는 날이 있습니다.
이런 자리에서는 루어를 자주 바꾸는 것만으로 모자랍니다.
같은 속도로 같은 방식으로 흘리면
루어 종류를 바꿔도 농어에게는 똑같은 신호가 갑니다.
바꿔야 할 것은 루어보다 속도와 동작입니다.
정면이 보름달 빛에 환한 밤에는
명암 경계를 천천히 흘리는 방식으로 반응이 없었습니다.
이럴 때는 리액션 바이트 쪽으로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리액션 바이트는 쉽게 말해
천천히 보여 주는 대신 짧은 순간에 반사적으로 물게 만드는 입질입니다.
상류로 던져 보통 속도로 감으면
루어가 전혀 헤엄치지 못하고 그대로 떠내려갑니다.
텐션을 세게 걸고 확 감은 뒤 잠깐 멈추고 흘려 보내자 입질이 왔습니다.
나온 고기는 교각 안쪽이 아니라
호안 틈새 가장자리에서 의욕 있게 바깥으로 나와 있던 농어입니다.
크기는 65cm 안팎으로, 런커와 미터급이 많은 이 다리에서는 작은 편입니다.
이 입질은 어려운 기술보다 지형을 알고 있었기에 나왔습니다.
작은 다리 아래 큰 농어는 캐스팅 한 번으로 줍는 낚시가 되어야 합니다.
막무가내로 루어를 계속 통과시키면 농어가 학습해서
가라앉아 버리고 맙니다.
수위가 낮은 간조에 호안과 바닥의 변화를 눈에 익혀 두면
어디에 루어를 넣을지 보입니다.
바다라면 해도에서 수심 변화를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낚시하는 시간 말고도 먹이고기를 찾는 시간,
지형 변화를 보는 시간을 따로 써 보세요.
탁도가 들어와야 큰 농어가 먹는 자리가 있다는 점도
이렇게 다니다 보면 알게 됩니다.
교각이 없는 자리에서도 순서는 같습니다.
수위가 낮은 간조 때 한 번 가서
호안의 틈, 경사, 구조물 경계를 눈에 익혀 두세요.
그 지형이 머릿속에 있으면
비 오는 날 물이 어느 쪽으로 흐르는지에 맞춰
서는 자리와 루어를 넣을 곳이 저절로 정해집니다.
서해 하구의 다리 아래나 남해 방파제의 구조물 경계도
같은 방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눈에 띄는 명암 경계에서 반응이 없다면
호안과 구조물의 틈 쪽으로 눈을 돌리세요.
농어는 30cm 이하는 놓아주셔야 하니 출조 전에 확인하고 가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