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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질이 없는 갯바위에서 채비만 이리저리 바꾸며
한 자리를 끝까지 지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장마철에는 자리에 따라 활성이 뚜렷하게 갈려서
미끼가 그대로 올라오는 자리에서는 시간만 흘러갑니다.
같은 날이라도 자리만 옮기면
상황이 확 달라지는 경우가 있고, 그 차이가 조과를 가릅니다.
언제 자리를 떠나야 하는지,
옮긴 뒤에는 무엇 하나만 바꾸면 되는지
그 판단 기준을 차례대로 짚어 봅니다.
이 글은 장마철 갯바위 벵에돔 찌낚시의
포인트 이동 판단과 봉돌 조정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장마철 갯바위 채비는 시마노(Shimano) 스피닝릴 1700번에
갯바위 대를 맞추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원줄에 찌고무를 끼우고,
목줄은 한 발에서 두 발쯤 잡아 직결합니다.
그 끝에 바늘을 묶으면 채비가 끝납니다.
이 정도로 단순해도 충분합니다.
밑밥은 쌀겨와 빵가루, 새우를 섞어 만듭니다.
섞은 뒤에는 냄새부터 맡아 보세요.
미끼는 생 새우를 그냥 바늘에 끼워 씁니다.
조금 전까지 비가 내리고 맞바람이 부는 갯바위에 서면
채비를 던지고 다루기부터 까다롭습니다.
조류는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완만하게 흐르는데
막상 던져 보면 물이 그렇게 많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첫 투부터 미끼가 그대로 남아서 올라옵니다.
한참 지나 겨우 입질이 오지만
올라오는 건 손을 지저분하게 만드는 잡어와
작은 씨알뿐입니다.
같은 자리에서 계속 이런 반응이 이어지면
채비를 만지기 전에 자리 자체를 의심해 볼 때입니다.
입질이 없을 때는 채비를 이리저리 바꾸기보다
포인트를 과감하게 옮기는 쪽이 낫습니다.
특히 장마철에는 이 판단이 더 잘 먹힙니다.
겨울과 달리 장마철에는
활성이 높은 자리와 낮은 자리가 뚜렷하게 갈립니다.
활성은 쉽게 말해 벵에돔이 먹이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반응하느냐를 말합니다.
같은 갯바위라도 자리에 따라 그 차이가 나타납니다.
그래서 한 자리를 고집하기보다
활성이 높은 자리를 찾아 움직이는 게 득책입니다.
자리를 옮기고 나면 바람이 한쪽으로 완만하게 불고
그 방향이 조류와 반대인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G6 봉돌 하나를 더 달아 줍니다.
G6는 아주 작은 크기의 봉돌을 말합니다.
봉돌 하나를 더하면
채비가 물에 안착한 다음에 입질이 들어옵니다.
조류가 조금 움직이기 시작하는 때와 겹치기도 합니다.
이 한 개의 봉돌 차이로 결과가 갈립니다.
채비가 안착하자 벵에돔이 연달아 나옵니다.
첫 자리에서 작은 씨알과 잡어만 만나던 것과 달리
36cm급이 올라오고, 이어서 또 물어 줍니다.
자리 하나 옮겼을 뿐인데 반응이 이렇게 달라집니다.
당기는 힘도 좋아서 손맛이 확실합니다.
물 위로 끌어내다가 한 마리를 떨어뜨리기도 하니
마지막 순간까지 라인을 팽팽하게 두세요.
벵에돔 말고도 이것저것 올라옵니다.
37cm 벤자리가 나오고 곧이어 또 벤자리가 물어 줍니다.
독가시치가 올라오면 그대로 놓아줍니다.
마지막에는 목줄이 쉽게 끊기지 않는 큰 녀석이 걸려
좀처럼 올라오지 않고 버팁니다.
벵에돔인 줄 알고 당겼는데 다른 고기였던 경우도 있어서
올라오기 전까지는 방심할 수 없습니다.
힘이 남아 있는 상태라 뜰채를 쓰고서야 올라오는데
올려 놓고 보면 제법 큰 녀석입니다.
갯바위가 여러 곳 이어진 남해나 제주권에서는
한 곳이 막히면 다른 자리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옮긴 자리에서는 먼저 바람 방향과 조류 방향을 맞춰 보세요.
둘이 반대라면 봉돌부터 한 단계 조정하고
채비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기다리면 됩니다.
입질이 붙기 전에 채비를 이것저것 바꾸지는 마세요.
남해 갯바위는 조류가 센 편이라
바람과 조류 방향을 같이 보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벵에돔은 5~10월, 초여름부터 가을까지가 중심 시즌입니다.
이 시기 안에서도 장마철은 자리 차이가 크게 나타나니
미끼가 그대로 올라오는 갯바위에서는 미련을 두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