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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랭크베이트도 웜 낚시처럼
빳빳한 카본 로드 하나로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커버 옆에서 들어온 입질이
바늘에 걸리기 전에 튕겨 나갑니다.
겨우 걸어도 발 앞까지 끌고 와서 빠지는 일이 잦아집니다.
그래서 소재부터 기준을 세워 두는 게 좋습니다.
글라스는 입질을 잘 태우는 대신
밑걸림과 무딘 감도라는 약점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그 약점을 카본으로 덜어 낸 것이 컴포지트 로드입니다.
이 글은 배스 크랭크베이트와 탑워터에 맞는
글라스 컴포지트 로드의 장단점과 길이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배스 로드는 대부분 카본으로 만듭니다.
카본과 함께 쓰이는 또 하나의 소재가 글라스이고,
두 소재는 성격이 거의 반대입니다.
퓨어 글라스 로드는
글라스 소재 100%로 만든 로드를 말합니다.
여기에 카본을 섞어 만든 것이
글라스 컴포지트 로드입니다.
글라스는 카본보다 무른 소재라서
카본 로드가 빳빳하다면
글라스 로드는 낭창하게 늘어지는 느낌입니다.
카본은 감도가 좋고 챔질 힘이 바로 전해집니다.
그래서 바늘을 배스 입에 깊게 박아 넣기 좋습니다.
바닥을 더듬는 채비나
커버에 던져 넣는 웜 낚시는 카본이 맞습니다.
반대로 감는 루어처럼 입질을 받아 내야 하는 낚시는
글라스 쪽 성격이 더 잘 맞습니다.
카본은 입질을 바늘로 꿰뚫습니다.
글라스는 입질을 받아서 태웁니다.
루어를 멀리 던져 릴을 감다가
배스가 세게 물면 그대로 걸려 주는 로드가 있습니다.
감는 루어를 쓸 때 바라는 건 바로 이런 로드입니다.
글라스가 여기에 잘 맞는 건 휘는 성질 때문입니다.
입질이 들어오는 순간 로드가 먼저 휘어서
배스가 루어를 문 채로 따라오게 해 줍니다.
빳빳한 로드는 그 순간 루어를 튕겨 내기 쉽고,
결과적으로 짧게 문 입질을 놓칩니다.
감는 루어를 쓰다 보면
발 앞에서 문 배스가 안 걸린 적이 있으실 겁니다.
걸렸다가 금방 빠지는 일도 많이 겪는 상황입니다.
글라스 컴포지트 로드는 이런 털림을 줄여 주고,
짧게 건드리고 가는 숏바이트도 제대로 태워 줍니다.
크랭크베이트를 트인 물에서 그냥 감기보다
커버 가장자리나 커버 속을 긁고 지나가게 쓰는 일이 많습니다.
이런 커버 크랭킹에서는 이 장점이 더 커집니다.
크랭크베이트가 몸을 떨며 파고들다가
물속 나무나 장애물에 부딪히는 순간이 있습니다.
커버 크랭킹에서는 이 순간이 계속 반복됩니다.
이때 로드가 쉽게 휘어 들어가면
크랭크베이트가 장애물을 타고 넘지 못합니다.
그리고 바늘이 그대로 커버에 박혀 버립니다.
글라스 로드는 잘 휘는 로드라서
이 밑걸림 위험이 높아집니다.
실제로 퓨어 글라스 로드로 커버를 돌아 보면
밑걸림이 끊이지 않습니다.
크랭크베이트가 장애물에 닿기만 해도
로드가 바로 꺾여 들어가 버립니다.
입질을 태우는 장점이
커버 앞에서는 그대로 약점이 되는 셈입니다.
커버가 많은 자리일수록
글라스 비율이 너무 높은 로드는 부담이 커집니다.
글라스 로드의 또 다른 약점은 감도입니다.
크랭크베이트가 바닥에 닿는 느낌조차
손에 잘 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바닥 지형을 읽어 가며 감아야 하는 자리에서는
이 차이가 꽤 크게 느껴집니다.
캐스팅도 다릅니다.
좋은 의미로 부드러운 로드라서
던질 때 로드가 천천히 휘었다가 펴집니다.
날카롭게 끊어 던지는 맛은
카본 로드가 확실히 앞섭니다.
처음 글라스 로드를 휘둘러 보면
로드가 한 박자 늦게 따라오는 느낌에 다들 당황합니다.
무게도 따져 봐야 합니다.
같은 크기로 만들면 카본보다 글라스가 무거워서
하루 종일 감다 보면 손목에 부담이 쌓입니다.
바닥을 노리는 웜 채비에는
글라스 컴포지트가 그리 어울리지 않는 이유입니다.
글라스 컴포지트 로드는 카본과 글라스를
어떤 비율로 섞었는지가 성격을 가릅니다.
이 비율은 보통 카본 함유율로 적혀 있습니다.
카본 함유율 65%라고 적혀 있다면
나머지 35%가 글라스입니다.
카본 로드처럼 보이는 제품 중에도
카본 함유율이 99%로 표기된 것이 있습니다.
이 경우 남은 1%가 글라스입니다.
잘 휘는 부드러운 성향으로 소개되는 로드들은
이렇게 어느 정도 글라스가 섞여 있다고 보면 됩니다.
시마노 반탐처럼 부드럽게 휘는 성향의 시리즈도
글라스를 어느 정도 섞어 그런 휨새를 냅니다.
섞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글라스의 무게와 무딘 감도를 카본으로 덜어 내고,
입질을 태우는 휨새는 남겨 두려는 겁니다.
로드를 고를 때 스펙표의 함유율 한 줄만 봐도
그 로드가 어느 쪽에 가까운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시마노 조디아스(Zodias) 170M-G는
7피트(약 2.1m) 글라스 로드입니다.
글라스 로드의 맛을 알게 해 준 로드지만
길이가 길어서 다루기가 불편하다는 게 흠이었습니다.
여러 글라스 로드를 찾아 써 봐도
대부분 길이 쪽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워킹 낚시에서 긴 로드는
멀리 던지기 좋다는 장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도 감는 루어와 탑워터를 함께 쓰기엔
조금 더 짧은 길이가 필요했습니다.
탑워터 루어를 움직일 때도
로드가 부드럽게 휘어 주면 루어 움직임이 좋아집니다.
다만 7피트쯤 되면 조작이 둔해지니
6피트 4인치(약 1.9m) 전후가 알맞습니다.
시마노 반탐(Bantam) 164ML-G가 그 예입니다.
던질 때는 글라스인 걸 잊을 만큼 경쾌합니다.
그런데 배스가 걸리면 로드가 깊게 휘어 들어가며
글라스의 장점을 그대로 보여 줍니다.
지금은 단종된 모델이라
짧은 글라스 컴포지트 로드는 고를 폭이 좁은 편입니다.
넓게 트인 물에서 크랭크베이트를 멀리 던져
감아 오는 자리라면 긴 로드가 유리합니다.
연안에서 한 번에 멀리 보내는 게
그만큼 편해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물속 나무나 장애물이 많은 자리는 사정이 다릅니다.
커버를 옆에 끼고 짧게 던져 넣는 곳에서는
6피트 4인치 전후의 짧은 컴포지트가 다루기 편합니다.
탑워터를 함께 쓸 때도 이 길이가 조작이 가볍습니다.
로드 끝으로 루어를 자주 움직여야 하는 낚시라
길이가 짧을수록 손목 움직임이 루어까지 잘 전해집니다.
커버를 노리는 날일수록
퓨어 글라스보다 카본이 섞인 로드를 챙겨 보세요.
입질은 태우고 밑걸림은 덜 겪는 균형이
커버 크랭킹의 하루를 편하게 만들어 줍니다.
바닥을 더듬는 웜 낚시로 넘어갈 때는
카본 로드로 바꿔 드는 것까지 한 세트로 생각해 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