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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T 에깅 로드를 감도 좋은 튜블러 로드쯤으로
생각하고 고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들고 나가면
손에 오는 신호의 결이 전혀 다릅니다.
끝부분이 금속이라 아주 작은 무게 변화에도
초릿대가 먼저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처음엔 바람에 떨린 라인과
무늬오징어 입질을 가려내지 못합니다.
어떤 자리에서 SMT가 힘을 쓰고
어떤 자리에서 짐이 되는지,
그 판단 기준부터 잡아 두는 게 맞습니다.
이 글은 SMT 에깅 로드의 하중 변화 감도와
자리·바람에 따른 쓰임새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SMT(Super Metal Top)는 쉽게 말해
형상기억 티타늄 합금 심을 넣은
금속 솔리드 초릿대를 말합니다.
다이와 에메랄다스 스토이스트 ST 88ML(Daiwa Emeraldas Stoist ST 88ML)처럼
상급 에깅 로드에 주로 들어가며,
끝부분만 은색으로 반짝여서 금방 알아봅니다.
카본 솔리드와 비교하면
아주 작은 부하에도 초릿대가 깊게 들어갑니다.
반대로 부하가 빠지면 돌아오는 속도도 무척 빠릅니다.
많이 들어가고 많이 돌아오는 초릿대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이 성질 덕분에 하중 변화가 손에 잘 옵니다.
조류가 에기를 어느 쪽으로 끌고 가는지,
무늬오징어가 건드렸다 놓는 순간 무게가 빠지는지가
초릿대 움직임으로 바로 드러납니다.
물속 상황이 바뀌면 그 변화가 곧장 보이니까
작은 위화감도 놓치지 않게 됩니다.
500ml 페트병에 14g 봉돌을 달아 물에 띄우면
병이 천천히 가라앉으며 라인을 끌고 갑니다.
무늬오징어가 에기를 들고 가는 입질과 비슷한 모양입니다.
그러다 바닥에 닿는 순간
라인에 걸려 있던 무게가 한순간에 사라집니다.
이 장치를 두고 8피트 1인치(약 2.5m) 튜블러 로드와
8피트 8인치(약 2.6m) SMT 로드를 나란히 세워 보면
차이가 한눈에 보입니다.
튜블러는 에깅 로드로 치면 ML 정도의
초릿대가 잘 들어가는 편인데도,
SMT 쪽 초릿대가 늘 먼저 반응합니다.
무게가 실릴 때 먼저 들어가고,
무게가 빠질 때도 먼저 튀어 오릅니다.
라인 풀림 입질은 무늬오징어가 에기를 안으면서
팽팽하던 라인이 순간 느슨해지는 입질을 말합니다.
무늬오징어 입질은 힘차게 끌고 가는 것만 있는 게 아니라서,
천천히 무게가 얹히거나 살짝 치고 가는 입질도 많습니다.
이런 약한 신호가 잦은 바닥권이라면
SMT가 확실히 한발 앞섭니다.
속이 빈 튜블러 로드는
진동이 블랭크를 타고 손목까지 잘 울립니다.
그래서 손에 바로 울려 오는 감도만 놓고 보면
튜블러 쪽이 조금 앞선다고 봐야 합니다.
다만 SMT는 초릿대 끝에
금속 부품이 달린 것과 비슷한 구조입니다.
무게가 끝으로 살짝 쏠리고,
작은 변화에도 초릿대가 잘게 떨면서
신호를 키워서 보여 줍니다.
요즘 ST 모델은 전체 무게를 많이 줄여서
앞쏠림이 크게 거슬리지는 않습니다.
처음 몇 번은 이 떨림이 낯설어서
다들 헷갈려합니다.
몇 번 써 보면 이런 식으로 입질이 나온다는 감이
금방 손에 붙습니다.
튜블러는 입질을 손으로 울려서 알려 줍니다.
SMT는 입질을 눈앞의 초릿대로 키워서 알려 줍니다.
SMT는 아주 작은 변화까지 잡아내려는 초릿대라서,
자리와 바람에 따라 장점이 단점으로 바뀝니다.
파도가 라인을 덮치거나
바람에 라인이 떨리기만 해도
무늬오징어 입질처럼 초릿대가 움직입니다.
바람이 조금 부는 정도까지는 문제없이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수면에 물보라가 날릴 만큼 강풍이 불면,
바람을 받은 라인 무게만으로
초릿대가 들어가 버립니다.
이때는 감도가 높은 게 오히려 시끄러운 신호가 됩니다.
이런 날은 서는 자리부터 바꿔 보세요.
바람을 덜 받는 쪽으로 발판을 옮기고,
로드 끝을 수면 가까이 내려 라인이 바람을 덜 타게 합니다.
라인을 수시로 정리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래도 안 되는 트인 자리라면
탄탄한 튜블러 로드가 훨씬 편하게 먹힙니다.
7피트대 SMT 로드는 캐스팅에서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8피트가 넘는 긴 SMT 로드는
로드 전체로 던질 때 초릿대만 먼저 꺾여 들어갑니다.
크게 휘두르거나 끝까지 세게 내려치면
초릿대가 안쪽으로 접히면서 라인이 날뜁니다.
그러면 라인이 초릿대에 감기거나
에기가 날아가다 힘을 잃습니다.
해결은 릴리스 방향에 있습니다.
아래로 내리꽂듯 끊어 던지지 말고,
던진 뒤 로드를 위쪽으로 부드럽게 따라 올려 보세요.
이렇게만 바꿔도 풀캐스팅이 시원하게 나갑니다.
초릿대가 많이 들어간다는 걸 염두에 두고 던지면
긴 SMT 로드로도 거리를 충분히 낼 수 있습니다.
SMT는 크게 휘어도 잘 부러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차에 실을 때 앞유리에 로드 끝을 대고
라인을 당겨 휜 채로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라인만 팽팽하게 걸어 둬도
초릿대가 살짝 휜다는 점입니다.
그 상태로 오래 두면 끝에 작은 휨 버릇이 남습니다.
보관할 때는 라인을 풀어 곧게 두세요.
기온이 아주 낮은 날에는
금속이 탄성을 잃어 SMT 특유의 반응이 줄어듭니다.
물이 차가운 시기에는 이 점도 함께 생각해 두면 좋습니다.
SMT 로드가 제 몫을 하는 곳은
바람이 등 뒤로 막히는 방파제 안쪽이나
수면이 잔잔한 내만권 자리입니다.
특히 야간 에깅에서는 쓰기 편하고
약한 입질도 잘 잡아냅니다.
반대로 남해 외해권처럼 바람과 너울을 정면으로 받는
트인 갯바위에서는 탄탄한 튜블러 로드를 들고 가는 게 편합니다.
로드가 한 대뿐이라면
바람을 등지는 발판으로 옮기고,
로드 끝을 낮춰 라인이 바람을 덜 타게 해 보세요.
지금처럼 가을 무늬오징어 시즌에는
자리를 자주 옮기며 바닥을 훑게 됩니다.
자리를 옮길 때마다 수면과 바람부터 보고
SMT를 꺼낼지 정하면 실수가 확 줄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