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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호수에서 입질이 갑자기 끊기면
루어부터 바꾸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호수 물이 통째로 뒤집혀서
배스가 먹이를 쫓을 상태가 아닌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날은 수온보다 물속 사정이 더 큰 문제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루어 교체보다
호수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는 일입니다.
낚시터 고르기부터 카바 공략, 서스펜드 배스 공략까지
가을 호수의 물속 사정과 함께 하나씩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이 글은 가을 턴오버가 온 날의
낚시터 선택과 카바, 중층 층별 공략에 집중합니다.
가을 호수에서 입질이 갑자기 끊기는 날이 있습니다.
턴오버가 와서 물이 뒤집힌 날일 수 있습니다.
배스 낚시를 하다 보면 한 번은 꼭 만나는 일이라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낫습니다.
턴오버는 쉽게 말해
표층 수온이 내려가면서 호수 속 물의 균형이 깨져
위아래 물이 뒤섞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물은 섭씨 4도에서 가장 무거워지고,
그보다 내려가도 올라가도 가벼워져 위로 뜹니다.
여름 내내 햇볕을 받은 표층 수온은 30도를 넘는 일도 흔합니다.
고기압이 덮고 해가 조금씩 짧아지는 동안에는
천천히 식어서 대류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런데 찬 공기가 내려와 표층 수온이 확 떨어지면
무거워진 윗물을 아랫물이 받치지 못하고 가라앉기 시작합니다.
가라앉는 힘이 붙어서 같은 수온이 되는 깊이에서 멈추지 못하고
그대로 쭉 내려갑니다.
물이 뒤집히면 호수 속에 대류가 생깁니다.
얕은 호수는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쓰레기까지 다 올라옵니다.
아침에 나가 보면 물이 한참 탁해져 있고
계란 썩는 냄새가 나는 낚시터가 되어 있기도 합니다.
배스에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수온이 확 떨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변화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더 큰 문제는 물에 녹아 있는 산소의 양입니다.
용존산소는 수면 가까이가 압도적으로 높아서
배스는 얕은 쪽에서 산소를 얻기 쉽습니다.
물이 뒤섞이면 위쪽은 내려가고 아래쪽은 올라가서
평균이 낮아지고, 그만큼 고기가 기운을 잃습니다.
또 하나 까다로운 것이 pH입니다.
표층 물은 약한 알칼리성인 경우가 많은데
깊이 내려갈수록 산성이 강해집니다.
이 물이 섞이면 pH가 단번에 떨어집니다.
pH가 0.5만 내려가도 물고기는 쇼크 상태에 빠지고,
점액이 벗겨져 감염증으로 죽는 일도 있습니다.
이런 날 배스는 먹이를 쫓을 상태가 아닙니다.
일단 지금을 넘기고 안정되기만 기다리는 모습입니다.
대회가 아니라면 집에서 쉬고 싶다는 낚시인도 있을 만큼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날입니다.
그래도 나가야 한다면
입을 열어 주는 고기를 만날 때까지 정성껏 해야 합니다.
다행히 쓸 수 있는 대처가 있습니다.
크게 보면 낚시터를 고르는 일과
배스의 바뀐 행동을 읽는 일, 이 둘에서 출발합니다.
그중 가장 간단한 것이 낚시터를 고르는 일입니다.
고를 수 있다면 출조 전에 정하고,
고를 수 없다면 현장에서 층과 자리를 나눠 보세요.
수심이 있는 호수의 얕은 곳을 두드리면
수심이 얕은 호수에서 같은 일을 할 때보다 영향이 덜합니다.
나쁜 바닥 쪽 물이 올라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깊이가 있는 만큼 충격을 받아 주는 셈입니다.
반대로 수심이 3m도 안 되는 호수에서는
아랫물이 한꺼번에 떠올라 버립니다.
두 번째는 원래 물이 움직이는 자리입니다.
호수라면 새물 유입구와 그 주변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늘 물이 움직여서 정체가 잘 생기지 않습니다.
흐르는 강으로 나가는 것도
같은 이유로 턴오버를 피하는 방법입니다.
낚시터를 고를 수 없는 댐이나 자연 호수라면
배스의 행동이 어떻게 바뀌는지 읽어야 합니다.
턴오버가 오면 먼저 배스가 한곳에 모이지 않고 흩어집니다.
얕은 쪽에서는 카바에 붙기 쉬워져서
카바 깊숙이 파고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깊은 쪽에서는 바닥을 떠나 서스펜드합니다.
카바 깊이 들어간 배스를 무거운 채비로
카바 한복판에서 끌어내는 낚시인도 있습니다.
한편 수심 1.5m쯤 떨어지는 얕은 쪽에 노릴 곳을 좁힌다면
탑워터를 꺼내는 일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어차피 반응이 약한 때라
표층에서 유혹하는 탑워터가
리액션 바이트를 가장 끌어내기 쉽습니다.
낚시 압박이 높아 안 낚인다는 곳에서도
탑워터로 정성껏 훑으면 낚이는 고기가 늘었습니다.
다만 막연히 끌지 않습니다.
카바를 잘게 나눠서 30~40cm쯤 열린 한 점을 노리고,
움직인 뒤 멈추는 시간을 조금 길게 잡습니다.
위드 사이에 구멍이 있으면 그 앞에 던져
톡톡 두세 번 유혹해 보세요.
반응이 없으면 미련 없이 뽑아 다음 포인트에 던집니다.
뽑지 않으면 위드가 전부 엉킵니다.
포퍼 계열이 입을 닫은 배스의 반사 입질을
끌어내기 쉽습니다.
싱글 콜로라도 스피너베이트도 강합니다.
카바에서 여기다 싶은 곳에 멈춰 유혹을 거는데,
핵심은 가라앉는 속도를 어떻게 바꾸느냐입니다.
낙하 속도가 너무 빠르면 배스가 입을 못 엽니다.
반대로 안 먹으면 말고 하며 쑥 빠르게 떨어뜨리면
그 속도에 반응하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 한마디로 말하기 어려워서
느리게 하는 쪽부터 시도하고
안 되면 빠르게 가 보는 순서가 일반적입니다.
낙하 속도를 틈틈이 바꿔 주세요.
침목처럼 딱딱한 카바가 많은 얕은 쪽은
샬로 크랭크가 압도적입니다.
부딪히고 멈추고, 다시 부딪히고 멈추기를 반복하면
낚이는 고기가 나옵니다.
깊은 쪽 배스는 서스펜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바닥에 붙는 고기가 압도적으로 많은데
턴오버가 오면 바닥을 떠납니다.
이게 까다롭습니다.
일단 찾기가 어렵고, 찾아도 그 층을
정확히 뎁스 컨트롤로 공략해야 낚이기 때문에
경험과 기술이 꽤 필요합니다.
시작점은 턴오버가 오기 전에 좋았던 낙하 지점입니다.
그 낙하 지점의 어깨에서
오프쇼어 쪽으로 3~5m 떨어진 같은 수심을 보세요.
루어는 바닥에 닿지 않고 중층을 지나가는데,
거기에 서스펜드한 배스가 모이기 쉽습니다.
수심이 있어서 쓸 수 있는 루어는
크랭크베이트나 다이빙 타입 미노우 정도로 어느 정도 한정됩니다.
수심이 얕은 호수에서 턴오버를 만났다면
낚시터를 옮길 수 있는지부터 보세요.
새물이 들어오는 유입구 쪽은 물이 계속 움직여서
정체가 덜합니다.
옮길 수 없는 댐이나 자연 호수라면
얕은 쪽은 카바 안쪽의 한 점을,
깊은 쪽은 어깨에서 떨어진 중층을 보는 식으로 나눠 생각하세요.
한 자리에서 오래 버티기보다
한 점을 짧게 확인하고 옮기는 편이 낫습니다.
쉽게 낚인 한 마리보다
어렵게 얻은 한 마리가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턴오버를 피할 수 없다면
그 속에서 무엇을 바꿔 볼지 하나씩 시험해 보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