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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기를 쉬지 않고 흔들어 줘야 입질이 온다고 믿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에기가 계속 흔들리면
무늬오징어는 거리를 잴 수 없어서
따라오다가 오락가락만 하다 돌아섭니다.
옆에서 안는 입질이 헛도는 일도 같은 이유로 늘어납니다.
눈의 구조를 알고 나면 에기를 멈춰 세워야 하는 때가 보입니다.
시축이라는 기준으로 그 이유를 하나씩 풀어 보겠습니다.
에기를 안정시키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도
같은 흐름에서 이어집니다.
이 글은 무늬오징어의 시각과 에기 자세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시축은 쉽게 말해
눈 안쪽의 중심과 바라보는 물체를 이은 직선입니다.
무늬오징어가 가장 또렷하게 볼 수 있는 방향이
바로 이 선 위에 있습니다.
이런 걸 알아서 뭐에 쓰느냐고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오징어가 왜 그렇게 움직이는지가
이 한 가지로 설명됩니다.
무늬오징어는 눈이 커서 360도 가까이 보입니다.
그런데 보이는 것과 초점이 맞는 것은 다릅니다.
한 자리에 떠 있을 때는
눈이 앞쪽 아래에 초점을 맞춘다고 보면 됩니다.
에기가 이 선 위에 들어와야
거리를 정확히 잴 수 있습니다.
손을 눈앞으로 뻗어 보세요.
정면에서는 보이는데 옆으로 돌리면 손바닥이 사라집니다.
눈을 돌리면 다시 보이긴 합니다.
이번에는 물건을 집어 보세요.
내 손으로 정면에서 잡는 볼펜은 바로 집힙니다.
그런데 누가 옆에서 불쑥 내밀면
거리가 안 잡혀 허공을 짚기 쉽습니다.
무늬오징어의 시축도 이 감각과 같습니다.
전투기를 떠올리면 이해가 빠릅니다.
표적을 찾으면 정면 한가운데에 넣고 조준을 맞춘 뒤
접근해서 정확히 잡습니다.
오징어에게는 시축이 바로 그 조준 자리입니다.
방파제에서 사이트 피싱을 해 보면
오징어도 에기를 보고 있고 낚시인도 오징어가 보입니다.
이때 오징어는 대개 에기 뒤쪽에서 천천히 접근합니다.
에기가 짧게 움직이면 그 움직임을 보고 거리를 좁히고,
에기가 떨어지는 동안 뒤로 돌아 들어가 잡습니다.
수평으로 이동하는 에기라면
뒤에서 스윽 다가와 정확히 안는 장면이 이어집니다.
옆으로 돌아 들어가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뒤에 붙어 시축 위로 에기를 넣고 안는 것.
이것이 무늬오징어가 포식을 실패하지 않는 기본 방식입니다.
옆으로 돌아 들어오는 때도 있습니다.
에기가 폴링하는 중에 가까이에서 안으려고 다가올 때입니다.
이때는 촉완보다 다리 전체로 에기를 안으려는 경우가 많고,
포식 실패도 눈에 띄게 늘어납니다.
시축 위에 에기가 있지 않으니
거리 감각이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징어가 에기를 지나쳐 버리는
오버런이 나기도 합니다.
촉완 끝이 제대로 닿지 못한 채 끌어당기다
그대로 후킹 미스로 끝나기도 합니다.
옆에서 안으면 놓치기 쉽습니다.
뒤에서 안으면 놓치기 어렵습니다.
에기를 안정시키라는 말은 흔히 하지만
이유를 알고 쓰는 분은 드뭅니다.
시축 위에서 에기를 볼 수 있게 해 주려는 것입니다.
에기가 계속 흔들리면 오징어는 거리를 잴 수 없어
따라붙었다가 물러나기만 반복합니다.
반대로 에기가 멈춰 있으면
오징어는 이게 먹이인지 살펴볼 시간을 얻습니다.
이 판단 시간이 에기에게는 입질로 이어지는 틈입니다.
먹이라고 판단하면 뒤쪽으로 돌아 들어가 안습니다.
의욕이 강한 날에는 위에서 덮치듯 에기를 누르기도 합니다.
이렇게 들어오면 에기 뒤쪽에 확실히 걸립니다.
육지에서 에기를 자유 낙하시키면
오징어가 옆에서 안을 수밖에 없는 때가 생깁니다.
이 입질이 시축을 못 맞추면
스카로 끝나는 일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래서 에기를 수평으로 이동시키는 구간을
조금만 만들어 주세요.
오징어가 안을 틈을 주는 것입니다.
폴링 중에 안기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때 거리를 못 잰 채 안는 것이 문제입니다.
봄철처럼 한자리에서 계속 움직여야 하는 때는 사정이 다릅니다.
하지만 가을처럼 오징어가 따라오는 때라면
이 수평 구간이 후킹 미스를 크게 줄여 줍니다.
에기 기울기를 45도로 맞춘다고들 하지만
이 값이 정답은 아닙니다.
앞쪽 무게를 조금 깎아 뒤쪽을 무겁게 하면
머리 각도가 수평에 가까워집니다.
자세가 수평에 가까우면 오징어는 위쪽으로 돌아 들어옵니다.
그 자리가 오히려 시축 위여서 안기 쉽습니다.
선상 팁런에서는 수평이거나 꼬리가 살짝 내려간 자세가
눈에 잘 띄어 안기 편합니다.
이 정도 손질도 하나의 튜닝입니다.
에기 머리를 수평으로 세워 주면
오징어가 에기를 시축 위에 두기가 한결 쉬워집니다.
바다 상황이 달라지면 앞쪽 무게를 얼마나 깎을지도
그날 반응을 보며 조금씩 바꿔 보세요.
방파제나 갯바위 사이트 피싱에서는
오징어가 에기 뒤로 접근하는지부터 보세요.
뒤에서 오는 오징어라면 에기를 멈춰 세우고 시간을 줍니다.
선상 팁런에서는 에기 자세를 바꾸는 쪽이 빠릅니다.
앞쪽 무게를 깎아 수평이나 꼬리 내림 자세로 맞추고
같은 포인트에서 반응이 달라지는지 살펴보세요.
가을에는 오징어가 따라오는 일이 잦으니
수평 이동과 정지를 섞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봄에는 한자리에서 움직이는 쪽이 맞는 때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