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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쪽에서 잡히던 방파제 볼락이 발밑으로 붙은 날, 풍향과 먹이 위치

먼 쪽에서 잡히던 방파제 볼락이 발밑으로 붙은 날, 풍향과 먹이 위치

늘 잘 나오던 먼 쪽만 계속 던지다가
하루를 그냥 보내는 일이 있습니다.
그날은 볼락이 먹이를 따라 발밑으로 들어와 있었는데,
그걸 모르면 입질 없는 자리에서 시간만 흘러갑니다.
이런 일은 한 번 겪고 나면 다음부터 다르게 보입니다.
방파제 불빛은 쉽게 말해 밤새 먹이를 불러 모으는 조명입니다.
이 불빛 유무에 따라 볼락의 자리도 크게 갈립니다.

볼락이 어디에 붙는지는 결국 먹이가 정합니다.
풍향과 불빛, 발밑 그림자까지
조건별로 하나씩 짚어 보겠습니다.

이 글은 방파제 볼락의 자리 이동 판단에 집중합니다.

1. 평소엔 먼 쪽에서 나오던 자리
발밑에서만 나오는 날


방파제에서 늘 먼 쪽 볼락이 나오던 자리가
어느 날은 발밑에서만 물기도 합니다.
그날 발밑 수심은 2~2.5m쯤이었고,
물때는 만조, 달은 가려져 어두운 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설명에는 빠진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방파제 불빛이 켜져 있었는지입니다.
불빛 하나로 볼락이 있을 자리가 통째로 달라지니
같은 날씨라도 불빛부터 따져 보세요.
달이 있는지 없는지, 불빛이 있는지 없는지는
처음부터 따져 둬야 판단이 섭니다.

살아 있는 고기는 매일 같은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한 포인트 안에서도 잡히는 자리는 자주 바뀝니다.
볼락이 발밑에서만 나오는 날은
먹이가 발밑에 모여 있다는 뜻입니다.
날이 따뜻해질수록 볼락이 한 곳에 뭉쳐 있는 일도 줄어드니
자리를 넓게 보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2. 바람이 정면으로 부는 쪽에
먹이와 볼락이 몰립니다


작은 만이 있는 동해 남부권 해안에서
늘 잘 나오던 쪽이 하루 종일 조용한 날이 있었습니다.
둘이 낚시하다 바람이 없다는 걸 알아채고
맞은편 해안으로 가 보기로 했습니다.

맞은편은 직선으로 2km쯤,
도로로는 5km쯤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 보니 정면에서 바람이 불고 있었고
볼락이 빼곡하게 붙어 있었습니다.

바람이 부딪히는 쪽으로 먹이가 밀려갔고,
볼락이 그 먹이를 따라간 것입니다.
바람이 부딪히는 쪽을 윈드 사이드(wind side)라고 부르는데,
먹이가 그쪽에 모이면 볼락도 따라옵니다.
볼락은 이만큼 멀리까지 자리를 옮깁니다.
바람이 없는 날 입질이 끊기면
맞은편 해안의 풍향부터 떠올려 보세요.


3. 불빛이 있는 방파제는
밝음과 어둠의 경계가 자리입니다


방파제 불빛이 켜진 곳에서 가장 밝은 한가운데는
대체로 잔 볼락의 자리입니다.
어른 볼락은 밝은 쪽과 어두운 쪽이 만나는
경계에 자리 잡습니다.

방파제 끝에서 보면 바로 밑이 가장 밝고,
멀어질수록 어두워집니다.
이 경계가 20~30m 앞에 생기는 방파제도 있어서
멀리 던져야 좋은 볼락이 나옵니다.
발밑이 밝아서 어둠 쪽이 오히려 더 안 보이지만
그 안 보이는 쪽에 큰 볼락이 있는 일이 의외로 많습니다.

노리는 층은 수면에서 1m 이내입니다.
수면 40cm 안쪽을 끌어야 잘 되는 날이 있고,
20cm, 심하면 10cm 안쪽에서만 먹는 날도 있습니다.
수면을 흘려 보내는 펜슬이 가장 잘 먹을 때도 있습니다.


4. 불빛 없는 곳에서는
같은 방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불빛 있는 방파제에서만 낚시해 본 분이
불빛 없는 외해 쪽 갯바위에 가서
정면으로 멀리 던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무리 던져도 입질이 없습니다.

던진 곳 수심이 15m쯤인데
발밑은 2~3m인 자리를 떠올려 보세요.
수심이 1m, 2m, 3m에서 7m까지 깊어지는 곳에서
수면 1m 안에 볼락이 있을 까닭이 없습니다.
불빛 방파제에서 볼락이 수면 가까이 모이는 건
불빛에 먹이가 몰리고 볼락이 그 먹이를 먹기 때문입니다.
이 원리를 빼고 수면 1m만 따라 하면 헛수고가 됩니다.

큰 볼락을 노리는 갯바위 낚시인은 대부분
발밑 암초 곁이나 얕은 지형 가까이,
발밑에서 조금 나간 곳으로 던집니다.
멀리 던지지 않습니다.


5. 어두운 곳 수면에서 터지는
예외는 두 가지입니다


불빛 없는 곳에서 수면 볼락이 나오는 건
드문 특수 사례입니다.
하나는 까나리가 해안을 가득 메우는 시기입니다.
칠흑 같은 곳에서도 수면이 소란스러웠고,
던진 루어가 까나리 등에 얹힐 만큼 빽빽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오징어잡이배 불빛입니다.
배 여러 척이 해안 가까이 오면
낚시하는 곳까지 해면이 밝아집니다.
작은 먹이가 수면에 몰리면서
30cm급 볼락이 수면에서 터졌습니다.

이날은 1.8g 지그헤드를 줄로 갈아 더 가볍게 쓰고
8피트가 넘는 로드로 던졌습니다.
그런 날이 아니면 어두운 곳 수면은
쉽게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6. 발밑 그림자를 타고
올라오는 먹이


불빛 방파제에서도 먼 쪽을 두고
발밑에만 붙는 날이 있습니다.
먼 쪽 불빛 아래서 먹는 건 대체로 플랑크톤 계열입니다.
반면 거의 게나 새우 모습이 된 어린 갑각류는
불빛 속이 아니라 발밑 그림자에 붙습니다.

조류가 흐를 때 방파제 발밑에서
50cm~1m 위쪽으로 그림자가 지고,
작은 먹이 무리가 그 안을 거슬러 올라옵니다.
라이즈는 쉽게 말해 볼락이 수면에서
먹이를 먹을 때 생기는 파문을 말합니다.
늘 나오던 먼 쪽에서 라이즈가 없다면
발밑 그림자를 의심해 보세요.

이럴 때 평소처럼 흐름 위쪽에 던져 흘리면
입질이 없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던져 흐름을 거슬러 천천히 감으면
뭔가 올라오는 것처럼 보여 연속 입질이 붙었습니다.


7. 한 자리는 3~5년 뒤에
같은 방식이 안 통합니다


수백 곳을 다닌 낚시인이 꼽는
확실한 포인트가 열 곳쯤 있고,
그중에서도 최고인 곳이 다섯 곳쯤 됩니다.
그런 자리도 3년, 길어야 5년이면
같은 방식으로는 입질이 끊깁니다.

이유로는 먹이 흐름이 달라진 경우가 있고,
큰 볼락이 한꺼번에 잡혀 사라진 경우도 있습니다.
25~30cm급이 쏟아지던 자리가
동호회 낚시로 2~3년 만에 비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100m쯤 떨어진 곳에는
큰 볼락 무리가 그대로 남아 있었는데,
방파제 쪽으로는 오지 않았습니다.
예전 무리와 지금 발밑 무리가
다른 집단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어제 통한 방식이 오늘도 통하리라 믿지 말고
자리마다 해마다 새로 확인해 보세요.


볼락이 자리를 옮긴 날
루어를 던질 순서

불빛 없는 갯바위에서는 수면을 접고
발밑 암초 곁과 얕은 지형 가까이로 던져 보세요.
불빛 있는 방파제에서는 경계가 어디 있는지 먼저 보고,
입질이 끊기면 건너편 해안의 풍향까지 살피세요.

7년 다닌 단골 식당 옆에 새 가게가 문을 열면
사람도 발길을 옮깁니다.
볼락도 먹이 사정이 달라지면
어제 있던 자리를 비웁니다.
이 생각만 바꿔도 하루가 달라집니다.

볼락 시즌은 11월부터 4월까지 이어지니
이 시기 방파제와 갯바위에서 시험해 보세요.
볼락은 15cm 이하는 놓아주셔야 하니
규정을 확인하고 가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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