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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스윔베이트를 같은 속도로 감아도
플로로카본을 감은 릴과
나일론 라인을 감은 릴은
루어가 지나가는 수심이 다릅니다.
차이를 만드는 건 라인의 비중인데,
무거운 플로로가 물속에서 먼저 처지기 때문입니다.
이 비중을 기준으로 나일론을 언제 쓰고
어떤 걸 골라야 하는지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나일론은 물을 먹으면서 약해지는 라인이라
가격과 교체 주기까지 함께 따져야 합니다.
비싼 제품을 골랐다고
오래 버티는 라인이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이 글은 스윔베이트용 나일론 라인을
고르는 기준과 교체 주기 판단에 집중합니다.
라인 비중은 쉽게 말해
물을 1로 놓고 비교한 라인의 무게를 말합니다.
나일론은 1.14, 플로로카본은 1.78 안팎입니다.
제조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어도
플로로 쪽이 훨씬 무겁다는 건 같습니다.
문제는 스윔베이트를 느리게 감을 때입니다.
데드슬로란 루어가 겨우 헤엄칠 만큼
아주 천천히 감는 방식입니다.
이때 플로로를 쓰면 라인이 물속에서 먼저 처지고,
루어도 처진 쪽으로 조금씩 끌려 내려갑니다.
그러면 수심층이 바뀌고 루어 움직임까지 달라집니다.
스윔베이트를 일정한 수심으로 끌고 오려면
라인이 물속에서 처지지 않아야 합니다.
나일론은 물보다 조금 무거운 정도라
라인이 덜 처지고 루어도 제 움직임을 냅니다.
같은 호수로 새로 감은 상태만 놓고 보면
나일론이 플로로보다 강합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나일론이 더 튼튼해 보이지만,
문제는 상태가 나빠지는 속도입니다.
자외선이나 온도 변화에도 약해지지만
가장 크게 느껴지는 건 물 흡수입니다.
처음부터 물을 빨아들이는 건 아닙니다.
쓰다 보면 겉 코팅이 벗겨지고,
그 틈으로 물을 먹어 굵어졌다가
마르면서 다시 가늘어지기를 되풀이합니다.
이걸 몇 번 겪고 나면 강도가 눈에 띄게 떨어집니다.
반까지 떨어지는 정도는 아니어도,
약해진 뒤까지 놓고 보면
전체 수명에서는 플로로가 더 강합니다.
나일론 라인은 새로 감은 날이 가장 강하고,
물을 먹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약해집니다.
고가의 프리미엄 나일론도
처음 감았을 때는 확실히 강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써 보면
물을 먹기 시작한 순간부터
한 단계 약해진 게 손에 그대로 옵니다.
값을 얼마를 주든 나일론이라면 피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러다 보니 나일론은 플로로보다
새로 감는 횟수가 많아집니다.
비싼 나일론을 자주 갈아 감으면
플로로보다 싸다는 장점이 사라집니다.
감는 횟수에 따라서는
플로로 값을 넘기기도 합니다.
자동차 엔진오일을 떠올리면 쉽습니다.
아무리 좋은 오일도 결국 닳으니,
적당한 오일을 제때 갈아 주는 편이 낫습니다.
나일론도 적당한 가격대 제품을
자주 새로 감는 쪽이 결과적으로 이득입니다.
다만 1,000m에 터무니없이 싼
출처 불명 제품까지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상식적인 가격대에서
품질이 어느 정도 갖춰진 라인이 기준입니다.
신도는 라인이 당겨질 때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말합니다.
전체 신도로 보면 플로로카본은 20% 안팎이고,
나일론은 25~35%까지 늘어납니다.
처음 힘을 받을 때 늘어나는 초기 신도도
나일론 쪽이 더 빠릅니다.
그래서 로드로 루어를 움직일 때
나일론을 쓰면 손에 오는 느낌이 한 박자 늦습니다.
평소 플로로를 주로 쓰는 낚시인이라면
막상 바꿔 감았을 때 이 차이가 꽤 크게 느껴집니다.
나일론을 고를 때 되도록
신도가 낮은 제품을 찾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플로로는 루어를 움직인 만큼 손에 바로 옵니다.
나일론은 그 사이에 한 번 늘어났다가 옵니다.
라인 색을 두고 배스 눈에 띄느냐부터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무색투명을 고르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투명한 원료에 색을 넣으면
그만큼 다른 성분이 섞여 강도가 떨어집니다.
이건 플로로와 나일론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나일론은 분자 결합 특성 때문에
색을 넣은 제품이 플로로보다 많은 편입니다.
강도를 조금이라도 잃을 바에는
투명한 라인을 고르는 게 낫습니다.
도레이(Toray) 빅배스 시리즈도
색을 넣으면 강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투명 라인으로 나왔습니다.
색보다 강도를 먼저 챙긴 설계입니다.
밤이라 어둡고 발판까지 나쁜 자리에서는
58cm급 배스도 다소 억지로 끌어내야 합니다.
이럴 때 루어를 통째로 삼키면
라인이 이빨에 쓸리기까지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3.5kg 배스를 끝까지 버틴 라인이
듀엘(DUEL) CN500 4호였습니다.
2kg이 조금 안 되는 47cm 배스도
데드슬로 스윔베이트로 걸어 무리 없이 올라왔습니다.
CN500은 나일론 겉에 플로로카본을 입힌
카보나일론 계열 라인으로 분류됩니다.
포장에 플로로와 나일론이 함께 적혀 있어
플로로 라인으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비중이 1.14라
일반 나일론과 같습니다.
포장만 보지 말고 비중 표기부터 확인해 보세요.
코팅이 살아 있는 동안은
손에 오는 느낌이 플로로 쪽에 가깝고 덜 늘어납니다.
색이 들어가지 않은 투명 라인입니다.
500m가 감겨 있어 100m씩 감아도
다섯 번은 새로 감을 수 있습니다.
앞에서 본 조건을 모두 갖춘 셈입니다.
전체 수명과 강도만 놓고 보면
대부분의 채비는 플로로카본으로 충분합니다.
나일론이 제 몫을 하는 자리는
스윔베이트를 느리게 감아
같은 수심층을 끌고 와야 하는 릴입니다.
그 릴에 4호 나일론을 감아 두면
47cm급부터 58cm급 배스까지
라인 걱정 없이 받아 냅니다.
500m처럼 권사량이 넉넉한 제품을 고르면
나눠 감을 수 있어서 교체 부담도 줄어듭니다.
국내 저수지와 댐에서 스윔베이트를 쓰는 날에는
플로로 릴 여러 대에 나일론 릴 한 대를 섞어 가세요.
그 구성이 가장 손이 덜 갑니다.
비싼 나일론 한 통보다
적당한 나일론을 자주 새로 감는 쪽이
큰 배스 앞에서 더 믿을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