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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메이커의 같은 오프셋 훅이라도
게이프가 넓은 것과 좁은 것을 나란히 써 보면
걸리는 느낌이 확연히 다릅니다.
그 차이를 만드는 건
라인 아이에서 바늘 끝까지의 거리입니다.
이 거리를 기준으로 내로우 게이프 훅을
어디에 쓰고 어디서 피할지 정리했습니다.
생김새만 보고 훅셋이 약할 거라며
손도 안 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끼워서 몇 번 던져 보면
몸통이 굵은 웜과 스위밍 웜만 빼고는
오히려 털림이 줄어드는 쪽에 가깝습니다.
이 글은 배스 웜 낚시에서
내로우 게이프 오프셋 훅을 고르고 쓰는 판단에 집중합니다.
내로우 게이프 훅을 처음 보면
바늘 폭이 좁아서 잘 안 걸릴 것 같다는
인상부터 받습니다.
그런데 훅셋은 반대로
내로우 쪽이 더 잘 들어갑니다.
게이프(gape)는 쉽게 말해
훅 몸통과 바늘 끝 사이의 간격을 말합니다.
이 간격이 좁아지면
라인을 묶는 아이에서 바늘 끝까지
철사가 지나가는 거리도 짧아집니다.
거리가 짧으면 챔질한 힘이 중간에 덜 새고,
그만큼 바늘 끝에 힘이 그대로 실립니다.
모양으로 보면 스트레이트 훅에
한 걸음 가까워진 셈입니다.
곧게 뻗은 훅이 잘 박히는 것과 같은 이치라서,
바늘이 크다고 더 잘 박히는 건 아닙니다.
수몰나무 가지 위로 웜을 끌어 넘기는 순간,
와이드 게이프 훅은
웜 아래로 튀어나온 바늘 굽이
먼저 가지에 닿습니다.
같은 웜에 같은 호수 훅을 끼워서 비교해 보면
와이드 쪽만 바늘이 아래로 불룩하게 나와 있습니다.
반대로 내로우 게이프는
바늘이 웜 몸통 안쪽으로 날씬하게 들어가 있어서
가지를 타고 넘을 때 걸리는 일이 적습니다.
커버 속으로 깊이 밀어 넣는 낚시일수록
이 차이가 밑걸림 횟수로 그대로 드러납니다.
요즘 배스는 같은 웜을 몇 번 보면
금방 학습해서 입을 잘 안 엽니다.
이럴 때는 훅까지 웜의 일부로 보고
이물감을 줄여 주는 게 먼저입니다.
와이드 게이프는 바늘 폭이 넓다 보니
배스가 약하게 빨아들이는 입질에서
바늘이 입 안으로 들어가는 걸 막을 때가 있습니다.
흡입이 약하면 웜이 입에 다 안 들어가고,
그대로 챔질해도 바늘이 박히지 않습니다.
내로우는 바늘 폭이 좁아서
약한 흡입에도 입 안으로 수월하게 들어가고,
그다음 훅셋으로 이어가기 쉽습니다.
챔질 힘이 덜 들어도 박힌다는 점은
가는 라인에서도 쓸모가 있습니다.
스피닝 태클로 오프셋 훅을 쓰고 싶을 때
내로우 게이프를 고르면 그 장점이 그대로 살아납니다.
몸통이 굵은 웜에 내로우 게이프를 끼우면
훅셋이 오히려 나빠집니다.
오프셋 훅이 박히는 과정을 떠올려 보면
이유가 바로 보입니다.
보통은 바늘 끝을 웜 등 쪽에 살짝 숨겨 둡니다.
배스가 물고 챔질하면 웜이 눌리면서 찢어지고,
숨어 있던 바늘 끝이 솟아올라 입에 박힙니다.
그런데 통통한 웜에 폭 좁은 바늘을 쓰면
바늘이 움직일 여유가 거의 없습니다.
웜이 눌려도 바늘 끝이 조금밖에 안 올라오니
걸릴 듯하다가 그대로 빠져 버립니다.
몸통이 굵은 웜에는 와이드 게이프를
쓰는 편이 훅셋이 확실합니다.
스위밍 계열 웜은
훅셋보다 헤엄치는 자세를 먼저 챙겨야 합니다.
훅셋만 놓고 보면 스위밍 웜에도
내로우 게이프가 충분히 먹힐 때가 있습니다.
문제는 웜이 물속에서 어떤 자세로 가느냐입니다.
와이드 게이프는 바늘 무게가
웜 아래쪽으로 쏠려서
무게중심이 낮아집니다.
무게중심이 낮으면 웜이 흔들리지 않고
곧게 헤엄쳐 나옵니다.
내로우는 그 무게가 위쪽에 머물러서
감다 보면 옆으로 기울 때가 생깁니다.
와이드 게이프를 끼운 스위밍 웜은 똑바로 헤엄칩니다.
내로우를 끼우면 비스듬히 헤엄칠 때가 있습니다.
시중의 내로우 게이프 훅은
축이 가늘거나 바늘 끝이 바깥으로 벌어진
날카로운 사양이 많습니다.
와이드 게이프만 쓰다가 이런 훅부터 잡으면
내로우 자체가 별로라는 인상이 남기 쉽습니다.
류기 더블엣지(Ryugi Double Edge)가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가는 축에 바늘 끝이 바깥을 향한
걸림 위주 성향의 훅으로 분류됩니다.
특성을 알고 쓰면 조과로 이어지지만,
평소처럼 힘껏 챔질하면 가는 축이 벌어져
배스가 털려 버립니다.
바늘 끝이 바깥을 향하니 걸림은 좋은 대신
나뭇가지에 박히는 밑걸림도 같이 늘어납니다.
그러면 채비를 빼내느라 낚시 흐름이 자꾸 끊깁니다.
같은 3/0 호수라도 나란히 놓고 보면
샹크가 눈에 띄게 짧은 저가형 제품도 있습니다.
샹크는 라인 아이부터
바늘이 굽기 전까지의 곧은 몸통을 말합니다.
샹크가 짧으면 웜 길이에 맞추기 어려워서,
호수만 보고 사면 손에 안 맞을 때가 많습니다.
처음 내로우로 넘어간다면
와이드 게이프를 쓰던 감각 그대로
쓸 수 있는 훅이 가장 편합니다.
하야부사(Hayabusa) TNS 오프셋 내로우가
그런 성향의 훅입니다.
축이 보통 굵기이고 바늘 끝도 과하게 벌어지지 않아서,
평소 챔질 습관을 바꿀 일이 거의 없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챙겨 두면 편합니다.
같은 회사의 라이트닝 스트라이크(Lightning Strike)는
내로우 쪽이긴 하지만
TNS 내로우보다 게이프가 조금 넓습니다.
해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와이드와 내로우의 중간쯤 되는 느낌입니다.
웜이 살짝 통통해서 내로우를 끼우기엔 빠듯할 때
이 훅을 꺼내면 잘 맞습니다.
다만 내로우 게이프의 장점을 확실히 느끼고 싶다면
TNS 내로우 쪽이 그 차이가 더 분명합니다.
국내 저수지나 댐 연안처럼
수몰나무와 가지가 얽힌 자리에서는
커버를 뚫고 넣는 웜 낚시가 많습니다.
이런 곳을 다닐 때는 훅 한 종류로 버티기보다
웜 모양에 맞춰 나눠 두는 게 편합니다.
몸통이 가는 웜은
거의 다 내로우 게이프로 채워도 괜찮습니다.
커버를 넘길 때 걸림이 적고,
흡입이 약한 날에도 훅셋까지 이어가기 쉽습니다.
반대로 통통한 웜과 스위밍 웜 칸에는
와이드 게이프를 따로 남겨 두세요.
그 사이의 어중간한 굵기 웜에는
내로우를 억지로 끼우지 말고
중간형 게이프 훅을 한 봉지 챙겨 두면 됩니다.
스피닝 태클로 오프셋 훅을 쓸 일이 있다면
그 채비에도 내로우 게이프를 먼저 끼워 보세요.
훅 칸을 이렇게 나눠 두면
현장에서 웜을 바꿀 때마다 망설일 일이 줄어들고,
털림이 이어질 때도 훅부터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