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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온기 배스 플라이 낚시에서 가장 헛힘 드는 일은
파문 하나 없는 수면에 계속 던지는 것입니다.
아무 일도 없는 물에서는 몇 시간을 던져도 반응이 없습니다.
그러다 집중이 풀릴 즈음 찾아오는 짧은 기회는
그냥 지나가 버리기 일쑤입니다.
하루에 몇 번 안 되는 그 기회를 잡으려면
수온이 13도 안팎일 때 던질 때와 기다릴 때를
가르는 기준이 먼저 서 있어야 합니다.
이 글은 라이즈 확인과 자리 판단, 입질 후 걸림 요령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수온이 13도쯤일 때 물가 바로 앞과 그 바깥은 서로 다른 자리입니다.
물가에는 빙어가 붙어 있고,
조금 바깥 수면에는 뱅어류가 지나다닙니다.
현장에서 보면 물가에 떠 있는 빙어는 죽은 것까지 섞여 있는데도
배스가 거의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기회는 오히려 바깥쪽 뱅어류가 지나가는 수면에서 나왔습니다.
먹이가 눈에 보이는 자리와 배스가 먹는 자리가 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때 쓰는 플라이는 빙어로 봐도 뱅어류로 봐도 되는 애매한 모양이 편합니다.
물에 넣어 헤엄치는 모양을 미리 확인해 둔 것이면 더 좋습니다.
물가 빙어 떼만 보고 앉아 있기보다
한 칸 바깥 수면을 눈으로 먼저 훑어 보세요.
수면에 파문이 생겼다고 모두 배스가 먹은 자리는 아닙니다.
물닭이 잠수하는 파문도 있고, 붕어나 잉어과 물고기가 만든 파문도 있습니다.
멀어서 정체를 알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잉어과 물고기는 쌍으로 붙어 다닐 때 플라이에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반면 혼자 다니는 녀석은 플라이를 쫓아오거나 살짝 물어 보기도 합니다.
쫓아온다면 플라이의 크기와 모양이 어느 정도 통한다는 신호입니다.
배스 입질은 이쪽과 느낌이 다릅니다.
큰 소리를 내며 튀어나오지 않고 둔하고 짧게 뭅니다.
막상 던져 보면 이 차이가 금방 눈에 들어옵니다.
바람이 너무 정면으로 닿는 자리는 플라이 캐스팅이 거칠어집니다.
그렇다고 바람 없는 풍하로 가면 이번에는 물이 죽어 있습니다.
실제로 풍하로 옮겼더니 물가 기척이 오히려 줄었습니다.
비가 와도 이 정도 양으로는 유입부 물이 되살아나지 않았습니다.
먼저 있던 자리에 기척이 더 많았으니 옮긴 것이 손해였던 셈입니다.
이동은 편해지는 대신 기회를 내려놓는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보트가 많은 날이라 풍하로 피하는 판단도 이해는 됩니다.
다만 이동하기 전에 지금 자리의 기척부터 따져 보세요.
기온이 13도에서 9.6도로 떨어진 오후에는 물가가 완전히 조용해졌습니다.
아침에 보이던 잉어과 물고기는 사라졌고 베이트 기척도 끊겼습니다.
이 현상은 한 자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호수 전체에서 같았습니다.
그런데 추울 때 오히려 한 번은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녁 무렵에 정말로 그랬습니다.
배스가 수면의 뱅어류를 소리 없이 먹는 장면이 잠깐 나왔습니다.
농어가 작은 새우류를 먹을 때처럼 조용한 포식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잠잠하다가 해 지기 전 몇 분 동안만 열리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때 농어용으로 만든 플라이로 바꿔 던졌고 50cm급이 물었다 놓쳤습니다.
저수온기 배스는 먹고 곧바로 반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라인을 팽팽하게 당겨 합을 주지 않으면 바늘이 박히지 않습니다.
짧고 둔하게 물고 나오기 때문에 시선을 돌린 사이에 입질이 들어오면 대부분 놓칩니다.
둘째 날 아침에는 첫 기회부터 입질이 왔는데 플라이를 빨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부력을 줄이려고 더 작고 가는 플라이로 바꿨지만 마찬가지였습니다.
플라이가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렸다면 두 번째 입질이 이어졌을지도 모릅니다.
하루 종일 단 한 번 오는 기회에서는 합이 곧 결과입니다.
한 마리씩 천천히 돌아와 한입 먹고 가 버리는 흐름이라 4~5마리가 몰리는 일도 없습니다.
라이즈는 쉽게 말해 배스가 수면 위나 바로 아래 먹이를 먹으며 만드는 파문을 말합니다.
이 파문을 확인하기 전에는 캐스팅하지 않는 쪽이 낫습니다.
라이즈가 없는 물에 던진 플라이는 대부분 아무 반응도 얻지 못합니다.
수면이 조용할 때는 플라이를 가라앉혀 끌어 보세요.
그러자 따라 올라온 50cm급 배스가 수면의 뱅어류를 먹고 돌아갔습니다.
30분 뒤 탑워터로 바꿨더니 같은 급이 보러 왔다가 외면했습니다.
뚜렷한 라이즈는 없었지만 희미한 파문이 있던 자리였습니다.
휴먼 프레셔는 낚시인이 많아 배스가 경계심을 갖는 상태를 말합니다.
보트가 빠지고 압박이 내려간 뒤에 탑워터로 48cm가 나왔습니다.
수면이 조용할 때 라이즈 전에도
플라이를 던져야 하나요?
라이즈가 한 번도 보이지 않는 물에는 던지지 않는 쪽이 맞습니다.
다만 파문인지 아닌지 애매한 흔적이 보이는 자리는 던져 볼 가치가 있습니다.
실제로 뚜렷한 라이즈가 없어도 희미한 파문이 있던 자리에서
50cm급이 플라이를 보러 올라온 적이 있습니다.
수면에 먹이가 떠 있는데 먹지 않을 때는
띄워 둘까요, 가라앉힐까요?
먹이가 떠 있어도 배스가 건드리지 않는 날은 가라앉혀 끌어 보는 쪽이 유리합니다.
가라앉힌 플라이에는 잉어과 물고기가 먼저 반응했습니다.
배스가 따라 올라와 수면의 뱅어류를 먹고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수면 위에서 아무 반응이 없다면 층을 바꿔 보세요.
연안이 급하게 깊어지는 대형 댐에서는 물가 바로 앞의 먹이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수면 바깥쪽까지 눈으로 훑어서 라이즈가 나오는 자리를 먼저 찾아야 합니다.
바람이 닿는 면과 유입부 쪽을 번갈아 보면서 기척이 있는 곳에 머무르세요.
보트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압박이 내려갈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물가가 완만하게 이어지는 곳이라면 가라앉혀 끄는 낚시를 일찍 시도해 볼 만합니다.
조용한 날일수록 던지는 횟수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조과를 가릅니다.
하루에 몇 번 안 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저수온기 배스 낚시의 전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