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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 베어링을 씻을 때
공구상에서 파는 대용량 파츠 클리너를
그대로 뿌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릴 속에는 금속만 있는 게 아니라서,
세척제에 따라 플라스틱·고무 부품이 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척제와 오일을 무엇으로, 얼마나 쓸지
기준을 나눠 두었습니다.
오일 역시 한 방울이냐 흠뻑이냐에 따라
베어링 회전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같은 양을 넣어도 오일 종류에 따라
회전이 버티는 시간이 다릅니다.
이 글은 릴 베어링 세척제 고르는 기준과
오일 양에 따른 회전 차이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브레이크 파츠 클리너는 쉽게 말해
기계에 묻은 기름때를 녹여 씻어 내는 세척용 스프레이입니다.
보통은 공구상에 쌓여 있는
큰 통짜리 세척제를 먼저 떠올립니다.
릴은 전부 금속으로 만든 물건이 아닙니다.
부품에 따라 플라스틱 부분이 섞여 있어서,
세척제가 그 자리에 닿으면 상할 수 있습니다.
와코스(WAKO'S) BC-9는 이 점에서
고무와 플라스틱에 주는 영향이 적은
세척제로 분류됩니다.
세척력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헌 구리스와 굳은 오일을 깨끗이 씻어 내니,
분해해서 씻는 날에는 이쪽을 먼저 챙겨 보세요.
와코스는 원래 자동차·오토바이 정비에서
널리 쓰이는 케미컬 제조사입니다.
세척 연습에는 구조를 보려고 분해해 둔
저가형 릴 하나가 요긴합니다.
저가형 릴의 핸들 노브 안에는
보통 칼라(부싱)가 들어갑니다.
이 자리를 베어링으로 바꿔 두면
노브가 훨씬 가볍게 돕니다.
노브를 튕겨 보는 것만으로 회전 차이를 볼 수 있어
세척과 주유 결과를 확인하기 좋은 자리입니다.
세척은 어렵지 않습니다.
핸들을 떼고 노브를 빼면 베어링이 나옵니다.
여기에 세척제를 한 번 뿌리고
가볍게 흔들어 씻어 내면 끝입니다.
세게 문지를 필요는 없습니다.
두 노브에 다른 제품을 쓴다면
테이프 표시를 꼭 해 두세요.
한쪽 핸들 뿌리에 테이프를 붙여 두면
조립한 뒤에도 헷갈리지 않습니다.
세척이 끝나면 베어링에 오일을 넣습니다.
시마노(SHIMANO) 릴 오일 스프레이는
릴 제조사가 내놓은 순정 윤활유입니다.
베어링에 한 방울 떨어뜨려 두면
녹을 막아 주고, 볼 베어링의 마찰을 줄여
오래 쓸 수 있게 해 줍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양입니다.
베어링에 오일을 너무 많이 넣으면
그 오일 때문에 오히려 회전이 나빠집니다.
스프레이 오일이라도 노즐로 바로 뿌리기보다
한 방울만 떨어뜨리는 쪽이 양 맞추기가 쉽습니다.
한 방울이면 제 역할을 다 합니다.
흠뻑 뿌리면 회전이 먼저 죽습니다.
와코스의 라스페네(RUSPENE)는
윤활과 녹 방지에 스며드는 힘까지 더한
침투형 오일로 분류됩니다.
침투성은 오일이 좁은 틈 안쪽까지
스며 들어가는 성질을 말합니다.
베어링처럼 볼과 틈이 촘촘한 부품에서는
이 성질 덕분에 오일이 구석까지 고르게 퍼집니다.
윤활 성능도 일반 릴 오일보다 한 단계 위로 평가됩니다.
그렇다고 막 뿌려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평소에는 순정 오일과 똑같이
한 방울만 넣는 게 맞습니다.
다만 실수로 조금 많이 들어갔을 때
회전이 덜 무너진다는 점이 다릅니다.
두 노브에서 뺀 베어링 가운데 한쪽은 BC-9로 씻고
라스페네를 흠뻑 뿌립니다.
다른 쪽은 일반 파츠 클리너로 씻고
시마노 순정 오일을 똑같이 흠뻑 뿌립니다.
원래라면 한 방울이면 되는 자리에
차이를 보려고 일부러 과하게 넣는 비교입니다.
조립한 뒤 노브를 손가락으로 튕겨 보면 차이가 바로 보입니다.
순정 오일 쪽도 돌기는 돕니다.
하지만 오래 가지 못하고 금방 힘이 빠집니다.
그런데 라스페네 쪽은 멈출 기미 없이
한참을 더 돌아갑니다.
시간으로 따지면 꽤 큰 차이입니다.
흠뻑 뿌리면 회전이 나빠지는 게 보통입니다.
그 조건에서도 이만큼 돈다는 점이
라스페네의 윤활 성능을 보여 줍니다.
해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노브 두 개를 번갈아 튕겨 보면
눈으로도 차이가 또렷하게 갈립니다.
세척제와 오일을 한 세트씩 묶어 비교했기 때문에
차이가 오일 하나에서만 왔다고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그래도 오일을 과하게 넣은 조건에서
라스페네 쪽 회전이 오래 남는 건 분명합니다.
베어링이 잘 돈다는 건
핸들을 감을 때 매끄러움과 바로 이어집니다.
베어링이 제 역할을 하면
감는 손에 걸리는 느낌이 줄어듭니다.
노브 하나만 바꿔도 이 차이가 손에 옵니다.
관리가 끝난 릴을 흠집 없이 두고 싶다면
마지막으로 겉면 코팅을 해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와코스의 배리어스 코트(BARRIAS COAT)는
닦아서 바르는 방식의 표면 코팅제입니다.
주로 자동차·오토바이 용품으로 나오는 제품입니다.
릴은 늘 물가에서 쓰는 물건이라
물이 튀는 일이 잦으니, 보관 전에 한 번 닦아 두세요.
바람 부는 날 넓은 댐 연안처럼
물이 자주 튀는 자리에서 쓴 릴은
녹 방지가 먼저입니다.
이런 날에는 베어링을 씻고 나서
오일 한 방울을 빠뜨리지 말고 넣어 두세요.
잔잔한 저수지처럼 물이 덜 튀는 자리라면
매번 분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노브를 돌려 봐서 회전이 무거워졌을 때
세척과 한 방울 주유를 한 번에 하면 충분합니다.
어느 자리든 세척제는 플라스틱 부품을 먼저 생각하고,
오일은 한 방울을 지키는 게 기본입니다.
마지막 코팅까지 해 두면
다음 출조에서도 릴을 깨끗하게 꺼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