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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종 › 농어

잔잔한 날 해조 틈에 숨던 농어, 물 흐린 날 하구에서 먹이를 쫓는다

잔잔한 날 해조 틈에 숨던 농어, 물 흐린 날 하구에서 먹이를 쫓는다

파도 없고 물 맑은 날을 골라
농어 루어낚시를 나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날 농어는 해조 틈이나
테트라포드 그늘에 붙어 있어서
루어를 던져도 입질 받기가 어렵습니다.
농어가 밖으로 나와 먹이를 쫓는
날과 자리를 가려내는 눈부터 길러야 합니다.

날씨 좋은 날보다 바다가 거친 날이,
트인 물보다 농어가 기다리는 지형이
조과를 가릅니다.
하구와 서프, 교각 주변은
계절마다 먹이가 바뀌면서
농어가 드나드는 시기도 함께 달라집니다.

이 글은 가을 하구를 비롯해
농어가 붙는 지형과 물 상태를 읽는 법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1. 흐린 물과 파도가
농어를 밖으로 끌어내는 이유


실제로 5월쯤 물속에 들어가 보면
잔잔한 날 농어는 해조 사이에
가만히 머물러 있습니다.
눈앞으로 지나가는 작은 물고기만
받아먹는 모양새입니다.

그런데 바람과 파도가 올라와
작은 물고기가 제대로 헤엄치지 못하는 날은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헤엄치는 힘이 센 농어가
해조 밖으로 나와서 먹이를 쫓기 시작합니다.

농어는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먹이사슬 위쪽 물고기입니다.
물이 흐리면 먹잇감에게 들키지 않고
다가갈 수 있으니 사냥이 편해집니다.
옆줄 감각도 잘 발달해 있어서
흙탕물이 들어와도 움직이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

흐린 물, 파도, 베이트
이 세 가지가 겹치는 날이 농어가 붙는 날입니다.
베이트는 쉽게 말해
농어가 쫓아다니는 먹잇감 물고기 떼를 말합니다.
먹이가 없는 물에는 농어도 없으니,
바람이 불어 물색이 탁해진 날을 노려 보세요.


2. 가을 하구 기수역에
큰 농어가 모여드는 때


9월이 되면 여름 동안 강에서 자란 은어가
산란하러 하구 쪽으로 내려옵니다.
이때 강과 바다가 만나는 자리에
농어가 몰려들어 은어를 먹습니다.

기수역은 강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하구 자리를 말합니다.
농어는 바닷물고기지만 민물에서도 버팁니다.
그래서 흙탕 강물이 밀려드는 날에도
하구에서 그대로 먹이를 쫓습니다.

이 시기에는 먹잇감이 크다 보니
큰 루어에도 망설임 없이 달려듭니다.
가을 하구에서는 루어 크기를 키울수록
큰 농어를 만날 기회가 늘어납니다.

10월까지 이 흐름이 이어지니
바다가 거칠어진 날을 골라
하구로 나가 보세요.

동해·서해·남해 어디든
큰 강이 바다로 빠지는 하구라면
가을 첫 포인트로 먼저 살펴보세요.


3. 교각과 침수목, 명암 경계는
모두 같은 장애물로 봅니다


농어는 배스와 습성이 많이 닮았습니다.
배스 낚시를 해 본 분이라면
아무것도 없는 물에 던지는 일이
거의 없다는 걸 아실 겁니다.
농어도 똑같이 교각이나 물에 잠긴 나무처럼
장애물이 있는 자리에 붙습니다.

교각에 물이 부딪혀 흐름이 꺾이는 곳에
먹이가 모여서 그렇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다만 밤에 가로등이 만드는
명암 경계를 떠올려 보면 조금 다릅니다.
빛과 어둠의 경계 자체가
농어에게는 벽 같은 장애물이 됩니다.
농어는 어두운 쪽에 숨어 있다가
밝은 쪽에서 흘러오는 물고기를 덮칩니다.

쏨뱅이나 우럭처럼 한자리에 사는 물고기도
늘 무언가에 기대어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물에 던지면
농어가 지나가 주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교각 그늘에 던지면
농어가 기다리는 자리로 루어가 들어갑니다.


4. 서프는 멸치와 정어리가
붙는 때를 봅니다


눈 녹은 물이 강으로 많이 드는 지역은
4월 수온이 가장 낮아서
시즌이 5월에야 열립니다.
5월에 멸치가 연안으로 붙으면
여러 곳에서 농어가 잡히기 시작하고,
이때 주 무대는 모래사장인 서프입니다.

서프에서는 바이브레이션이나
블레이드처럼 무겁고 멀리 날아가는 루어로
넓게 훑어 나갑니다.
8월에는 정어리를 따라 다시 서프가 살아납니다.
10~11월에는 정어리와 방어류가 함께 들어와
늦가을까지 분위기가 이어집니다.

광어나 양태를 노리다가
농어가 덤으로 걸리는 일이 잦은 것도
같은 먹이를 쫓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서프에서는 웨이더를 신고
물에 들어가 던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명조끼 기능이 있는
플로팅 베스트는 꼭 입어 두세요.

장비는 9~10피트(약 2.7~3m) 로드에
3000~4000번 릴이 무난합니다.
지크래프트 세븐센스(G-Craft Seven Sense)
10피트급은 올라운드 성향의 농어 로드로 분류됩니다.
뱅퀴시(Vanquish) 4000번은
농어용으로는 조금 큰 편에 속합니다.
합사는 0.8~1.2호, 쇼크 리더는
플로로카본 25파운드(약 6호)를 씁니다.
해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합사 1호로도 90cm급까지 무리 없이 상대합니다.


5. 초여름에는 은어 치어를 따라
강 상류까지 올라갑니다


6~7월이면 은어 치어와 숭어 치어가
강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농어도 이 먹이를 쫓아
강으로 깊숙이 따라 들어옵니다.

보처럼 물길을 가로막는 시설만 없으면
농어는 하구에서 30km 넘게도 올라갑니다.
거슬러 오를 만큼 체력이 좋은 녀석들이라
강 흐름까지 등에 업으면 당기는 힘이 대단합니다.

이 시기 강에서는
9cm 안팎의 미노우를 흘려 보세요.
하구 아래만 뒤지지 말고,
강 쪽으로 범위를 넓혀 볼 만합니다.


6. 흐름 약한 항구 안과
초겨울 산란 연안


몸이 가늘고 긴 작은 물고기가
항구 안으로 들어오는 때가 있습니다.
이 물고기는 몸을 크게 흔들며 헤엄치지 않아서,
떨림이 강한 루어로는 잘 맞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립이 없는 가늘고 긴 루어를
천천히 감아 스르르 끌어 주세요.
싱킹펜슬이 대표적인데,
천천히 감으면 표층에서 흐느적거리며
약해진 작은 물고기처럼 움직입니다.
흐름이 거의 없는 항구 안쪽이
오히려 이 패턴에 잘 맞습니다.

12월 말부터 1월 초까지는
도루묵이 산란하러 연안에 붙습니다.
15cm쯤 되는 큰 루어를 쓰는데,
이걸 삼킬 정도라 90cm급이 드물지 않게 나옵니다.
80cm를 넘으면 런커라고 부르는데,
이 시기엔 그보다 큰 녀석도 노려 볼 만합니다.
다만 최근에는 예전만큼 잡히지 않고,
정어리와 도루묵이 섞인 자리에서
띄엄띄엄 나오는 정도입니다.



하구에서 서프, 항구 안까지
지형이 바뀌면 루어도 바뀝니다

농어 포인트는 결국 지형에 따라
노리는 법이 달라집니다.
하구에서는 흐름이 꺾이는 곳과
민물이 섞이는 경계를 먼저 봅니다.
서프에서는 멀리 날아가는 무거운 루어로
베이트가 붙은 곳을 찾아 나갑니다.

교각이나 가로등이 있는 자리라면
어두운 쪽 가장자리에 루어를 흘려 넣습니다.
흐름 약한 항구 안에서는
립 없는 루어를 천천히 끌어 보세요.
같은 날 같은 루어라도
지형을 바꾸면 반응이 달라집니다.

처음 가는 자리라면
물색과 파도, 베이트부터 확인하고
그다음에 루어를 고르는 게 편합니다.
농어는 30cm 이하는 놓아주셔야 하니
작은 녀석은 바로 돌려보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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