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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모리그를 처음 시작하면서
릴부터 큰 것으로 새로 장만하는 실수가 많습니다.
정작 조과를 가르는 건 릴 크기가 아니라
라인 색과 봉돌 호수, 리더 길이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먼저 갖추고 무엇은 있는 걸로 해도 되는지,
그 기준부터 짚어 드립니다.
순서를 알고 나가면 배 위에서 허둥댈 일이 줄어듭니다.
선상 오징어 낚시를 처음 나가는 날에도
이 정도만 챙기면 채비는 거의 끝납니다.
이 글은 오모리그의 릴과 라인, 로드, 채비 구성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오모리그는 이카메탈보다
무거운 봉돌을 쓰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3000번이나 4000번 릴을 쓰고
5000번까지 올리는 분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큰 릴이 있어야 오징어가 올라오는 건 아닙니다.
큰 릴은 감기가 편하다는 장점뿐입니다.
오징어는 가다랑어처럼 쭉 달려 나가지 않고
묵직하게 끌듯이 올라오니
드랙 조절로 충분히 받아 낼 수 있습니다.
오징어 낚시에서 릴 크기는 편의의 문제이지 필수 조건이 아닙니다.
극단적으로는 1000번 릴로도 오징어를 올립니다.
지금 가진 소형 릴이 있다면 그것부터 써 보세요.
불편해지면 그때 키워도 늦지 않습니다.
합사는 0.6호나 0.8호가 가장 많이 쓰입니다.
봉돌이 무거워서 0.4호로도 낚시는 되지만,
캐스팅할 때 가이드에 감겨
순식간에 끊어지는 일이 생깁니다.
배에 따라서는 0.65호나 0.85호처럼 호수를 정해 두기도 하니
승선하는 배의 규정이 있으면 그대로 따르세요.
여기서 꼭 지킬 게 하나 있습니다.
10m마다 색이 바뀌는 합사를 쓰는 것입니다.
핑크나 형광 노랑처럼 한 가지 색으로만 된 줄은 안 됩니다.
10m 단위로 색이 나뉘어 같은 순서로 되풀이되는 줄이어야
어느 수심층까지 내려갔는지 정확히 셀 수 있습니다.
중층에서 입질이 이어지는 날, 스피닝릴은 깊이를 알려 주지 않습니다.
단색 줄이면 어림짐작으로 카운트다운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줄만큼은 색 나뉜 것으로 바꿔 두세요.
이카메탈용 스피닝 로드도 있지만
오모리그에는 몸통까지 조금 더 부드럽게 들어오는 로드가 어울립니다.
길이는 6피트(약 1.8m)에서 7피트(약 2.1m) 사이가 중심이고
요즘은 6피트 초반의 짧은 로드도 늘고 있습니다.
비슷한 로드가 이미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팁런용 로드나 타이라바용 스피닝 로드가 여기에 가깝습니다.
핵심은 끝이 부드러운 솔리드 팁입니다.
끝이 말랑하면 입질이 눈에 잘 들어오고
채비를 멈춰 둘 때도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반대로 끝이 뻣뻣하면 움직일 때는 편해도
멈춘 동안 채비가 흔들려서 입질을 놓치기 쉽습니다.
리더는 3호에서 5호 사이를 쓰고
5호 굵기를 고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길이를 20~30cm만 잡는 낚시인도 있지만
짧으면 엉킴이 늘어서 조금 더 길게 가져가는 편이 낫습니다.
까닭은 채비가 떨어지는 순서에 있습니다.
내려갈 때는 봉돌이 먼저 가라앉고
에기가 뒤에서 따라 내려옵니다.
리더가 짧으면 이때 에기가 합사에 닿습니다.
합사는 여러 가닥을 꼬아 만든 줄이라 한 번 엉키면 풀기 어렵습니다.
굵은 5호 리더는 에기가 부딪혀도 튕겨 냅니다.
그만큼 엉키는 일이 줄어드니
리더는 굵게, 그리고 여유 있게 잡으세요.
봉돌 호수는 배에 따라 크게 달라서
정해진 숫자를 기억해 두기가 어렵습니다.
앵커를 내리고 하는 배는 채비가 크게 흘러가니
무거운 봉돌이 필요합니다.
파라슈트 앵커를 펴고 조류와 같이 흘러가는 배는
채비와 배가 같이 움직여서 무거운 봉돌까지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출조 전에 선장에게
봉돌을 몇 호로 가져가면 되는지 물어 두세요.
처음이라고 솔직히 말하면 친절하게 알려 줍니다.
30호나 40호를 가져오라는 답이 돌아오기도 하고
무거운 곳은 50호까지 쓰기도 합니다.
무거운 쪽과 가벼운 쪽을 함께 물어보면 더 확실합니다.
봉돌 종류는 배 사정을 듣고 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호수를 잘못 가져가면 그날 채비가 아예 안 맞을 수 있습니다.
오모리그는 쉽게 말해 봉돌 뒤 약 1m에 에기를 다는 선상 오징어 채비입니다.
이 구조 때문에 위치 관계가 한 번 바뀝니다.
내려갈 때는 봉돌이 아래에서 먼저 떨어지고
에기가 1m 위에서 따라옵니다.
올릴 때는 반대로 봉돌이 먼저 올라오고
에기가 1m 아래에서 따라옵니다.
이 감각을 머릿속에 그려 두지 않으면
오모리그가 어렵고 번거롭다는 인상만 남습니다.
라인 색으로 수심을 셀 때도
에기는 봉돌보다 위인지 아래인지를 먼저 떠올리세요.
그 한 가지만 몸에 익으면 나머지는 금방 따라옵니다.
오모리그용 에기는 2.5호와 1.8호가 가장 많이 쓰이고
작은 쪽으로는 1.5호도 있습니다.
이카메탈에서 쓰던 2.5호 에기가 있다면
그대로 써도 전혀 문제없습니다.
오징어만 올라오면 그만입니다.
색은 세 가지쯤 있으면 충분합니다.
극단적으로는 다섯 개만 챙겨도 하루는 낚시가 됩니다.
다만 채비를 끊어 먹는 일이 생기니
여유 있게 더 가져가시길 권합니다.
메탈 채비에서는 위쪽에 단 에기를 드로퍼라고 부릅니다.
오모리그는 에기 하나만 쓰기 때문에
드로퍼라는 말을 쓰지 않고 봉돌과 에기라고 부릅니다.
어느 에기를 쓰는지 궁금하면 그냥 에기를 물어보면 됩니다.
배가 앵커를 내리고 낚시하는지,
파라슈트 앵커로 조류와 함께 흘러가는지에 따라
채비가 받는 힘은 크게 달라집니다.
같은 오모리그라도
어느 배인가에 따라 봉돌 호수가 크게 갈립니다.
장비를 새로 사는 일은 그다음입니다.
소형 스피닝릴과 합사 0.6~0.8호, 색 나뉜 라인,
부드러운 로드면 대부분의 배에서 기본은 맞습니다.
한 대의 장비를 가지고 봉돌만 바꿔 가며
여러 배를 다녀 보는 쪽이 편합니다.
승선 전에 선장에게 봉돌 호수를 먼저 확인하고
라인 색과 리더 길이를 한 번 더 살피세요.
이 둘만 점검해도 채비 문제로 시간을 쓰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