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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베이트릴을 오래 쓰다 보면
핸들을 돌릴 때 걸리는 느낌이
손끝에 남을 때가 있습니다.
베이트릴 베어링 추가를 하려고 무작정 뜯었다가
작은 나사를 뭉개는 일이 흔합니다.
어디에 넣고 어떤 순서로 풀지,
그 판단 기준을 차례로 짚어 두었습니다.
핸들 노브 부싱에서 시작해
레벨 와인더 웜샤프트까지 손이 덜 가는 순서로 풀어 갑니다.
E링과 스타 드랙 아래 작은 부품을
잃어버리지 않는 요령도 함께 담았습니다.
이 글은 큐라도 MGL 150을 예로
부싱을 베어링으로 바꾸는 자리와
분해 순서에 집중합니다.
베어링을 몇 개 더 넣을 수 있는지는
릴마다 달라서 부품 목록부터 봐야 합니다.
시마노 큐라도 MGL 150(Shimano Curado MGL 150)은
부싱 자리가 남아 있는 중급 베이트릴입니다.
다만 부품 목록이 전부 영어로 되어 있어서
처음 보면 놓치는 자리가 생기기 쉽습니다.
목록을 다시 짚어 보면
핸들 샤프트 뿌리와 피니언 쪽에는
이미 베어링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러면 남는 자리는 두 곳입니다.
핸들 노브 안쪽, 그리고
레벨 와인더 웜샤프트 끝의 부싱입니다.
목록을 건너뛰고 분해부터 하면
이미 베어링이 든 자리까지 괜히 뜯게 됩니다.
스풀 샤프트를 받치는 베어링은
양쪽이 같은 규격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규격이 같다 보니 이 릴은
스풀 쪽 베어링 튜닝까지 할 수 있습니다.
새 릴의 핸들 노브 캡을 벗겨 보면
안쪽 나사 주변이 그리스로 흥건할 때가 많습니다.
시마노 릴은 새 제품일수록
그리스를 넉넉히 발라서 내보내는 편입니다.
캡은 손톱을 옆면에 살짝 세우고
양쪽을 번갈아 들어 올리면 빠집니다.
전용 공구를 쓰면 편하긴 한데,
걸어서 당기는 방식이다 보니
캡 뒷면이 긁히기 쉽습니다.
나사를 풀기 전에 면봉으로
그리스부터 닦아 내세요.
그리스가 묻은 채 드라이버를 대면
날이 미끄러지면서 나사산이 뭉개집니다.
나사산이 뭉개진다는 건
드라이버 날이 헛돌면서
나사 머리 홈이 깎여 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뭉개는 분들은 대개
돌리는 데만 힘을 싣습니다.
작은 나사는 돌리는 힘보다
누르는 힘을 훨씬 크게 줘야 안 뭉개집니다.
누르는 힘 8에 돌리는 힘 2 정도로,
그래도 안 풀리면 9 대 1까지 눌러 보세요.
풀림 방지제를 발라 둬서 첫 바퀴가 특히 뻑뻑합니다.
한 번 홈이 깎이기 시작하면
다음부터는 더 쉽게 헛돕니다.
노브를 빼내면 안쪽 양 끝에
흰색 부싱이 하나씩 들어 있습니다.
부싱은 쉽게 말해 축을 감싸기만 하고
스스로 돌지는 않는 링입니다.
시마노는 흰색, 다이와(Daiwa)는
검은색 부싱을 주로 씁니다.
부싱을 베어링으로 바꾸면
노브가 축 위에서 함께 돌아서
손끝에 걸리던 저항이 줄어듭니다.
부싱을 뽑을 때는
얇은 와셔가 같이 들어 있는지 살펴보세요.
베어링 하나는 핸들 쪽 축에 먼저 끼우고,
다른 하나는 노브 바깥쪽에서
안쪽 끝까지 밀어 넣습니다.
노브를 다시 끼우고 나사와 캡을 닫으면
한쪽이 끝납니다.
반대쪽 노브도 똑같이 하면
노브 두 개에 베어링 4개가 들어갑니다.
핸들을 떼어 내려면
스풀을 빼고 드랙을 최소로 풀어 두세요.
핸들 캡을 잡고 있는 작은 나사를 빼면
안쪽에 10mm 너트가 보입니다.
복스 렌치로 몇 바퀴 풀고
나머지는 손으로 돌려서 빼면 됩니다.
여기서 조심할 곳이 스타 드랙 아래입니다.
검은 플레이트 밑에 드랙을 돌릴 때
소리를 내는 작은 핀과 스프링이 숨어 있습니다.
이 부품이 막혀 있는 구조라면 괜찮은데,
그대로 드러난 구조라면
플레이트를 드는 순간 튕겨 나가기 쉽습니다.
그 아래 와셔까지 차례로 빼 두세요.
드랙을 먼저 풀어 두면
은색 스타 드랙이 손으로 돌아갑니다.
깜빡하고 안 풀었다면
13mm 공구부터 찾아야 합니다.
사이드 플레이트는 한쪽에 나사가 2개씩,
앞면과 뒷면에 나뉘어 박혀 있습니다.
열어 보면 드라이브 기어가 황동 기어입니다.
황동은 알루미늄 기어보다 오래 버팁니다.
지름도 커서 바디 끝에 거의 닿을 만큼 들어차 있는데,
기어가 크다 보니 감을 때 힘이 잘 실립니다.
레벨 와인더 쪽 검은 기어는
E링으로 고정돼 있습니다.
E링은 축의 홈에 끼워서
부품이 빠지지 않게 잡아 주는
E자 모양 고정 링을 말합니다.
링 안쪽에는 오목한 홈이 두 군데 있습니다.
그 틈에 가는 일자 드라이버를 꽂고
엄지로 링을 눌러 둔 채 비틀면 빠집니다.
엄지를 떼고 비틀면
링이 어디론가 튀어 나가기 쉽습니다.
그게 걱정이라면 E링에 그리스를 미리 발라 두세요.
끈적임 덕분에 제자리에 붙어 있을 때가 많습니다.
검은 기어를 빼면
웜샤프트 끝에 흰색 부싱이 보입니다.
원래는 웜샤프트를 통째로 빼야 부싱이 나오는데,
이 과정을 건너뛰는 방법이 있습니다.
사이드컵을 다시 열고
웜샤프트 반대편 끝을 잡은 부분을
바깥쪽으로 살짝 옮겨 두세요.
그 상태에서 가는 철사를
웜샤프트 안쪽으로 넣어 가볍게 밀면
부싱이 빠져나옵니다.
레벨 와인더 부싱은 웜샤프트를 빼지 않아도
가는 철사 하나로 밀어낼 수 있습니다.
빈자리에 베어링을 끼우고
검은 기어와 E링을 되돌린 뒤 거꾸로 조립합니다.
노브 4개에 웜샤프트 1개를 더하면
원래 6개였던 베어링이 11~12개 정도로 늘어납니다.
실제로 돌려 보면 핸들이 눈에 띄게 가볍고,
감을 때 걸리던 느낌이 부드럽게 풀립니다.
댐이나 저수지에서 하루 종일 던지고 감다 보면
핸들 노브의 작은 걸림도 손목에 쌓입니다.
상위 기종으로 바꾸기 전에
지금 쓰는 릴의 부품 목록부터 펼쳐 보세요.
캡을 벗기고 나사 하나를 풀어 노브를 빼는 방식은
시마노든 다이와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 대로 손에 익혀 두면
갖고 있는 다른 베이트릴에도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다이와 릴이라면 흰색 대신
검은색 부싱이 든 자리를 찾아보세요.
황동 기어가 들어간 중급기는 기어 쪽이 오래 버팁니다.
그러니 감을 때 걸림이 느껴지면
노브와 레벨 와인더 부싱부터 살피는 게 빠릅니다.
처음이라면 핸들 노브만 먼저 바꿔 보세요.
분해랄 것도 없는 작업이라 부담이 적고,
감는 느낌이 달라지는 게 바로 손에 옵니다.
그다음에 사이드 플레이트를 열고
레벨 와인더까지 넓혀 가면
부품을 잃어버릴 일도 훨씬 줄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