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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스피닝릴에 플로로카본을 감을 때는
스풀 에지 높이까지 꽉 채우고
손을 떼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런데 아부가르시아 제논(Abu Garcia Zenon)에는
늘 따라다니는 말이 있습니다.
이렇게 감고 던지면 라인이 스풀 아래로 흘러내려
엉킨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트러블이 릴 모양 탓인지 감은 양 탓인지
가려낼 기준을 차례대로 정리했습니다.
플로로카본 권사량 계산법과 함께
다운샷·탑워터·노싱커·러버지그의 차이도 담았습니다.
이 글은 제논 스피닝릴에 플로로카본을 감을 때의
권사량 판단과 채비별 트러블 여부에 집중합니다.
합사로 쓸 때 멀쩡하던 릴도
플로로카본으로 바꾸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합사는 뻣뻣함이나 감긴 버릇이 거의 없어서
조금 넉넉히 감아도 스풀 위에 얌전히 붙어 있습니다.
실제로 핏불(Pitbull) 합사 0.8호를
150m 감아 던져 보면 트러블 없이 잘 나갑니다.
문제는 플로로카본입니다.
새로 감은 플로로카본은 뻣뻣한 기운이 살아 있어서
넘치게 감긴 만큼 캐스팅 뒤에 부풀어 오릅니다.
부푼 라인이 제 무게를 못 이기고 아래로 처지면
스풀 아래쪽 틈에 끼어 엉킵니다.
제논은 무게를 크게 덜어 낸
경량 스피닝릴로 분류되는 모델입니다.
스풀 모양이 V자에 가깝다 보니
이 모양 탓에 라인이 흘러내린다고 보는 시선이 많습니다.
하지만 네모난 스풀을 단 일반 스피닝릴도
라인을 넘치게 감으면 똑같이 흘러내립니다.
권사량은 쉽게 말해
스풀에 감을 수 있는 라인의 길이를 말합니다.
제논 2500SH는 스풀에
6lb(1.5호) 라인이 100m 들어가는 규격입니다.
1.5호를 굵기로 바꾸면 0.205mm쯤 됩니다.
감으려는 라인은
씨가 플로로 마이스터(Seaguar Fluoro Meister) 1호입니다.
이 라인은 1호 굵기를 0.165mm로 잡은 플로로카본입니다.
라인이 가늘어지면
같은 스풀에 들어가는 길이가 그만큼 늘어납니다.
0.205mm로 100m 들어가는 스풀이라면
0.165mm로는 153~154m가 들어갑니다.
넉넉히 잡아 150m 안팎이 1호의 권사량입니다.
눈대중은 믿지 않는 게 좋습니다.
감을 때는 길이를 재는 도구를 달고
150m에서 멈추는 걸 목표로 잡아 보세요.
길이를 재면서 감다 보면
목표보다 1m쯤 넘겨 151m에서 손을 떼게 됩니다.
그런데 이 상태로 스풀을 들여다보면
라인이 에지 높이까지 올라오지 않습니다.
에지보다 살짝 낮은 곳에서 멈춰 있고,
합사 0.8호를 150m 감았을 때와 거의 같은 높이입니다.
여기가 핵심입니다.
제논 스풀에서는 에지 높이에 맞춰 감는 순간
규정 권사량을 넘기게 됩니다.
눈으로는 딱 맞아 보여도 실제로는 과하게 감긴 상태라,
넘친 라인이 부풀어 스풀 아래로 처집니다.
릴 모양보다 감은 양을 먼저 의심해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1호를 감았다면 드랙부터 풀어 두세요.
합사는 라인이 강해서 드랙을 조금 세게 잡지만,
1호 플로로카본은 그보다 약하게 둬야 버팁니다.
채비는 1.8g 싱커에
2.8인치(약 7cm) 웜을 단 다운샷입니다.
로드는 일부러 세운 채로 둡니다.
라인이 무게에 끌려 처지기 가장 쉬운 각도라서
흘러내림이 있다면 여기서 먼저 드러납니다.
싱커를 바닥에 붙여 쉐이킹한 뒤 여유줄을 감거나,
쉐이킹하면서 계속 감아 들입니다.
어느 쪽이든 라인이 느슨해졌다 팽팽해졌다 하는데,
실제로 해 보면 라인이 스풀 아래로 처지는 일이 없습니다.
페더링은 캐스팅 중에 풀려 나가는 라인을
손가락이나 손으로 살짝 눌러
속도를 조절하는 동작을 말합니다.
손가락 대신 손을 스풀에 덮듯 대는 방식으로 해도
플로로카본이 말썽을 부리지 않습니다.
플로로카본 1호도 규정 권사량만 지키면
로드를 세운 채 쉐이킹해도 흘러내리지 않습니다.
65 사이즈 소형 탑워터를 멀리 던져 놓고
로드를 세운 채 빠르게 감아 들입니다.
루어가 수면을 튀면서 끌려오니
라인은 늘어졌다 당겨졌다를 쉴 새 없이 되풀이합니다.
라인 트러블을 보기에는 꽤 까다로운 조건입니다.
78 사이즈는 무게가 있어 라인이 곧게 나가니,
일부러 한 단계 가벼운 쪽으로 봅니다.
막상 던져 보면
수면에서 쉐이킹하든 빠르게 회수하든 스풀은 조용합니다.
감고 나서 따로 길들이지 않은 새 라인인데도 그렇습니다.
이 릴은 워낙 가벼워서
로드 끝으로 탑워터를 튕길 때 다루기가 한결 편합니다.
2.2인치(약 5.5cm) 웜을 노싱커로 달아
물에 잠긴 나무 근처까지 멀리 던집니다.
착수하면 멘딩으로 라인을 정리하고,
베일을 열어 라인을 내주면서 웜을 가라앉힙니다.
멘딩은 수면에 늘어진 라인을
로드로 들어 옮겨 가지런히 정리하는 동작을 말합니다.
바닥에 닿으면 여유줄을 적당히 감고 끌어옵니다.
라인이 느슨하게 풀려 있던 시간이 길었는데도
트러블은 나오지 않습니다.
1.8g 러버지그에 트레일러를 단 채비는
러버지그 특성상 비거리가 조금 짧아집니다.
리프트&폴, 쉐이킹, 고속 회수를 모두 해 봐도 결과는 같습니다.
로드를 세운 채 던지고 페더링을 아예 빼 봐도
라인은 그대로 있습니다.
규정량만 감긴 스풀은
페더링 없이 던져도 라인이 제자리를 지킵니다.
에지까지 채운 스풀은
같은 동작에서 라인이 스풀 아래로 빠지기 쉽습니다.
옆바람이나 맞바람이 세게 부는 날은 얘기가 다릅니다.
공기 저항이 큰 루어를 던지면
루어가 바람에 밀려 되돌아옵니다.
그러면 풀려 나간 라인이 부풀어 스풀 주변에 감깁니다.
스풀이 V자에 가까운 제논은
이 현상이 조금 더 도드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건 릴 탓이라기보다 날씨 탓입니다.
강풍에 공기 저항이 큰 루어를 던지는 날에는
어느 스피닝릴이든 라인이 부풉니다.
평소 스피닝릴에서 하던 대로
멘딩과 여유줄 관리를 꼼꼼히 해 주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국내 저수지나 댐에서 연안 워킹으로 배스를 노린다면
1호 플로로카본을 감은 제논 한 대로 충분합니다.
다운샷부터 러버지그, 소형 탑워터까지
가벼운 채비는 이 한 대로 다 소화합니다.
다만 물에 잠긴 나무나 쓰러진 나무가 촘촘한
댐 상류처럼 걸림이 많은 자리는 1호가 버겁습니다.
이런 자리는 굵은 라인을 감은 다른 태클로 넘기세요.
제논은 트인 연안에서
가벼운 채비를 멀리 보내는 쪽에 두는 게 편합니다.
옆바람이 거센 날도 마찬가지입니다.
배스 낚시에서는 그런 날
스피닝보다 베이트 태클을 먼저 꺼내는 게 보통입니다.
제논이 제 몫을 하는 건 바람이 잔잔한 날입니다.
그런 날 가벼운 루어를 멀리 보낼 때
이 릴의 가벼움이 제대로 살아납니다.
라인을 새로 감을 때마다 길이부터 재는 습관만 들여도
이 릴 한 대로 쓸 수 있는 채비 폭이 꽤 넓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