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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스풀이라 다를 줄 알았던 스티즈 리미티드, 질리언과 30cm 차이

구멍 스풀이라 다를 줄 알았던 스티즈 리미티드, 질리언과 30cm 차이

스풀에 구멍을 뚫은 상위 모델이면
비거리가 확 늘어난다고 믿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기대로 두 배 가까운 값을 치르고도
강가에서는 차이를 잘 못 느끼는 일이 생깁니다.
아래에서는 두 릴의 차이가 어떤 자리에서 드러나고
어디서 사라지는지 기준을 잡아 봅니다.

비교한 한쪽은
스티즈 리미티드 SV TW(Daiwa STEEZ LIMITED SV TW)입니다.
다른 한쪽은
21 질리언 SV TW(Daiwa ZILLION SV TW)입니다.

이 글은 강폭에 따른 비거리 차이와
바람 부는 날의 라인 트러블 차이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1. 맞은편 기슭까지 닿는 강폭에서
드러난 30cm


강폭이 넓어 맞은편 기슭을 노리는 자리에서는
두 릴의 차이가 조금 보입니다.
7g 스윔지그에 4인치 웜을 달아 20g 남짓으로 맞추고
브레이크를 둘 다 8에 두고 던져 봅니다.
질리언을 던진 손 느낌이 남아 있을 때
바로 스티즈로 바꿔 같은 코스로 던지는 식입니다.

질리언은 기슭과 물이 만나는 경계쯤에 떨어집니다.
스티즈 리미티드는 그보다 30cm 안팎 더 올라가
기슭 위에 얹힙니다.

로드는 루어 무게 7~21g 표기의 미디엄 파워라
20g 남짓 루어는 이 태클에서 무거운 쪽입니다.
그만큼 힘껏 던져도 두 릴의 거리 차이는
1m도 벌어지지 않습니다.
구멍 뚫린 스풀이라 전혀 다를 거라는 이야기가 많지만,
같은 조건에서 던져 보면 차이는 딱 이 정도입니다.

이 차이는 스풀에서 나옵니다.
스풀 블랭킹 가공은 쉽게 말해
스풀 벽에 구멍을 뚫어 무게와 회전 관성을 줄인 가공입니다.
스티즈 리미티드 스풀은 구멍이 뚫린 13g,
질리언 스풀은 구멍 없는 13.2g입니다.
무게 차이는 0.2g이라 거의 없는 셈인데도,
멀리 던지면 후반에 뻗는 느낌이
체감으로 10%쯤 더 납니다.

두 스풀은 서로 바꿔 끼울 수 있을 만큼
기본 구조가 같습니다.
그러니 가까운 거리에서는
두 릴이 같은 자리에 떨어진다고 보셔도 됩니다.


2. 강을 따라 옆바람이 부는 날은
질리언 쪽이 편합니다


강 흐름을 따라 옆바람이 부는 날,
같은 루어와 같은 브레이크로 번갈아 던져 봅니다.
질리언은 바람을 받으면서도
라인이 뜨지 않고 낮게 뻗어 나갑니다.
반면 스티즈 리미티드는 캐스팅 도중
라인이 살짝 뜨면서 백러쉬 기미가 보입니다.

바람은 내내 비슷한 세기로 불고 있습니다.
9.5g 가벼운 루어로 바꿔 던져도
스티즈 쪽 라인이 더 자주 들뜹니다.
한두 번의 캐스팅 실수로 보기는 어려운 차이입니다.

실제로 해 보면 이 차이는 뻗는 힘의 뒷면입니다.
스풀이 오래 힘차게 돌면 멀리 가는 대신,
바람에 루어가 느려질 때 라인이 먼저 부풉니다.
바람 부는 강에서는 구멍 없는 스풀이 오히려 다루기 쉽습니다.

맞바람 쪽으로 던져도 질리언은
라인이 부풀지 않고 끝까지 뻗어 줍니다.
바람이 잦은 강계를 주로 다닌다면
트러블이 적은 쪽을 먼저 떠올려 보세요.
강가 자리를 고를 때 바람 방향부터 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3. 연안 커버 앞 피칭에서는
차이가 사라집니다


연안 가까이 커버를 두고 짧게 넣는 피칭은
두 릴 모두 낮은 탄도로 들어갑니다.
힘을 빼고 가볍게 던져도 루어가 뜨지 않고
수면에 붙듯 날아가 꽂힙니다.
조금만 신경 써서 던지면
착수 소리까지 줄여 가며 넣을 수 있습니다.

가벼운 루어도 마찬가지입니다.
9.5g 안팎의 가벼운 플러그로 바꿔도
브레이크 8 그대로 두 릴 다 편하게 날아갑니다.
이 태클에서 실제로 쓸 만한 가장 가벼운 쪽이 이 정도입니다.
가벼운 루어 쪽 차이도 여기서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5~7g까지도 던질 수는 있지만,
그 무게를 주로 쓴다면 로드와 라인부터 바꾸는 게 맞습니다.

피칭에서는 스티즈 리미티드가 조금 편한 듯도 합니다.
그래도 그 차이는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입니다.


4. 물살 속에서 크랭크를 감으면
감기 느낌 차이가 묻힙니다


집에서 핸들을 헛돌려 보면
스티즈 리미티드가 확실히 더 가볍게 돕니다.
질리언은 조금 저항감이 남는데,
웜 샤프트 쪽에 베어링 대신 칼라가 들어가서 그렇습니다.
그 자리를 베어링으로 바꾸면
감기 느낌도 거의 같아집니다.
갓 꺼낸 상태로는 스티즈 쪽이 조금 낫지만,
극적으로 다르다고 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런데 물살 속에서 저항 큰 크랭크를 감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손에 힘이 들어가는 상황이다 보니
두 릴의 감기 느낌을 가려내기 어렵습니다.
감기 느낌 차이는 방 안에서 크고, 물가에서는 작습니다.

드랙음은 오히려 질리언에만 있습니다.
드랙음은 드랙이 풀려 라인이 나갈 때 울리는 알림 소리를 말합니다.
드랙음이 나는 릴은 드라이브 기어 홈 위에
부품이 여러 겹 올라갑니다.
카본 와셔 위로 소리 핀과 스프링,
소리판, 덮개판이 차례로 얹히는 구조입니다.
드랙음이 없는 릴은 카본 와셔와 판 하나로 끝나서
그만큼 두께가 얇습니다.

질리언은 새로 설계하면서 이 두께까지 넣었습니다.
스티즈 리미티드는 이전 스티즈 바디를 바탕으로 해서
소리 부품을 넣을 공간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드랙음이 꼭 있어야 한다면 이 부분부터 확인해 보세요.


5. 종일 걸어 다니는 탐색에서는
무게보다 핸들 길이


카탈로그 무게는 스티즈 리미티드 160g,
질리언 175g으로 15g 차이가 납니다.
스풀을 빼고 달아 보면 150.9g과 161.7g입니다.
여기에 스풀 무게를 더하면 163.9g과 174.9g,
실제로는 11g쯤 차이 납니다.
그렇다고 질리언을 하루 종일 던져서
더 지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175g도 이미 가벼운 편이라서 그렇습니다.

오히려 손에 남는 건 핸들 길이입니다.
질리언은 90mm, 스티즈 리미티드는 85mm인데
겨우 5mm 차이가 꽤 크게 느껴집니다.
85mm는 작고 단정한 대신 돌리기가 조금 답답합니다.
던진 뒤 핸들 노브를 더듬어 찾을 때도
90mm 쪽이 훨씬 빨리 손에 잡힙니다.

자리를 옮겨 가며 던지고 감기를 반복하는 날이라면
무게 15g보다 핸들 5mm를 먼저 따져 보세요.


6. 손이 곱는 날의 다이얼 위치와
기어비 폭


손바닥에 감싸 쥐는 느낌은 스티즈 리미티드가 앞섭니다.
세 손가락으로 쥐었을 때
바디 곡선이 손바닥에 딱 맞게 다듬어져 있습니다.

다만 브레이크 다이얼은 질리언 쪽이 만지기 편합니다.
스티즈 리미티드 다이얼은
손끝으로 한 칸씩 돌리기가 까다로운 자리에 있습니다.
손이 곱는 추운 날이나 손가락이 굵은 분은
이 차이를 바로 느낍니다.

기어비 폭도 다릅니다.
스티즈 리미티드는 노멀과 하이 기어 두 가지뿐입니다.
질리언은 여기에 5점대 로우 기어와
8점대 엑스트라 하이 기어까지 네 가지가 나옵니다.
로우 기어나 엑스트라 하이 기어가 꼭 있어야 한다면
고를 수 있는 쪽은 질리언뿐입니다.



강폭과 바람을 먼저 보면
어느 릴을 들지 정해집니다

좁은 수로나 연안 커버를 짧게 끊어 치는 자리라면
두 릴의 차이는 거의 남지 않습니다.
이런 곳은 질리언 하나로 충분하고,
남는 값은 루어와 라인에 쓰는 편이 낫습니다.

강폭이 넓은 본류에서는 사정이 다릅니다.
맞은편 기슭 끝까지 닿아야 하는 날이라면
스티즈 리미티드의 끝자락 뻗음이 쓸모가 있습니다.
다만 강을 따라 바람이 자주 부는 자리에서는
그 뻗음이 라인 뜸으로 바뀌기 쉽습니다.

처음 가는 강이라면 강폭과 바람 방향부터 보고,
그다음에 릴을 고르는 순서로 가 보세요.
스티즈 리미티드를 들었다면 바람 없는 날 먼 기슭에 쓰고,
바람 부는 날은 엄지를 한 번 더 챙기면 됩니다.

멀리 던질 일이 적은 자리일수록
릴 값보다 브레이크 8에서 시작하는 습관이
조과에 더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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