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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등급이 높고 가벼운 릴이면
힘도 더 셀 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이 판단만 믿고 2500번 스피닝릴을 고르면
드랙을 잠그고 감는 순간
바디가 비틀리는 느낌을 그대로 받습니다.
겉모습이 거의 같은 두 릴이라
가격과 무게만 보고 고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래에서는 무게, 회전 감각,
하중을 건 감아올리기를 나눠 보고
어느 자리에 어떤 릴이 맞는지 기준을 잡습니다.
이 글은 시마노 나스키와 미라벨의 차이를
낚시 자리 기준으로 고르는 데 집중합니다.
시마노 나스키(Shimano NASCI)와
미라벨(MIRAVEL)은 나란히 놓으면
색만 다른 같은 릴처럼 보입니다.
로터 모양도, 바디 윤곽도 거의 똑같습니다.
라인업으로 보면 미라벨이 아래,
나스키가 그 위, 울테그라가 한 칸 더 위입니다.
그런데 미라벨에는 나스키보다
한 단계 높은 소재가 들어갔습니다.
CI4+는 쉽게 말해
시마노가 릴에 쓰는 수지 가운데
등급이 높은 카본 수지입니다.
나스키는 고강도 수지 바디를 쓰고,
미라벨은 이 CI4+로 바디와 로터를 만들었습니다.
소재가 바뀌면 무게가 줄고,
수치상으로는 강도도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021년 출시 후 지금까지 꾸준히 쓰이는
21 나스키는 2500번 기준 240g 안팎입니다.
같은 번수의 미라벨은 205g이라
두 릴 사이에 35g이 벌어집니다.
35g이면 30g 전후 메탈 지그 한 개를
릴에 더 매달고 있는 셈입니다.
에깅처럼 로드를 쉬지 않고 흔드는 낚시라면
이 차이가 손목에 그대로 쌓입니다.
숫자로는 작아 보여도
가볍게 넘길 무게가 아닌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한번 두 릴을 손에 들어 비교해 보세요.
라인을 걸지 않고 핸들만 돌려 보는
헛감기부터 해 보면 차이가 바로 옵니다.
나스키도 이 급에서는 회전이 꽤 매끄럽습니다.
그런데 미라벨로 바꿔 돌리면
몇 할 가볍다는 수준이 아닙니다.
손 느낌으로는 세 배쯤 가볍습니다.
미라벨은 로터까지 CI4+라
돌아가는 부품 자체가 가볍습니다.
그러면 감기 시작이 부드럽게 풀리고
멈출 때도 딱 끊어지듯 섭니다.
안에 든 구리스 양 차이도
어느 정도 섞여 있다고 봐야 합니다.
보통은 가이드 마찰과 물 저항이 붙으면
이런 작은 회전 차이는 묻혀 버립니다.
다만 이번 두 릴은 실제 낚시에서도
알아챌 만큼 차이가 큽니다.
해가 질 무렵, 차에 고속 라인 감개를 달고
그쪽 드랙을 800g으로 맞춰 둡니다.
반대편에서는 릴 드랙을 끝까지 잠근 채
라인을 힘으로 감아올립니다.
800g은 상급 릴을 시험할 때 쓰는 하중과 같습니다.
2500번으로 이 무게를 억지로 감는 일은
실제 낚시에서 거의 없습니다.
그만큼 바디가 버티는 힘을 가려내기에는
좋은 조건입니다.
두 릴 모두 2500번 노멀 기어에
0.6호대 합사를 감았습니다.
미라벨 쪽 라인이 더 많아서
일부를 덜어 스풀 라인량도 맞췄습니다.
로드도 같은 것 한 대로 돌려 썼습니다.
조건을 이렇게 맞춰야
릴 바디 차이만 손에 남습니다.
나스키로 먼저 감아 보면
800g을 걸고도 무리 없이 올라옵니다.
바디가 크게 뒤틀리지 않고
핸들을 돌리는 대로 라인이 들어옵니다.
미라벨로 바꿔 같은 동작을 하면 느낌이 다릅니다.
막상 감아 보면 바디가 살짝 비틀리는 게
손에 분명히 옵니다.
그렇다고 약한 릴은 아닙니다.
35g 가벼워진 만큼 그대로 약해졌다고
볼 정도는 아니고, 힘 있는 편에 듭니다.
틀은 같아도 바디 벽 두께나
소재를 쓴 양이 다를 수 있습니다.
가볍게 만들려고 소재를 덜 썼다면
이런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소재 등급이 높다고 바디 강성까지 높지는 않습니다.
나스키는 하중을 받아도 바디가 버팁니다.
미라벨은 하중을 받으면 바디가 조금 비틀립니다.
방파제 상판이나 항구 안쪽처럼
가벼운 채비를 오래 던지는 자리라면
미라벨의 가벼움과 회전 감각이 먼저 삽니다.
에깅, 라이트게임,
가벼운 태클로 하는 농어 루어가 여기에 듭니다.
반대로 조류가 센 갯바위에서
걸린 고기를 힘으로 끌어내야 할 때는
릴 무게를 조금 손해 봐도 괜찮습니다.
물 저항까지 더해지는 자리에서는
바디가 덜 비틀리는 나스키가 편합니다.
미라벨은 가벼움, 나스키는 버티는 힘 쪽에
무게를 둔 릴로 보시면 됩니다.
내 낚시가 어느 쪽에 가까운지부터
따져 보세요.
발판이 편한 방파제나 항구 안쪽에서
가벼운 에기와 지그헤드를 던질 때는
미라벨 한 대로 충분합니다.
하루 내내 흔들어도
35g 가벼운 쪽이 끝까지 편합니다.
조류가 세게 붙는 갯바위나
걸린 고기를 장애물에서 바로 떼어 내야 하는 자리로 옮긴다면
릴부터 나스키로 바꿔 드는 편이 낫습니다.
가이드 마찰과 물 저항이 더해지면
바디가 버티는 힘이 그대로 손에 남습니다.
두 릴을 매장에서 비교할 때는
같은 번수, 같은 기어로 핸들을 돌려 보세요.
회전 무게는 그 자리에서 바로 느껴집니다.
가벼운 농어 루어에 쓰신다면
농어는 30cm 이하는 놓아주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