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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2500번 스피닝릴이라도
23 에어리티(Airity)와 23 뱅퀴시(Vanquish)는
스풀 크기가 서로 다릅니다.
차이를 만드는 건 번수가 아니라
다이와(Daiwa)와 시마노(Shimano)가
각자 다르게 잡은 스풀 지름입니다.
그래서 두 릴은 번수 대신
스풀 지름을 기준으로 놓고 봐야 제대로 비교됩니다.
원줄이 나일론이나 플로로카본이라면
이 차이가 라인 트러블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버트 가이드가 릴 가까이 붙은 로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글은 두 릴의 스풀 지름과
권사량 차이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제품 무게만 나란히 놓으면
23 에어리티 2500번은 150g,
23 뱅퀴시 2500번은 165g입니다.
숫자만 보면 뱅퀴시가
15g 무거운 릴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시마노 2500번은
같은 번수의 다이와보다 몸집이 한 치수 큽니다.
체급이 다른 두 릴을 번수로만 묶어 비교하면
뱅퀴시가 무거워 보이는 착시가 생깁니다.
크기를 제대로 맞추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뱅퀴시 C2500번은 150g으로
에어리티 2500번과 무게가 같습니다.
두 릴 모두 가벼움을 앞세운
경량 스피닝릴로 분류되는 급입니다.
에어리티는 실제로 손에 들어 보면
가벼워서 다루기가 경쾌한 릴입니다.
다만 그 가벼움을 견줄 상대는
뱅퀴시 2500번이 아니라 C2500번입니다.
두 릴을 나란히 세우고
스풀 끝을 벽에 똑같이 붙여 둡니다.
막상 맞춰 보면 다이와 LT2500 쪽 스풀이
눈에 보일 만큼 조금 작습니다.
나란히 세운 19 뱅퀴시는
23 모델과 스풀 지름·스트로크가 같은 릴입니다.
스풀 지름은
라인이 감기는 원통 부분의 지름을 말합니다.
에어리티 LT2500S와 LT2500S-XH는 둘 다 45mm,
뱅퀴시 2500번은 47mm입니다.
번수 표기는 같은데
스풀은 2mm가 더 큰 셈입니다.
작은 쪽부터 줄을 세우면
뱅퀴시 C2500번이 44mm로 가장 작습니다.
에어리티 LT2500번이 45mm로 뒤를 잇습니다.
그다음이 뱅퀴시 2500번 47mm,
맨 끝이 에어리티 LT3000번 48mm입니다.
시마노 2500번에 다이와를 맞추려면
1mm 크긴 해도 LT3000번이 가장 가깝습니다.
스풀 지름이 작을수록
라인에는 감긴 모양대로 휘는 버릇이 강하게 남습니다.
큰 원통에 감긴 라인보다
작은 원통에 촘촘히 감긴 라인이
더 동그랗게 휘어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 버릇은 라인이 팽팽할 때는 잘 안 보입니다.
문제는 캐스팅 뒤 라인이 느슨해지는 순간입니다.
텐션이 풀리면 라인이 스프링처럼
둥글게 말린 채 가이드 쪽으로 빠져나갑니다.
이런 일이 쌓이면 라인 트러블로 번집니다.
스풀 지름 1~2mm를
가볍게 넘길 숫자로 보면 곤란합니다.
차이가 없다면 제조사도 2000번부터 3000번까지
같은 지름으로 만들었을 겁니다.
실제로는 번수마다 지름을 나눠 두니,
그 몇 mm에 이유가 있다고 보셔야 합니다.
라인 말림을 크게 겪는 쪽은
나일론이나 플로로카본을 원줄로 쓰는 낚시인입니다.
두 라인은 자체에 뻣뻣한 힘이 있어서
스풀에 감겨 있던 모양을 오래 기억합니다.
PE라인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합사는 쉽게 말해 뻣뻣함이 거의 없는 라인이라
감긴 버릇이 잘 남지 않습니다.
실제로 캐스팅 후 라인을 늘어뜨려 보면
나일론·플로로는 코일처럼 말려 있을 때가 있습니다.
PE는 그런 모양이 거의 안 보입니다.
나일론·플로로 사용자라면
스풀이 2mm 큰 뱅퀴시 2500번에
조금 더 점수를 줄 만합니다.
PE라인은 느슨해져도 곧게 풀려 나갑니다.
나일론·플로로는 느슨해지는 순간 둥글게 말려 나갑니다.
스풀이 크다고 늘 유리한 건 아닙니다.
최상급 스피닝릴을 쓰는데도
유독 트러블이 잦은 낚시인이 있습니다.
릴 불량이나 캐스팅 습관 말고도
로드 가이드와의 궁합이 원인인 때가 꽤 됩니다.
스피닝릴에서 풀려 나간 라인은
릴과 가장 가까운 첫 번째 가이드,
곧 버트 가이드에서 크게 한 번 모입니다.
이 가이드가 릴에 바짝 붙어 있으면
큰 스풀에서 퍼져 나온 라인이
짧은 거리에서 한꺼번에 조여 듭니다.
이때 라인이 가이드에서 막히는 느낌이 들고,
심하면 에어노트까지 이어집니다.
에어노트(Air Knot)는
캐스팅 중 라인이 공중에서 엉키며 생기는 매듭을 말합니다.
버트 가이드가 릴에 가까운 로드일수록
스풀이 조금 작은 릴에서 트러블이 줄어듭니다.
다이와 하트랜드(Heartland) 시리즈는
버트 가이드를 릴 쪽으로 당겨 세팅한 로드가 많습니다.
이런 로드에는 뱅퀴시보다 에어리티 쪽이 잘 맞습니다.
스풀 지름만 보고 번수를 바꾸면
이번에는 권사량이 발목을 잡습니다.
권사량은 스풀에 감을 수 있는
라인의 양을 말합니다.
시마노 쪽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C2500번은 스풀 지름만 작을 뿐
권사량은 2500번과 같습니다.
둘 중 어느 쪽을 골라도 감는 라인 양은 그대로입니다.
다이와는 사정이 다릅니다.
LT2500S는 나일론 4파운드(1호) 150m급입니다.
그런데 LT3000으로 올리면
나일론 8파운드(2호) 150m,
PE 1호 200m급으로 확 늘어납니다.
가는 라인을 쓰던 낚시인이 그대로 옮기면
스풀이 한참 비어서 밑줄부터 따로 감아야 합니다.
스풀 지름을 맞추려다
라인 세팅이 통째로 바뀌는 셈입니다.
릴 한 대에 플로로카본과 PE라인을
번갈아 감아 쓰는 낚시인이 많습니다.
이럴 때는 어느 라인을 더 오래 감아 두는지부터 따져 보세요.
플로로를 주로 쓴다면
2mm라도 스풀이 큰 쪽이 라인 말림을 덜 겪습니다.
반대로 PE가 주력이라면
스풀 크기보다 로드와의 궁합에 무게를 두는 편이 낫습니다.
여분 스풀 없이 한 대로 버틸 생각이라면
권사량도 넉넉히 계산해 두는 게 편합니다.
에어리티는 LT3000으로 올릴 때 밑줄 양까지 계산해 둬야 합니다.
뱅퀴시는 C2500으로 내려도 권사량이 그대로입니다.
이 두 가지만 미리 짚어 두면
현장에서 라인이 모자라는 일이 없습니다.
국내 낚시점에서 두 릴을 직접 본다면
나란히 세워 스풀 끝만 맞춰 보세요.
그것만으로도 크기 차이가 바로 보입니다.
지금 쓰는 로드를 들고 가서
버트 가이드까지의 거리를 같이 재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